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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후의 취향 (35) 스테이크

내 맘대로 고른 스테이크 맛집 best 4

© 셔터스톡
캐나다에서 사는 동안 스테이크는 원 없이 먹었다. 물론 외식이 아니라 대부분 집에서 요리한 것이지만. 스테이크를 자주 상에 올린 이유는 한국에 비해 고기 값이 저렴했고, 특별한 양념이 필요 없는 데다 조리 시간도 길지 않아 여러모로 효율적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음식은 남이 만들어주는 게 제일 맛있는 법. 늦깎이 유학생 신분이라 외식을 최대한 자제하고 있던 상황임에도 현지인들이 즐겨 먹는 스테이크 맛이 궁금했다. 이런 나의 호기심을 잘 아는 한국인 친구가 어느 날 미국 당일치기 여행을 제안했다. “미시건주에 가면 유명한 스테이크집이 있으니 근처 구경도 하고 저녁도 먹고 오자”는 것이었다.

알고 보니 내가 살던 지역은 미국 국경과 아주 가까운 곳이었다. 미시건주까지는 차로 두 시간밖에 걸리지 않았다. 설레는 마음으로 국경을 넘어(시민권자인 그와 달리 외국인 신분인 우리 가족은 좀 까다로운 과정을 거쳤지만), 무사히 음식점에 도착했다.

저녁을 먹기에는 조금 이른 시간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미 두 팀이 대기 중이었다. 대기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입구에 마련된 의자에 앉았다. 안팎으로 북적이는 사람들을 보니 맛집 앞에 줄을 서는 건 동서양이 다를 바 없고 사람 사는 데는 다 같구나, 느껴졌다. 그만큼 음식에 대한 기대감도 커졌다.

30~40분 남짓한 기다림 끝에 드디어 입장. 티본, 립아이, 등심, 안심 등 여러 가지 스테이크를 다양하게 주문해 나눠 먹은 탓에 각각의 맛은 구체적으로 기억나지 않지만 음식마다 감탄사를 연발했다. 무엇보다 두툼하고 큼직한 양이 무척 만족스러웠다(아마도 체격이 큰 북미권 성인 남성 1인분 기준이 아닐까 싶다). 집에 올 때 1인당 한 개씩 식전 빵을 포장해주는 서비스도 인상적이었다.

그 맛이 어찌나 기억에 남던지, 몇 달 뒤 한국에서 친구가 놀러 왔을 때 그 스테이크집을 다시 찾았다. 국경에 도착한 시간이 오후 4시 무렵. 목적지와 체류 기간, 숙소 등을 묻는 미국 이민국 직원에게 “미시건에 있는 00스테이크하우스에서 저녁만 먹고 돌아올 것”이라고 답했다. 서류에 얼굴을 파묻은 채 기계적으로 질문하던 그가 고개를 들더니 놀란 눈으로 나와 시계를 번갈아 보며 물었다.

“지금, 저녁 먹으러 거길 간다고요?”

우리가 웃으며 고개를 끄덕이자 그 역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나도 거기 좋아해요. 맛있게 먹고, 올 때 내 빵도 좀 싸 와요.”

미국 국경을 넘는 일은, 잠재적 범죄자나 불법 체류자 취급을 당하는 것 같아 늘 편치 않았다. 하지만 그날은 그 인상 좋은 ‘스테이크 맛집 동기’ 덕분에 수월하게 통과했다. 그래서인지 스테이크 맛보다 그 기억이 더 강렬하게 남아 있다. 사실 스테이크가 맛없기가 어디 쉬운 일인가. 갈비뼈 부위든, 등심이든, 안심이든, 덜 익히든, 잘 익히든, 스테이크는 무조건 맛있다!



