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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쌍끄 이유석 셰프

‘맛있는 위로’를 드립니다

글 : 시정민 TOPCLASS 기자  / 사진 : 김선아 

일상에 지친 사람들의 마음을 다독이는 정겨운 프렌치 레스토랑으로 이름난 곳이 있다. 압구정 로데오 거리에 위치한 루이쌍끄.
2010년 문을 연 이곳은 파워블로거, 연예인뿐 아니라 ‘레쓰쁘아’ ‘그라노’ ‘정식당’ 등 유명 레스토랑의 셰프들이 즐겨 찾는 곳으로 유명하다. 2012년 미국 AP통신, 영국 로이터통신에 강남 대표 레스토랑으로 소개되는가 하면, 미국의 대표적인 레스토랑 안내서 《자갓서베이》가 뽑은 주목할 레스토랑에도 선정됐다.
이곳은 점심 영업은 하지 않고 오후 6시부터 새벽 1시까지 영업한다. 오픈 키친에 바를 설치한 것도 특징. 이곳의 오너 셰프인 이유석씨는 대기업 부장, 노부부, 기러기 아빠 등 다양한 손님과 이야기를 나누며 한 잔하는 걸 즐긴다.

이 레스토랑의 테이블에는 테이블보가 없다. 식전 빵과 코스 요리도 메뉴에서 뺐다. 음식 가격을 다양화해 누구나 즐길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이유석 셰프는 요리사들이 흔히 입는 옷 대신 흰색 셔츠를 입고 음식을 만든다.

“펍 주인처럼 편안해 보이고 싶었어요. 손님이 언제나 부담 없이 들르는 곳이 됐으면 했거든요.”


그는 루이쌍끄를 오픈하기 전 시장조사를 하면서 사람들이 프렌치 음식은 비싸고 부담스러워한다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누구나 편안하게 어떤 제약이나 방해요소 없이 찾을 수 있는 심야식당 콘셉트를 생각한 것이다.

“레스토랑은 보통 오후 9시에 마지막 주문을 받고, 마감시간이 다가오면 눈치를 주는 곳이 많더군요. 손님은 2차 장소를 고민합니다. 사람들이 2차로 많이 가는 와인바는 요리가 약간 부실한 느낌이 있었어요. 오후 늦게 문을 열어 늦은 시간에 문을 닫으면 손님들이 눈치 안 보고 오래 머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음식 그리고 이야기


그는 지난해 루이쌍끄를 찾는 손님들과 주고 받은, 음식에 얽힌 따뜻한 이야기를 담아 《맛있는 위로》라는 책을 발간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무뚝뚝한 성격이었던 이유석 셰프는 레스토랑을 운영하면서 ‘이야기 중독’ 증상이 생길 만큼 성격이 변했다고 한다.

“음식이 때로는 손님들에게 위로가 된다는 걸 알았어요. 잘나가는 대기업의 부장이었던 한 손님은 사회적인 지위는 얻었지만 정작 꿈은 잃어버렸다고 했어요. 무엇을 위해 살아왔는지 모르겠다며 지금이라도 좋아하는 일을 해보고 싶다고 하더군요. 그분에게 프렌치 어니언수프를 만들어드렸어요.”

한 끼 식사로도 손색없고, 부드럽고 따뜻한 수프가 새로운 도전을 준비하는 그분의 두려움과 불안감을 다독여주길 바라는 마음에서였다.

느타리버섯볶음 위에 돼지 허벅지살을 숙성시킨 하몽, 수란을 얹은 보케리아.
이 셰프가 손님을 생각하는 마음은 각별하다. 임산부에게는 음식을 충분히 익혀 제공한다. 나이 지긋한 손님에게는 덜 짜게, 좀 더 푹 익혀서 음식을 낸다. 음식 알레르기나 유당불내증 같은 체질을 기억했다가 음식을 만들 때 반영하기도 한다.

