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day's pick

magazine 인기기사

topp 인기기사

daily 인기기사

송편과 배숙

알고 먹으면 약이 되는 명절 음식

글 : 배준이 원광자연과학연구소 연구원  / 사진 : 김철환 

그릇·장소협찬 : ‘더 플랏’(www.theflat74.com)
내 몸에 맞게 골라 먹는 송편

추석에 먹는 송편의 정확한 명칭은 ‘오려송편’이다. 제철보다 일찍 익은 벼, 올벼로 빚은 것으로 햅쌀로 송편을 만든다. 음력 2월 초하루 중화절에도 송편을 먹는데, 새해 농사를 시작할 때 노비에게 주는 송편이라 하여 ‘노비송편’ 혹은 이월 초하룻날 빚는다 하여 ‘삭일송편’이라 하였다.

솔잎(松葉)을 깔고 떡을 쪄서 송병(松餠), 송편이 되었다.

송편이라고 다 똑같은 것 같지만, 지역별로 주로 나는 곡식을 사용하며 모양과 재료도 조금씩 다르다. 떡의 반죽에 넣는 재료와 소에 넣는 재료에 따라 색깔도 다르고 맛도 다양한 송편이 된다.

제주도의 송편은 둥글고 납작한 비행접시 모양이고 완두콩을 넣는다. 강원도는 감자와 도토리를 반죽에 넣기도 하고 손자국 모양을 내어 만드는 것이 특징이다. 전남 영광·고흥에서는 모싯잎을 넣은 송편을 먹었는데 지금은 전국적으로 인기가 많다. 충청도는 호박 송편이 유명하고, 경상도는 칡을 이용해 반죽에 사용하는데 모양은 큼직하고 투박하다. 서울 경기 지역은 한입에 먹을 수 있도록 작게 빚는 것이 특징이고, 이외에도 치자·쑥·오미자즙·포도즙·백련초가루·흑미가루 등을 이용해 화려하게 색깔을 내기도 한다.


다양한 송편소 재료들. 다이어트에는 팥소, 해독에는 녹두소, 몸이 잘 붓는다면 콩 송편이 좋다.
모양도 맛도 색깔도 다양한 송편, 내 몸에 맞게 골라 먹는 건 어떨까. 각 재료가 갖고 있는 특성을 알아보면 나에게 맞는 송편을 고를 수 있다. 송편소에는 콩·팥·깨·밤 등 두류와 과실류·견과류를 주로 쓰는데 소의 재료를 중심으로 살펴보자. 항산화가 필요하다면 동부콩이 들어간 모싯잎 송편, 다이어트를 해야 한다면 팥소 송편, 열을 내리고 해독을 해야 한다면 녹두소 송편, 몸이 잘 붓는다면 콩 송편이 좋다.

먼저 제일 많이 먹는 깨 송편. 참깨에 들어 있는 불포화지방산은 혈중 콜레스테롤을 낮추고 발암억제 작용을 하는 세사민이 풍부하여 항산화 효과가 우수하다. 한의학적으로는 인체의 진액을 보충해줘 장이 건조한 변비에 좋다. 깨와 설탕, 꿀이 들어간 송편은 고소하고 달콤하지만 칼로리가 상당하다. 콩이나 팥 등 다른 재료로 대체한다면 칼로리를 약간 낮출 수 있다. 두류는 비교적 양질의 단백질과 지방을 풍부하게 함유하고 있다. 대개 이뇨·해독 작용을 하며 종류에 따라 효능이 조금씩 달라진다. 콩 중에서 가을에 나오는 풋콩은 대두와 채소의 영양적 특징을 모두 갖고 있다. 대두에는 없는 베타카로틴이나 비타민 C도 풍부하다. 소금간이 살짝 밴 풋콩이 들어간 송편은 풋풋하니 싱그럽다.