참나무와 체리나무 훈연의 은은한 풍미
스모크벙커
서울 서초구 반포대로28길 42 지하 1층

@smoke.bunker
‘뉴 아메리칸 스타일 스테이크’를 지향하는 스모크벙커는 ‘Low & Slow’를 모토로 오랜 시간 천천히 고기를 익혀 낸다. 그 과정에서 참나무와 체리나무 훈연을 입혀 육질을 부드럽게 하면서 풍미를 높이는 것이 특징. 이 특별한 조리법 덕분에 고기가 두꺼운데도 질기지 않고 부드럽다. “겉바속촉” “육즙을 가두고 향을 완벽히 입혔다”고 평가받는 이유다. 식감도 독특하다. 대표 메뉴로 바비큐 비프립 스테이크가 있고 토마호크 스테이크도 인기다. 토마호크는 새우살, 등심, 늑간살(갈비살)을 함께 맛볼 수 있는 특수 부위로, 조리하는 데 시간이 많이 걸려 최소 하루 전 사전 예약해야 맛볼 수 있다. 함께 나오는 피클은 설탕을 줄이고 산미를 높여 건강한 맛이다.



3주간 드라이에이징한 한우, 겉바속촉!
저스트 스테이크
서울 강남구 언주로152길 11-7

이탈리아 요리학교 출신 셰프가 운영하는 스테이크 전문점. 온도, 습도, 통풍 등 조건이 까다로운 드라이에이징 방식으로 3주간 숙성시켜 만든 티본스테이크가 대표 메뉴다. 보통 스테이크는 미국산을 사용하는데 이곳은 한우를 쓰는 것이 특징. 티본은 T자 모양의 뼈 양옆으로 안심과 채끝 등심이 붙어 있어 두 가지 부위를 다 맛볼 수 있다. 고기가 적은 쪽이 안심, 많은 쪽이 등심이다. 굽기의 정도를 따로 주문하지 않으면 미디엄 레어로 나오는데, 육즙을 잘 머금고 있어 바삭하면서도 촉촉한 식감이 일품이다. 그냥 먹어도 맛있지만 취향에 따라 홀스래디시와 홀그레인머스터드 소스에 찍어 먹으면 풍미가 배가된다. 방문 전 예약은 필수.



차가운 물에서 진공 숙성한 ‘대왕 스테이크’
온블랙94
서울 마포구 와우산로 39-14

@onblack94
한 TV 프로그램에 이곳의 대표 메뉴인 대형 토마호크 스테이크, 일명 ‘대왕 스테이크’가 소개되면서 더욱 유명세를 얻었다. 대왕 스테이크는 무게가 무려 2kg에 육박하고, 대왕 티본스테이크도 두툼한 크기를 자랑한다. 가장 큰 특징은 워터에이징 기법을 사용한다는 것. 육류 숙성 방식 중 하나인 워터에이징은 진공 포장한 고기를 차가운 온도(약 2.5℃)의 물속에 넣고 일정 기간(20~30일) 동안 담가두는 방법이다. 이렇게 숙성시키면 수분 증발이 적어 육즙은 더욱 촉촉하고 육질이 연해 풍미가 깊어진다. 그만큼 고기에 들이는 정성과 노력이 대단하고, 매장 안쪽 수조에서 숙성 중인 고기는 다른 곳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이색 볼거리를 제공한다.



향과 맛이 이토록 진할 수가!
어바웃더그릴
대전 서구 갈마역로 25 지하1층

@loveat
어바웃더그릴은 매장에서 직접 드라이에이징(Dry Aging)한 고기를 사용한다. 육류 숙성 방식 중 하나인 드라이에이징은 일정한 온도와 습도, 통풍이 유지되는 환경에서 고기를 공기 중에 짧게는 2주, 길게는 4~6주간 노출시킨다. 이렇게 하면 겉표면부터 부패가 시작되는데, 숙성을 마치고 부패한 부위를 제거한 후 사용한다. 원물 고기의 손실이 크지만 숙성시키지 않은 생고기에 비해 향과 맛이 더욱 진하다. 부채살, 티본스테이크가 인기 메뉴. 감자, 버섯, 양파 등을 함께 내는데, 음식이 식지 않도록 미니 화로 위에 세팅해준다. 세트 메뉴에는 식전 빵과 샐러드가 포함돼 있다. 예약제로 운영되고 있어 방문 전 예약은 필수.
  • 2021년 0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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