그가 요리하게 된 이유는 “IMF 외환위기이기도 했고, 취업이 잘되는 직업을 생각했기” 때문이다. 평소 먹는 걸 좋아했고, 음식 만드는 일이 재미있었다. 요리라는 전문기술을 익혀 하루빨리 시작하는 편이 낫겠다는 생각에 서울보건대(현 을지대) 조리예술학과에 입학했다. 졸업 후 2년 정도 레스토랑에서 일하다 2005년 프랑스로 떠났다. 3년 동안 라스트랑스・랑브루아지 등 파리 미슐랭 스리스타급 레스토랑에서 요리를 배웠다.

우리나라의 돼지 편육을 연상시키는 테린.
이유석 셰프는 그중 랑브루아지에서 일하게 된 에피소드를 떠올렸다.

“30년 동안 단 한 번도 인턴을 뽑은 적이 없는 곳이었어요. 프랑스 요리학교에 다닌 것도, 불어를 잘하는 것도 아닌 너를 왜 뽑느냐며 총주방장은 단호하게 거절했지만, 4개월 동안 찾아갔죠. 열세 번째 찾아갔을 때 마지막 승부수를 던졌습니다. 프랑스 음식 문화를 한국이라는 나라에 전파할 기회를 잃어버리는 거라고. 총주방장은 결국 사인을 했죠. 학교보다는 좋아하는 셰프에게 요리를 배우고 싶었거든요.”

3년여간 프랑스에서 요리를 배우고 나자 문득 스페인의 요리 문화가 궁금해졌다. 그는 스페인어 책 한 권을 들고 스페인으로 건너가 1년 동안 바르셀로나・라만차・발렌시아・대이나・알칸테 등지의 유명 레스토랑에서 요리를 익혔다.


음식으로 행복을 전하는 셰프의 꿈

유학 후 한국으로 돌아온 그는 프랑스에서 불리던 이름인 ‘루이’와 숫자 ‘5’를 의미하는 ‘쌍끄’를 합쳐 오감을 만족시키는 요리를 선보인다는 의미의 ‘루이쌍끄’를 열었다. 식사와 와인을 편하게 즐길 수 있는 이곳의 인기 메뉴는 ‘테린’이다. 우리나라의 돼지 편육을 연상시키는 이 메뉴는 프랑스산 오리 가슴살, 푸아그라, 무화과 처트니, 돼지 어깻살, 표고, 새송이, 목이버섯을 베이컨으로 돌돌 말아 중탕해 쪄낸 음식이다. 프랑스에서는 닭・돼지 등의 버려지는 내장을 모아 쪄서 먹는 서민 음식이 있는데, 이를 본떠 고급스러운 재료와 접목했다. 메추리 요리도 찾는 이가 많다. 뼈를 살살 발라낸 메추리에 리소토를 넣어 꿰맨 뒤 오븐에 구운 요리다.

“프랑스에서 메추리 요리는 아주 흔해요. 뼈를 발라낸 후 안에 푸아그라(오리 간)를 집어넣어 요리를 완성하는데, 루이쌍끄에서는 푸아그라 대신 보리 리소토를 사용합니다. 한국인의 입맛에 잘 어울리는 삼계탕을 연상시키는 식감을 떠올렸죠.”

루이쌍끄는 프렌치 고유의 스타일을 유지하면서도 한국인의 입맛을 고려한 메뉴가 많다.

“메뉴 중에 염장한 돼지 허벅지살이 들어간 보케리아라는 메뉴가 있어요. 어떤 손님이 자신은 평소 햄 종류를 못 먹는데, 예의상 한입 먹었다가 맛있어서 놀랐다며 보케리아를 먹으러 다시 꼭 오겠다고 했죠.”


이유석 셰프는 저마다 사연을 갖고 고단한 하루를 위로받고 싶어 찾아온 손님들을 만나면서 요리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늦게까지 한 곳에서 식사하고 술을 마시며 대화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고 싶었다는 이유석 셰프는 앞으로도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가고 싶다고 한다.

“국내에서는 루이쌍끄 2, 3호점보다는 세컨드 브랜드로 또 다른 문화를 만들고 싶어요. 해외진출도 준비하고 있는데, 중국 상하이・싱가포르 등지에서는 그 지역 특성에 맞는 입맛과 프렌치 요리를 결합해 많은 사람에게 맛있는 위로를 전하고 싶습니다.”
  • 2014년 06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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