동부콩은 모싯잎 송편소로 많이 쓴다. 속을 다스리면서 기운을 더해주고 비위가 허해서 잘 붓고, 배에 가스가 잘 차고 트림이 날 때 먹으면 좋다. 반면 기운이 통하지 않고 변비가 있을 때는 좋지 않다. 수입산보다는 국산 동부콩이 단백질, 식이섬유, 에스트로겐 함량이 더 많고 항산화 활성이 높으며 고소한 맛과 식감이 더 좋다. 또한 반죽에 들어가는 모싯잎은 산화와 변질의 원인이 되는 미생물 성장 억제 및 항산화 효과가 크다. 모싯잎을 넣어 만든 송편이 쉽게 상하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

검정콩은 이뇨, 해독 작용이 있으며 여성호르몬과 유사한 에스트로겐 효능이 함유되어 있어 부인과 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 팥은 주로 거피해서 사용하는데, 부기를 제거하고 이뇨 작용이 강하다. 비타민 B1이 다른 두류에 비해 특히 많고 사포닌이 함유되어 있어 지방질의 분해대사를 도와 비만을 막아줄 뿐 아니라 통변 작용을 돕는다. 너무 마른 사람, 소변을 자주 보는 사람이 팥을 많이 먹는 것은 좋지 않다.

녹두는 열을 내리고 더위를 식혀준다. 노폐물 배출 효과와 해독 작용으로 피부를 매끄럽게 하여 땀띠나 습진, 여드름을 개선한다. 녹두소를 만들 때 주로 거피한 것을 사용하는데 열을 내릴 목적이라면 껍질이 있는 것이 더 좋다.

다진 밤과 다진 대추, 잣가루, 꿀, 계핏가루를 섞을 수 있고 밤을 통으로 넣어도 맛있다. 과실류인 밤은 다른 과일에 비해 오히려 곡류에 가까운 성질을 가지고 있어 탄수화물이 풍부하다. 비타민 B1, C가 많아서 피로를 풀어주고 감기를 예방한다. 특히 생밤은 비타민 C가 알코올의 산화를 도와주므로 술안주로 먹으면 좋다.


기침에 좋은 배숙

배숙은 진액을 보충해주고 몸을 촉촉하게 하므로 열을 내리는 데 효과가 있다.
송편에 어울리는 또 다른 추석 음식, 배숙을 곁들여보자. 배숙은 배, 통후추, 생강, 꿀 또는 설탕, 물로 만드는 전통 화채다. 생강을 얇게 저며 물을 붓고 끓이고, 배는 껍질을 벗기고 먹기 쉽게 여러 조각으로 나눠 통후추를 박는다. 생강 우린 물에 설탕 또는 꿀, 배를 넣고 끓여서 식힌 후 마신다. 배를 통째로 익힌 것은 향설고(香雪膏)라고 부른다.

가을 제철 과일인 배는 성질이 차고 맛은 달고 시다. 열을 내리고 진액을 보충해주며 몸을 촉촉하게 해주기 때문에 열이 나고 인후가 붓고 가래가 노랗고 기침이 심할 때 좋다. 배는 성질이 차가워서 속이 냉한 사람이 먹으면 설사하거나 배가 아프거나 소화가 안 된다. 전통음료인 배숙은 배의 찬 성질을 완화하기 위해 성질이 따뜻한 생강과 통후추를 같이 넣어 끓인 것이다. 생강은 감기를 예방하고 오랜 기침에 좋다. 통후추는 속을 따뜻하게 하고 소화를 잘되게 한다. 달콤한 맛에 알싸하고 매운 향 또한 잘 어울린다.

《동의보감》은 식약동원(食藥同原)이라 하여 음식과 약은 그 근원이 같다 하였다. 대표적인 추석 절기음식 송편과 배숙. 가을에 나는 제철 재료로 내 몸에 맞는 음식을 먹는다면 음식도 약이 된다. 늘 먹던 음식도 알고 먹으면 약이 된다. 음식과 약이 다르지 않다.
  • 2014년 09월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보내기
  • 목록
  • 프린트
나도 한마디
이름      비밀번호  
스팸방지 [필수입력] 그림의 영문, 숫자를 입력하세요.

더 볼만한 기사

10개더보기
상호 : ㈜조선뉴스프레스 / 등록번호 : 서울, 자00349 / 등록일자 : 2011년 7월 25일 / 제호 : 톱클래스 뉴스서비스 / 발행인 : ㈜조선뉴스프레스 이동한
편집인 : 이동한 / 발행소 : 서울시 마포구 상암산로 34, 13층(상암동, 디지털큐브빌딩) Tel : 02)724-6875(독자팀) / 발행일자 : 2017년 3월 29일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민희 / 통신판매신고번호 : 2015-서울마포-0073호 / 사업자등록번호 : 104-81-59006
Copyright ⓒ topclass.chosun.com All Rights Reserved.

조선뉴스프레스 | 광고안내 | 기사제보 | 독자센터 | 개인정보 취급방침 | 인터넷신문윤리강령 | 청소년보호정책 | 독자권익위원회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