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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청년비상(飛上) 프로젝트’ 총괄 김정수 CEI 기획실장

대기업 최초 대학 정규 과목으로 창업 교육 지원

글 : 임현선 TOPCLASS 기자  / 사진 : 하지영 

다양한 분야에서 사회공헌에 앞장서온 SK그룹이 지난 3월부터 전국 2만여 명의 대학생을 대상으로 창업 교육, 창업 인큐베이팅, 창업 경진대회, 글로벌 진출까지 지원하는 청년비상(飛上) 프로젝트를 시작해 주목받고 있다. 프로젝트 진행 기간은 내년 12월까지 2년이며 지원 예산 규모는 330억 원에 달한다. 대기업이 대학 정규 교육 강좌 형식으로 창업 교육을 지원하는 것은 국내에서 처음 있는 일이다. SK는 미래창조과학부, 중소기업청, 창업진흥원과 협업을 통해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지난해 10월 청년비상 프로젝트에 참여할 25개 대학을 선발했다. 이 대학들이 올해 1학기에 개설한 158개 창업 과목에는 모두 5100명의 학생이 등록했다. 청년비상 프로젝트의 총괄자인 김정수 SK텔레콤 CEI* 기획실장(상무)을 만나 프로젝트의 기획 취지, 진행 과정 등에 관해 들었다. 김 실장은 2012년부터 SK그룹이 추진하고 있는 사회공헌 활동과 공유가치 창출 분야 사업을 이끌고 있다. 그가 2013년에 주도한 은퇴자 창업지원 프로그램 ‘브라보 리스타트’는 지역 창조경제 활성화에 기여한 공로로 ‘2014 대한민국 창조경제 대상’에서 단체상 부문 국무총리상, 산업포장을 받기도 했다. 현 업무 외에도 SK미소금융재단 사외이사, 행복ICT 사외이사를 맡고 있다.

사진제공 : SK텔레콤
청년비상 프로젝트는 어떤 계기로 시작하게 되었나?

“SK그룹은 경영뿐 아니라 사회문제 해결에도 적극적으로 기여해야 한다는 사회적 책임 의식이 강하다. 청년 실업 문제의 해결 방안을 찾는 과정에서 창업을 지원해보자는 아이디어가 나왔다. 일자리가 획기적으로 늘어나는 사회가 아니니까, 창업 지원으로 돕는 방법을 생각한 것이다. 창업은 이론 교육만으로 시작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우리는 2013년 시작한 브라보 리스타트 프로그램을 통해 은퇴자들의 창업을 성공적으로 지원한 경험이 있다. 좋은 아이디어가 있는 학생들을 선발해 글로벌 진출까지 도울 계획이다.”


창업 교육과 지원 과정은 어떻게 진행되나?

“지난해 청년비상 프로젝트에 참여할 25개 대학을 선발했는데, 경쟁률은 3대 1 정도였다. SK 사업장이 있는 지역인 서울, 경기, 인천, 충청, 울산에 있는 대학 가운데 창업 교육 역량, 교육 인프라, 창업사업화 노하우가 있는 대학을 선정했다. 대학 쪽에 학점이 인정되는 정규 과목으로 창업 교육 강좌를 개설해달라고 요청했다. 한 학기 동안 창업 기초 교육을 마친 학생들은 학교별로 창업 경진대회에 참가해 사업의 타당성 등을 테스트받는다.

각 대학에서 우수 팀으로 뽑힌 2개 팀을 모아 50개 팀을 구성해 창업캠프를 열 계획이다. 여기서 선발된 10개 팀은 SK그룹의 창업 인프라에 들어와서 사무공간, 전문가 멘토링, 자금을 지원받게 된다. 전 과정을 통틀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창업 교육이다. 교육을 통해 학생들이 기업가 정신이 무엇인지 알고 자신의 생활에 적용하길 바란다.”


기업가 정신을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나는 직장 생활을 하는 사람들을 두 부류로 나눈다. 첫째는 자기에게 주어진 일을 하고 주어진 급여를 받는 사람들이다. 둘째는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해 스스로가 사장이라고 생각하고 새로운 일을 만들고 키우고 혁신하는 사람들이다. 회사 업무를 자신의 일로 여기고 최선을 다한다는 마음이 기업가 정신이다. 창업한 경우, 돈벌이보다는 자신이 만든 기업이 사회와 경제에 어떤 영향을 줄까 고민하며 ‘나와 사회가 함께 성공’하기 위해 역량을 발휘하려는 의지가 기업가 정신이다.”



