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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페퍼민트

한국에 소개되지 않은, 그러나 한국인에게 필요한 해외 뉴스를 알려줍니다

글 : 류동연 인턴기자(서강대 4)  / 사진 : 김선아 

꿀풀과의 여러해살이풀인 페퍼민트는 각성 작용이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졸리거나 잡념으로 가득 차 있을 때 그 특유의 상쾌한 향과 맛은 우리를 환기시킨다. ‘뉴스페퍼민트’는 이러한 페퍼민트와 쏙 빼닮았다. 회색빛, 퀴퀴하고 진부한 기성 언론 속에서 우리에게 새롭고 신선한 시각과 정보를 제공해준다. 페퍼민트색이 잘 어울리는 이유다.
뉴스페퍼민트는 누구나 쉽고 간편하게 외신을 접할 수 있도록 번역·요약하는 뉴스큐레이션 서비스다. 2012년 7월 시작했고, 현재 한국과 미국에서 생활하는 6명의 필진(이효석 대표, 유혜영, 송인근・권채령・주희상・배현욱)이 매일 외신을 한 꼭지씩 소개한다. 분야는 세계/정치, 경제/경영, 과학/의료 등 폭넓게 다루며, <타임> <가디언> 등 유력지는 물론, 특정분야 전문 웹진과 화제 속 블로그까지 다양한 소스를 활용한다. 기사 양은 최대 200자. 가끔 깊이 있는 기사도 포함되어 있지만 “아침에 대중교통으로 출근하는 직장인이 스마트폰으로 전날의 주요 외신을 부담 없이 읽을 수 있게” 하는 것이 뉴스페퍼민트의 철학이다. 업데이트 시각도 평일 오전 7시. 이렇게 쉽고 간편한 뉴스페퍼민트는 알음알음 유명해져 현재 하루 방문객 1만여 명을 기록하고 있다. 작년 최고의 인기 글로 꼽힌 ‘학계를 떠나는 한 박사과정 학생의 뜨거운 질타’는 페이지 뷰가 15만 건이었다.

이전까지 외신 소개는 기성 언론의 몫이었고, 그 범위는 매우 제한적이었다. 국제적 이슈를 그대로 가져다 보도하거나, 국내 이슈가 외국에서 어떻게 비춰지는지를 살펴보기 위해서만 외신을 활용해왔다. 하지만 대중은 외신을 통해 국내 언론에서 미처 다루지 못한 이슈나 정보를 얻길 바란다. 새로운 시각을 가지고 세상을 바라보는 틀을 바꾸길 원하는 것이다. 뉴스페퍼민트는 이러한 요구에 응답하고 있다. 단순히 외국의 글을 수입하는 것이 아니라, 필요한 소식을 선별하여 전달함으로써 독자들이 가지고 있는 정보의 폭을 넓히고 있다.


“기성 언론이 국내 이슈에 더 많은 지면을 할애하는 것은 당연하죠. 다만 미디어 내에서 다양성이 부족하지 않나 싶어요. 국내 소식을 전달하는 매체가 있다면, 그 반대편에서 외신을 전문적으로 전달하는 매체도 필요하지 않을까요?”(이효석 대표)

뉴스페퍼민트 필진은 기사를 선정하고 번역·요약한 뒤 포스팅하는 데 하루에 1시간 30분~2시간 정도 투자한다. 특별한 경제적 보상은 없다. 그렇다면 그들은 왜 이 일을 하는 것일까? 거창한 포부를 기대했는데, 돌아온 대답은 단순했다.

“그냥 직관적으로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처음 외신 번역·요약 서비스를 떠올렸을 때, 이효석 대표(하버드대 전자과 연구원)는 지체하지 않고 실행으로 옮겼다. 자신이 필요로 했던 만큼 남들도 필요할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다. 뜻이 맞는 지인들을 모았고 구체적인 방향을 잡아갔다. 뉴스페퍼민트는 그렇게 “우연히” 시작되었다.


