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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퍼로빈 김강국 대표

친환경 종이조립 제품으로 한국의 레고’를 꿈꾸다

글 : 최선희 TOPCLASS 기자  / 사진 : 김선아 

지난 1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세계 최대의 인테리어 전시회 <메종오브제(Maison&Objet)>에서는 ‘페이퍼로’라는 친환경 종이조립 제품이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페이퍼로는 2012년 9월 전시 때 첫선을 보여 현지 언론으로부터 ‘아시아의 라이징 스타(Asian Rising Star)’라는 호평을 받은 바 있다. 그사이 브랜드에 대한 위상이 더욱 높아져 이번에는 전시회장 입구 쪽, 가장 목 좋은 자리로 통하는 ‘골드존’에 한국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부스를 차렸다. 페이퍼로를 만드는 (주)페이퍼로빈 김강국 대표는 “유럽인들이 종이로 이렇게 정교하게 만든 조립품은 처음 봤다고 놀라더라”며, “현지 반응이 좋아 올해는 유럽 쪽 수출이 더 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삼성전자와 팬택에서 디자이너로 일했다. 삼성에서 가전 디자이너로 5년, 팬택에서 휴대폰 디자이너로 2년을 일한 뒤 2007년 종이 패키지 디자인회사를 차려 독립했다. 대기업에서 디자이너의 생명은 그리 길지 않고, 무엇보다 자신의 브랜드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강해지면서 퇴사를 결심했다고 한다. 휴대폰 포장 박스, 생활용품 패키지 등을 주로 만들던 그가 종이조립 제품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딸 은서 때문이었다. 2011년, 당시 다섯 살이던 딸과 함께 교보문고를 찾았던 그는 아이들을 대상으로 간단한 만들기 체험을 하고 있는 코너를 발견했다. 소재는 우드락과 목공 풀이었다. 처음에는 재미있었지만 풀 때문에 손이 끈적하고 지저분해졌다. 딱딱한 소재의 우드락을 잘라내는 것도 아이들에게는 위험해 보였다.

집으로 돌아온 그는 ‘아이들이 안전하고 재미있게 놀 수 있는 종이조립 제품이 없을까’를 고민했다. 참고할 만한 별다른 자료가 없자 그는 자신이 직접 간단한 동물 모양을 디자인해 딸과 함께 만들었다. 다섯 살인 딸이 제법 조립하는 모습을 보며 자신감을 얻었다.

디자이너 출신에다 종이 패키지 디자인 작업을 하고 있어 제품 개발이나 친환경 종이를 찾는 일은 크게 어렵지 않았다. 문제는 커팅 방법이었다. 여러 가지 기기를 시도해봤지만 종이를 뜯어낼 때 깔끔하지 않았다. 커팅 흔적은 제품의 완성도를 떨어뜨리고, 조잡해 보여 어떻게든 이 문제를 해결해야 했다. 그러다 발견한 것이 레이저 기기였다. 그는 최고의 제품을 만들겠다는 생각으로 2억2000만원이라는 적지 않은 돈을 기기 구입에 투자했다.


“원래 이 기기는 반도체 칩이나 가죽 같은 특수 소재에 회사 로고를 새기거나 마킹할 때 씁니다. 종이 제품에 사용하는 것은 우리가 처음일 거예요. 이 기기에 적용 가능한 친환경 종이를 찾느라 고생을 많이 했어요. 레이저를 쏘니까 다 타버리더라고요. 친환경이면서 타지 않는 종이를 찾기 위해 100가지 넘게 수입지를 놓고 실험한 끝에 결국 찾아냈지요.”

이런 과정을 거쳐 마침내 제품을 출시했다. 브랜드는 ‘페이퍼로’, 회사 이름은 ‘페이퍼로빈’으로 지었다. 김 대표는 페이퍼로 론칭과 동시에 그해 코엑스에서 열린 2011 서울디자인페스티벌에 참가했다. 당시 450개 세트를 완판하는 기록을 세웠고, 지난해 열린 서울디자인페스티벌에서도 1200여 세트를 판매했다. 출시한 지 2년밖에 되지 않았지만 키덜트(kid와 adult의 합성어) 사이에서 마니아층이 생겼는가 하면, 브랜드의 인지도도 높아졌다. 매출도 꾸준히 상승세다.


유럽 전역, 미주, 일본 등에 수출


페이퍼로는 온라인숍과 교보문고, 현대미술관, 리움미술관 등에서 판매한다. 현재 약 30종이 출시되었다. 지난해에는 세계문화유산 시리즈로 숭례문・에펠탑・자금성・런던 타워브리지 등을 선보였다. 칼이나 풀 같은 보조도구 없이 종이로만 만들 수 있어 연령에 상관없이 누구나 즐길 수 있는 것이 특징. 난이도는 별 1개에서 5개까지, 보통 한 작품을 조립하는 데 1시간 30분에서 2시간 정도 걸린다. 가격은 1만5000원 내외다.

“정면 사진, 측면 사진만 있으면 어떤 모습이든 다 디자인할 수 있습니다. 파리에 갔다 오지 않아도 사진만 있으면 에펠탑을 만들어낼 수 있지요.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저와 직원들이 직접 디자인해요. 신제품이 나오면 제가 먼저 조립해봅니다. 문제가 없는지 테스트하는 거죠. 조립하는 걸 좋아하기도 하고요.”

입체적인 조형물을 평면으로 펼쳐놓는 일이 어렵지 않은지 묻자, 그는 그렇게 힘든 일은 아니라며 고개를 저었다. 그는 “언젠가 모방 작품이 나올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하지만 “개의치 않는다”고 말했다. “싸이가 글로벌 가수가 된 것은 유튜브에 전 세계인 누구나 다 퍼갈 수 있게 자신의 음악을 올린 데 있다”며, “모방 제품이 나온다면 오히려 시장이 더 커졌다는 뜻 아니냐”는 말도 덧붙였다.

“선두주자로서 계속 기술을 업그레이드시켜 새로운 제품을 만들어내면서 나아가고, 후발주자들은 또 따라오고 그러면서 판을 키우는 것이 더 좋다고 생각해요. 그러면 진품과 가품의 기준도 생길 것이고, 그 안에서 우리 것이 진품으로 인정받으면 그게 진짜 성공이죠.”


페이퍼로는 현재 유럽 전역에 수출된다. 처음부터 세계시장을 염두에 둔 터라 중소기업의 해외 마케팅을 전문적으로 도와주는 업체와 협약을 맺었다. 미주와 일본 등에서도 인기다. 수출 물량이 점점 늘고 있어 올해는 100만 달러 달성을 목표로 잡았다. 시장을 좀 더 넓히기 위해 여러 번 조립과 해체를 반복할 수 있는 어린이 전용 페이퍼로도 준비하고 있다.

페이퍼로를 통해 ‘한국의 레고’를 꿈꾸는 김강국 대표. 80여 년 전 덴마크에서 시작돼 지금도 전 세계에서 ‘블록의 제왕’ 자리를 지키고 있는 레고처럼, 페이퍼로가 친환경 종이조립 제품으로 세계를 제패할 날을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
  • 2014년 03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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