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day's pick

magazine 인기기사

topp 인기기사

daily 인기기사

요리 오디션 프로그램 <마스터셰프코리아> 시즌2 우승자
최강록

평범함과 부드러움의 미학을 아는 셰프

글 : 류동연 인턴기자(서강대 4)  / 사진 : 하지영 

엄마의 주방은 따뜻하지만 셰프의 주방은 냉혹하다. 욕설과 고성이 오가는 긴장 속에서 셰프의 말에는 무조건 절대 복종해야 한다. 거칠다. 이것이 대중이 생각하는 셰프의 이미지다.
하지만 그는 다르다. 사람들에게 싫은 소리 한마디 제대로 하지 못한다.
올리브채널 요리 오디션 프로그램인 <마스터셰프코리아> 시즌2에 참가한 그는 심사위원의 눈도 제대로 마주치지 못했다. 그런 그가 당당히 우승을 거머쥐었다.
그의 연관검색어는 ‘미스터 초밥왕’이다. 요리 만화책을 보고 요리를 시작했다는 그의 이야기는 화제가 됐고, 시청자들은 그의 ‘천재성’에 열광했다.

“1회를 보는데 굉장히 낯뜨겁더라고요. ‘왜 저렇게만 내보냈지?’라는 생각을 했어요.”

그는 일본에서 체계적으로 요리를 공부했고, 식당도 세 번이나 운영한 경험이 있다. 프로그램 편집 과정에서 본의 아니게 거짓말쟁이가 되어버렸다.

“악플도 많았고, 도전장도 많이 왔어요. ‘요리왕 비룡’ 보고 배웠으니까 대결하자는 사람도 있었고요(웃음).”

20대까지 그의 꿈은 요리사가 아니었다. 음악에 꿈이 있었다. 고등학교 때 밴드부에 들어가 코러스로 활동했고, 대학에 입학한 후에는 드럼을 배웠다. 하지만 군 입대와 함께 그 꿈은 자연스레 접었다. 제대 후 그는 순전히 사업의 한 아이템으로 요리에 도전했다. 《미스터 초밥왕》을 다시 읽었다. 일식을 배우고 싶어 전문기관에서 교육을 받았다. 초밥집과 일본반찬가게도 차렸다.

어느새 점점 요리에 흥미가 붙기 시작했다.

“하다보니 깊이 들어가보고 싶고, 이것도 해보고 싶고 저것도 해보고 싶고, 재밌는 것 같기도 하고. 오랜 기간 다른 사람들과 비슷하게 저도 그 과정을 겪었어요.”

닭날개고추장조림
요리사의 길은 평탄치 않았다. 사업은 연달아 실패했고 그는 자신감을 잃었다. 성격이 변한 것도 그때였다. 사람들 눈치를 보고 어깨를 펴지 못했다. 그는 <마스터셰프코리아> 시즌2에서도 시종일관 자신감 없는 모습을 보였다. 어눌한 말투와 소극적인 태도. 심사위원인 강레오 셰프가 답답함을 이기지 못하고 그에게 반말로 소리를 지를 정도였다. 그 ‘순한’ 모습에 시청자들은 오히려 열광했다. 하지만 정작 그는 자신의 인기에 반신반의한다. “여자분들이 저를 괴롭히고 싶대요. 부려먹고 싶고(웃음).”

그 특유의 부드러운 모습은 요리할 때도 나타난다. 그는 경연 중 조림요리를 다수 선보였는데, 그 덕에 ‘조림요정’이라는 별명도 얻었다.

“부드러운 식감을 좋아해요. 그래서인지 조림을 많이 했더라고요.”

결승전에서도 그는 조림요리로 승부수를 띄웠다. 바짝 구운 장어소금구이와 부드럽게 조린 장어간장조림. 두 가지 식감의 요리는 심사위원들에게서 극찬을 받았다. 부드러움의 승리였다.

결승 상대였던 김태형은 어땠는지 궁금했다. 그는 밴드 ‘에덴’의 리더로서 음악과 요리를 성공적으로 병행하고 있다. 그가 꿈꾸던 삶이었으니 부럽지 않았을까.

“굉장히 부럽죠. 하지만 그런 생각 잘 안 해요. ‘너는 너대로 재주가 있고 나는 나대로의 뭐가 있는 거니까’라고 생각합니다.”

세상을 관조하듯 오랜 기간 요리사의 길을 걸어온 사람만이 할 수 있는 확신이 담겨 있었다.

항정살간장조림&항정살쌈장조림
한 인터뷰에서 그는 우승 후 자신의 인생에서 요리가 차지하는 비중이 51%에서 52%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혹자에겐 ‘겨우’ 1%라고 보일 수도 있지만 그에겐 ‘큰’ 1%이다.

“삶의 51%라면 절반 이상이잖아요. 51%에서 1%를 더 늘린다는 건 다른 것을 포기한단 소리거든요. 그만큼 더 신경 쓰고 노력한단 의미예요.”

“이번에 6500명이 지원했는데요. 그분들 지원서를 보면 요리가 인생의 200%, 300%. 100%가 넘는다고 하신 분이 많대요. 인생의 전부인 100%를 넘으면 아름답게 요리할 수 없는 것 같아요. 너무 치열한 거죠. 일은 적당히 거리를 두고 여유도 갖고 해야 하는 것 같아서 51% 정도만 생각하고 있었거든요. 그래야 질리지 않고 꾸준히 할 수 있어요. 저도 요리가 100%였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집중이 안 되더라고요, 더.”

그는 요리 이전에 자신의 삶을 생각했다. 균형을 생각하고 중심을 놓치지 않으려 애쓰고 있었다.


