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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심리 상담 플랫폼 카운스링 조성식 대표

‘마음의 병’ 치유를 도와드립니다

글 : 이채희 인턴기자(연세대 3학년)  / 사진 : 김선아 

고교생은 진학 걱정, 대학생은 취업 걱정, 직장인은 돈 걱정. 현대인들은 저마다의 아픔과 고민을 안고 살아간다. 스트레스가 쌓이다 보면 정신은 병들어가기 마련이다. 그런데 마음의 병을 치유하기란 쉽지 않다. 정신적으로 건강하지 못하다는 사실을 드러낸다면 ‘비정상인’으로 간주될까 봐 두렵기 때문이다. 가벼운 감기처럼 쉽게 치료할 수 있는 심리적 문제가 손쓰기 어려운 말기 암세포만큼 심각해질 때까지, 사람들은 참고 또 참는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모바일을 기반으로 하는 심리 상담 서비스 ‘카운스링’이 등장했다.
익명성 보장, 접근 편의성에 주목

카운스링은 전화 상담 서비스를 제공하는 애플리케이션이다. 앱을 설치한 후 검색을 통해 사용자는 자신에게 적합한 전문 상담사를 찾아낼 수 있다. 첫 사용 시 10~15분 정도의 무료 상담이 제공된다. 카운스링에서는 220여 명의 상담사들이 활동하고 있다. 모두 한국심리상담학회, 임상심리학회 등 학계에서 권위를 인정받고 있는 공신력 있는 단체의 자격증을 지닌 전문 상담사들이다. 이들은 본인 인증과 자격증 취득 여부를 검증받은 후 카운스링에 등록된다.

지난 1월,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심리 부검 결과에 따르면 자살한 사람들 중 88%가 정신 건강에 문제를 겪고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자살 전 한 달 내에 정신 의료 기관이나 상담 센터를 방문한 비율은 25%에 불과했다. 우리 사회에서 심리 상담을 비롯한 정신 건강 서비스가 보편화되어 있지 않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통계다. 이는 심리적인 측면에서는 완벽해야 한다는 한국인의 압박감에서 비롯된 결과로 보인다. 만에 하나 정신적으로 문제가 생긴다면 비정상인의 범주에 포함되어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사회적 편견이 심리 치료의 큰 장벽이 되고 있다.

카운스링의 조성식 대표는 한국 유수의 대기업과 외국계 회사에서 IT 업무를 담당하던 평범한 직장인이었다. 그는 회사생활을 하는 동안, 여러 가지 스트레스로 인해 심리적 문제를 겪고 있는 동료들을 많이 보았다. 그들은 심리 상담을 받아보라는 조 대표의 권유를 계속해서 거부했다. 처음 보는 사람에게 심적인 문제를 드러내는 게 쉽지 않고 혹여나 주변 사람들에게 자신이 문제 있는 사람으로 낙인 찍히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 때문이었다. 상담을 받기 위해 거쳐야 하는 까다로운 절차도 그들의 발목을 잡았다.

“한국인들이 심리 상담 서비스에 쉽게 다가가지 못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보안에 대한 신뢰감 결여와 시공간적 제약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익명성과 접근 편의성을 지니고 있는 온라인 플랫폼의 특성을 이용해서 심리 상담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겠다는 판단을 내리고 카운스링을 만들었습니다.”


카운스링은 2015년 4월 구글 안드로이드 버전, 5월 아이폰 IOS 버전을 출시하며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초기에는 영상 통화를 이용한 원격 상담을 제공했지만 사용자들은 자신의 얼굴을 드러내야 한다는 데 부담감을 느꼈다. 그러나 상담사들은 고객의 얼굴을 보고 대화를 나누어야만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상담을 진행할 때 고객의 표정과 몸짓 같은 작은 행동들이 그들에게 많은 정보를 주기 때문이다.

조 대표는 사용자와 상담사들의 요구 사항을 동시에 만족시킬 수 있는 해결책을 찾아냈다.