정부로부터 받는 지원금이 있나?

“전혀 없다. 전액 SK가 투자한다. SK는 단순히 어느 단체나 기관에 현금을 제공하는 방식의 공헌활동은 하지 않으려고 한다. SK의 자원과 시스템으로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사회공헌이라고 생각한다. ‘브라보 리스타트’는 은퇴 후 새 출발을 계획하는 베이비붐 세대에 초점을 맞춰 진행한 사회공헌 프로그램이었다. 은퇴자들을 사업 참여자로 선발해 아이디어의 사업화 방법을 교육하고 자금을 지원하고 경험이 풍부한 분들을 멘토로 붙여드렸다. 괜찮은 아이디어가 나오면 SK 사업부서와 연결해 제품 개발을 도왔고 해외 시장에서 팔 수 있도록 지원했다. 그 결과 예상하지 못한 성과가 있었다.”


어떤 부분에서 성과가 있었나?

“SK텔레콤은 통신 회사니까 통화 수입으로 유지하는 회사로 인식되고 있지만, 통신사업과 관련된 여러 부가 사업이 있다. 우리 내부 역량만으로는 한계를 느낀다. 사회공헌 차원에서 접근했던 비즈니스들이 우리 사업에 도움이 되고 있다. ‘브라보 리스타트’를 통해 창업한 한 기업은 스마트폰과 연결해 쓸 수 있는 초소형 빔을 만들어 화제가 되었다. 이 회사는 2015년 9월에 제품을 출시했는데, 그해 12월까지 75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스마트폰과 연계된 새로운 판매거리가 생긴 것이다. 오픈 이노베이션*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았다. ‘사회공헌’과 ‘경제적 가치 창출’이 윈윈(win-win)할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였다.”


SK그룹은 3월 10일 ‘청년비상(飛上) 프로젝트’ 현판 증정식을 동국대학교에서 진행했다.
대학생 창업 지원에서도 그런 성공 모델이 가능할까?

“대학생 창업 지원에서도 가능성이 없지 않지만 사회공헌의 성격이 강하다. 많은 청년에게 기업가 정신을 확산할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의미 있는 프로젝트라고 생각한다. 작고하신 최종현 선대 회장님은 ‘나무를 키우듯 인재를 키워야 한다’고 강조하셨다. 나무에서 뭔가를 얻으려면 50년, 100년은 기다려야 한다. 인재도 긴 안목으로 발굴하고 키워야 한다.”


요즘 청년 창업가들을 만나면서 드는 생각은?

“20~30대 창업가들을 만나면 놀랄 때가 많다. 그들의 시야는 국내시장에서 벗어나 글로벌 시장을 향해 있다. 자신이 하는 일이 어떻게 세계를 변화시킬 것인지에 관심이 많다. 그만큼 소명의식을 갖고 사업에 매달린다. SK의 창업 지원으로 점자 스마트워치를 만든 ‘닷’의 김주윤 대표는 해외 유명 CEO들을 직접 만나러 다닌다. 사업 아이디어를 갖고 접근하면 아무리 유명한 CEO라 해도 만나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한다. 내가 젊었을 때 미처 생각하지 못한 유연성과 당당함, 진취성을 갖고 있었다.”


청년 시절을 어떻게 보냈나?

“고등학교 졸업 이후 독립적으로 살았지만 요즘 청년 창업가들만큼 용감하지는 못했다(웃음). 군인이 되려고 육군사관학교에 진학했다. 대위 시절, 이 길이 과연 내가 행복하게 살 방법인지 심각하게 고민했다. 자유롭게 살고 싶었다. 과정이 행복해야 결과도 행복할 것이란 생각에 전역을 선택했다. 이후 대기업에 입사해 25년째 일하고 있다. 일하면서 보람도 느끼고 성과도 얻었지만, 아주 심각하게 직장을 그만둬야겠다고 생각한 적이 열 번은 된다. 그때마다 내가 정말 좋아하는 일을 하기 위해 직장을 그만두고 싶은 건지 스스로 물었다. 현재 처한 상황이 나빠서 회피하려고 직장을 그만두면 안 된다는 마음으로 버텼다. 어렵고 힘든 시간을 견디면 좋은 결과가 왔다. 쉽게 포기하지 않는 청년들이 되길 응원한다.”

*CEI(Create Economy & Innovation의 머리글자)

*오픈 이노베이션 : 기업이 필요로 하는 기술과 아이디어를 외부에서 조달하는 한편 내부 자원을 외부와 공유하면서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 2016년 0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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