그에게 지금의 국민적 관심은 적응하기 힘든 변화다. 더 이상 그는 몇 달 전의 평범한 송파구민이 아니다. 사람들이 그의 얼굴을 알아보고 그의 이름을 기억하는 ‘마스터 셰프’다. 세상이 변했고, 그는 아직 혼란스럽다.

“좀 더 복잡해지고 뿌예진 것 같습니다. 기대치가 높아지다보니 뭘 만들려고 해도 한 번 더 생각하게 되고, 좀 어려워진 것 같아요.”

지혜를 구하고자 그는 평소 존경하는 선생님 한 분을 찾아뵈었다. 선생님은 글귀 하나를 적어주셨다. ‘유명은 땅의 으뜸이고 무명은 하늘의 으뜸이다.’ 그 글귀가 경종을 울렸다.

“겸손한 채로 살라는 말씀 같아요. 한눈팔지 말고 열심히 해라. 물론 뽑힌 건 다행이고 감사하게 생각하지만, 솔직히 요리업계 전체를 놓고 보면 신경도 안 쓰시는 분이 많거든요. 겸손하게 계속 자기 방식으로 꾸준히 하는 게 중요한 것 같습니다.”


그는 갑작스러운 유명세에 중심을 잃는 경우를 수없이 목격해왔다. 본래의 자신을 잃고 싶지 않았다. ‘비범하고 훌륭한 것은 보통이다’는 그의 인생철학은 소시민적 자세가 아닌 평범함의 미학을 말하고 있었다.

그는 요리도서관을 차리고 싶은 꿈을 가지고 있다.

“으리으리한 공간을 말하는 건 아니고요. 규모가 작더라도 요리책이 있고, 요리를 만들 수 있고, 요리를 먹을 수 있고, 요리에 대해 함께 이야기할 수 있는 공간이면 충분합니다.”

처음 요리에 접근했을 때의 사업가적 마인드와는 다르다. 어느덧 그는 요리의 진정한 재미를 찾고 있었다.

인터뷰가 끝나고 가장 즐겨 먹는 음식을 물었더니 그는 오이지를 꼽았다. 밥을 물에 말아 함께 먹으면 맛있다고 했다. 소박하지만 식탁에서 제 역할을 훌륭히 해내는 오이지가 그와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카리스마 넘치는 스타셰프 코리 리를 닮고 싶다고 했지만 그럴 일은 없을 것 같다. 그는 영원히 ‘최강록’이다. 부드럽고 친근한 모습 그대로 우리 곁에 있을 것이다.

첨언하자면 그에게 경계심을 조금 내려놓으라고 말하고 싶다. 그는 현재의 변화를 충분히 즐길 자격이 있는 사람이기 때문에.

오이지에 어울리는 음식_
가쓰오부시 국물로 지은 영양밥

오이지에는 역시 밥. 최강록은 밥을 물에 말아 같이 먹으면 맛있다고 했다. 맛도 좋고 영양도 많은 영양밥과도 잘 어울릴 것이다.
11회 탈락 미션에서 선보이기도 했던 메뉴.



재료
닭다릿살 1/2장, 새우 2마리, 가리비 관자 2개, 카놀라유 2통, 아스파라거스 2줄기, 고구마 1/2개, 단호박 1/4개, 씻은 쌀 2컵, 물 1L, 다시마 10g, 가쓰오부시 25g, 소금 1/2작은술, 후추, 맛술 1큰술, 간장 1큰술, 청주 2/3큰술

조리법
1. 새우는 내장을 제거하고 껍질을 깐 후 2cm 크기로 자른다.
2. 관자는 1.5cm 크기로 자른다.
3. 고구마 1/2개와 단호박 1/4개를 1.5cm 의 크기로 깍둑 썬다.
4. 아스파라거스는 1cm 길이로 자른다.
5. 각각의 재료들을 170도로 달군 기름에서 튀긴다.
6. 분량의 재료를 섞어 가쓰오 국물을 만든다.
   (국물 재료: 물 1L, 다시마 10g, 가쓰오부시 25g, 맛술 1큰술, 간장 1큰술, 청주 2/3큰술, 소금 1/2작은술,
   후추 약간)
7. 닭다릿살은 적당한 크기로 자른다.
8. 가쓰오 국물 400cc와 쌀 2컵을 섞은 뒤 튀긴 단호박, 고구마와 자른 닭다릿살을 함께 넣고 밥을 짓는다.
9. 새우와 관자를 넣고 뜸을 들인다.
10. 밥이 다 지어지면 위에 아스파라거스를 올리고 후추를 뿌려 완성한다.
  • 2013년 10월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보내기
  • 목록
  • 프린트
나도 한마디
이름      비밀번호  
스팸방지 [필수입력] 그림의 영문, 숫자를 입력하세요.

더 볼만한 기사

10개더보기
상호 : ㈜조선뉴스프레스 / 등록번호 : 서울, 자00349 / 등록일자 : 2011년 7월 25일 / 제호 : 톱클래스 뉴스서비스 / 발행인 : ㈜조선뉴스프레스 이동한
편집인 : 이동한 / 발행소 : 서울시 마포구 상암산로 34, 13층(상암동, 디지털큐브빌딩) Tel : 02)724-6875(독자팀) / 발행일자 : 2017년 3월 29일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민희 / 통신판매신고번호 : 2015-서울마포-0073호 / 사업자등록번호 : 104-81-59006
Copyright ⓒ topclass.chosun.com All Rights Reserved.

조선뉴스프레스 | 광고안내 | 기사제보 | 독자센터 | 개인정보 취급방침 | 인터넷신문윤리강령 | 청소년보호정책 | 독자권익위원회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