“상담 전화가 연결될 때 사용자들은 자신의 얼굴을 모자이크 처리 할 수 있어요. 처음에는 얼굴을 가리고 통화하지만 대화를 나누면서 사용자들은 상담사에게 마음의 문을 서서히 열어가요. 이후에 영상 통화로 전환해서 얼굴을 마주하는 원격 상담을 받게 됩니다. 상담사들은 고객의 얼굴에서 드러나는 표정 언어를 해석하면서 심도 있는 상담을 이끌어냅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 상담사와 사용자 간의 유대감이 형성되면 그들 사이에 지속적인 관계가 유지될 수 있어요. 카운스링은 오프라인에서 이루어지는 심리 상담과 마찬가지로 완결성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조 대표는 오프라인 상담의 장점을 그대로 살리는 동시에 온라인 환경이 지니고 있는 특수성도 십분 활용했다. 익명으로 이루어지는 회원 가입 절차와 철저한 보안 기술을 활용해 사용자의 사생활을 보호한다. 그리고 사용자는 앱에 접속해서 바로 연결 가능한 상담사와 통화할 수도 있고 자신이 원하는 시간에 상담 예약을 할 수도 있기 때문에 시간적·공간적으로 제약을 받지 않는다.

“단기간에 고속 성장을 이뤄내는 과정에서 우리 사회는 심리적인 만족감과 행복이라는 가치를 등한시했습니다. 그런데 경제 수준이 어느 정도 궤도에 올라선 후 저성장 국면에 접어들면서 정신 건강이라는 이슈가 수면 위로 떠올랐어요. 아직도 우리나라 사람들은 심리 상담을 너무 어렵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어요. 그래서 공황장애와 같은 심리적 고통이 찾아와도 꾹 참고 버텨내려고만 해요. 심리적 문제가 생기면 적극적으로 해결책을 찾으려는 노력이 필요해요. 우리 서비스가 이런 분들에게 도움이 되길 바라죠.”



‘청소년 자살률 0% 만들기’ 캠페인 진행

카운스링 앱의 다운로드 수는 이미 3만을 넘어섰다. 하루에 약 100여 건의 상담 전화 연결이 이루어지고 300~400여 명이 카운스링에 접속한다. 부부 문제에서 발생하는 고민, 우울증 등에 관한 상담 요청이 많다. 사용자의 약 10% 정도는 미국, 캐나다 등 18개국의 해외 거주자들이다.

“해외에 정착한 교포들의 상담 요청이 꽤 많아요. 낯선 곳에 살면서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친구가 없으니까 무섭고 답답해서 도움을 요청하는 것입니다. 카운스링에는 외국에서 거주한 경험이 있는 상담사들이 있어서 그들에게 도움이 되는 상담을 제공하고 있어요. 머나먼 이국땅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동포들에게 심적 위안을 주고 있다는 사실이 뿌듯해요.”

조 대표는 개발 파트를 담당하는 김상현 책임, 정신과 전문의 박여진 이사와 함께 카운스링을 운영하고 있다.

서비스를 시작한 지 1년이 채 안 된 신생 기업이다 보니 어려운 점도 많고 개선해야 할 점도 많다. 특히 고객 대부분이 심리 상담을 받았다는 사실을 감추려 하기 때문에 홍보 작업이 쉽지 않다. 조 대표는 “연애 상담처럼 사람들 사이에서 쉽게 공유될 수 있는 콘텐츠를 제작해서 홍보의 어려움을 해결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11월, 카운스링은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인 와디즈와 함께 ‘대한민국 청소년 자살률 0% 만들기’ 캠페인을 실시했다. 후원자가 일정 금액을 후원하면 그 액수만큼 학생들에게 무료 상담 쿠폰을 제공한다. 어려움을 겪고 있는 청소년들에게 심리 상담을 제공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자 하는 조 대표의 의지가 담긴 프로젝트였다.

“앞으로도 이런 유형의 캠페인을 지속적으로 진행할 계획입니다. 정신 건강에 대한 인식이 바뀌어야 합니다. 주변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심리 상담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가 만들어지기를 바랍니다. 이런 긍정적 흐름을 이끌어내기 위해 카운스링도 수준 높은 상담을 제공하면서 끊임없이 발전하도록 노력할 겁니다.”
  • 2016년 03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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