배현욱씨(하버드 도시계획 대학원 졸업)는 이를 “사회공헌”이라고 표현했다. “우리 모두 어느 순간 남의 도움을 받고 살잖아요. 저희 역시 저희가 가진 특정 분야에 대한 지식과 번역 실력을 활용해서 새로운 정보를 공유하고 싶었어요.” 여기서 사회공헌은 커다란 프로젝트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그저 자신이 알고 있는 지식과 경험의 폭, 그리고 그에 대한 접근성을 남과 나누는, 작은 실천이다.

뉴스페퍼민트는 지난 5월 독자와 첫 만남을 가졌다. 약 70명이 참석했고, 필진은 뉴스페퍼민트가 추구하는 가치와 가지고 있는 고민에 대해 터놓고 이야기했다.

“열심히 성실하게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저희에 대한 관심의 실체를 처음 확인한 거였거든요. 페이스북 공유나 트위터 리트윗은 그 수가 크게 늘어도 별 감흥이 없어서…(웃음). 그런데 독자들과 얼굴을 마주하고 대화를 나누니까, 기분 좋으면서도 한편으로는 부담감과 책임감을 느꼈죠.”

뉴스페퍼민트는 외신이라는 독특한 소스와 번역·요약이라는 효율적인 방법을 가지고 ‘더 나은 사회’를 만들어왔다. 외신은 이제 더 이상 먼 나라의 소식이 아니다. 새롭게 세상을 볼 수 있는 힘을 길러주는 자양분이다. 매일 아침 간편하게 기사를 읽고 우리는 ‘각성’한다. 뉴스페퍼민트가 필요한 이유다.

번역과 요약

외신을 소개할 때 가장 큰 숙제는 번역과 요약이다. 원문을 왜곡하지 않고 올바른 한국어로, 그것도 내용을 축약해서 옮기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뉴스페퍼민트가 추구하는 중요한 가치 중 하나가 ‘합리성’이다. 기사를 선정하는 첫 단계에서부터 충분한 근거를 가지고 객관적인 시각을 지닌 글을 고른다. 그리고 글을 옮기는 과정에서 개인의 정치적 입장을 배제한 채 원문에 충실하려 노력한다.

“종종 원문의 뉘앙스가 바꾸는 경우가 있어요. 온라인상에서 그런 글들이 무분별하게 확대 재생산되는 것을 보고 번역과 요약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달았습니다. 물론 뉴스페퍼민트의 기사가 100% 객관적이라고 말할 순 없죠. 원저자의 의도를 최대한 반영한다 하더라도, 글을 선정하는 과정에서 저희의 취향이나 가치관이 반영되니까요. 다만 이 글이 독자들에게 어떤 영향을 끼칠지에 대해 필진 한 명 한 명이 모두 고민하고 또 신경 쓰고 있습니다. 저희가 꿈꾸는 것은 조금이나마 더 나은 사회니까요.



저작권

뉴스페퍼민트의 걱정거리 중 하나는 저작권 침해의 소지를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기사 하단에 원문 링크를 달아 누구든지 원문을 확인하고 읽을 수 있게 해놓았지만, 외신 요약본이 원문에서 파생된 작품이라는 점에서 저작권법에 저촉받을 여지가 있다. 좋은 의도로 시작했지만 불법일 수도 있는 셈이다. 필진 모두가 이 사실을 알고 있고, 이효석 대표는 서비스를 준비할 때부터 해결책을 찾으려고 노력했다. 여러 변호사에게서 자문을 받았지만 누구 하나 확실한 답변을 해주지 못했다. 저작권이라는 개념 자체가 불명확하고, 기사 번역·요약이 외신의 이익을 침해한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효석 대표는 하버드 로스쿨의 요하이 벤클러 교수가 한 말을 인용했다. “우리의 모든 삶이 법적 판단 위에서 행해져야 하는 것은 아니다. 현실과 법적 판단 사이에는 큰 간격이 있고, 우리는 그 사이에서 큰 자유를 누릴 수 있다.” 외신의 이익을 침해하지 않는 선에서 본래의 목적에 충실하고자 하는 것이 뉴스페퍼민트의 생각이다.
  • 2014년 09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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