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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 돕는 앱 스터디헬퍼’ 만든 카이스트ㆍ고려대생

스마트폰에서 공부에 방해되는 모든 것을 차단해줍니다

글 : 박소영 TOPCLASS 기자  / 사진 : 김선아 

대학생들이 만든 스마트폰 중독 방지 애플리케이션이 호응을 얻고 있다. 지난해 11월 출시된 이 앱의 이름은 ‘스터디헬퍼’. 스마트폰이 공부를 방해하지 않도록 각종 푸시 알림을 차단해주는 앱이다. 안드로이드 마켓 교육 앱 카테고리에서 1위를 차지했고, 다운로드 건수만 2만5000여 건을 넘었다.

앱을 만든 이들은 대학생 설태영(28·고려대 국문)·이준형(26·고려대 철학)·유차영(21· 카이스트 수학)씨다. 유씨를 제외한 나머지 두 사람은 취업을 준비할 나이. 이미 공부에 대한 부담을 벗었을 이들이 왜 이런 앱을 만들었는지 궁금했다. 설태영씨가 입을 열었다.

“집중력 부족을 호소하는 학생들 때문이었어요. 저희가 학생이었을 때는 컴퓨터나 TV가 공부의 가장 큰 적이었지만, 지금은 환경이 완전히 달라졌어요. 스마트폰이 제일 방해가 되죠. 휴대폰을 끄는 방법도 효과가 오래가진 않더라고요. 결국 ‘스마트폰으로 스마트폰 중독을 해결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스터디헬퍼 사용 방법은 간단하다. 앱을 켠 후 화살표를 아래로 당기면 새 목표를 추가할 수 있다. 목표명을 설정하고 사진 추가를 누르면 목표에 부합하는 이미지가 삽입된다. 설정 버튼을 누르면 공부할 때 필요한 앱을 최대 8개까지 선택할 수 있는데, 선택한 앱 이외에 다른 기능은 모두 잠긴다. 불필요한 알림이나 카카오톡 메시지 등을 차단할 수 있는 것이다. 앱을 종료하려면 뒤로가기 버튼만 누르면 된다. “아무것에도 방해받지 않고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확보되는 셈이죠. 내가 언제 얼마만큼 공부했는지도 확인할 수 있어요.”


이들의 앱 개발 과정은 우연의 연속이었다. 이준형씨가 입을 열었다.

“저랑 태영이 형은 학보사 선후배 사이예요. 함께 대입 공부법 관련 책을 내려고 준비하고 있었는데 출판사 사정이 어려워지면서 무산됐어요. 원고를 모두 써놓은 상태였는데 아쉬웠죠. 이 시기가 지나면 모두 쓸모없는 자료가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결심! 공부 도우미’라는 블로그를 연 거예요. 학생들에게 공부법도 알려주고, 상담도 해주는 재능기부 형식의 블로그죠.”

버리기 아까운 자료를 공유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오픈한 블로그는 의외로 인기를 끌었다. 고려대 학생이 운영하는 블로그라는 입소문이 퍼지자, 고려대에 입학하고 싶어 하는 학생들의 방문이 폭주했다.

“지난해 고연전 사진을 업로드하고나서 방문자가 폭발적으로 늘었어요. 이틀 동안 무려 2만여 명이 찾아왔죠. 그런데 블로그를 운영하다보니 학생들의 고민이 뚜렷이 보이더라고요. 공부할 때 집중이 안 된다는 거였어요. 그래서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앱을 만들기로 한 거죠.”

블로그가 인기를 얻자 스터디헬퍼도 덩달아 상승세를 탔다. ‘결심! 공부 도우미’의 누적 방문자 수는 현재 26만 명을 넘었고, 스터디헬퍼 다운로드 건수도 함께 수직 상승하고 있다.

“공부 관련 블로그를 운영하는 학생들이 저희 앱을 많이 사용하고, 홍보도 해주고 있어요. 저희 앱으로 자신의 공부 시간을 인증하는 경우도 있고요. 포털사이트 검색창에 스터디헬퍼를 입력하고 블로그 카테고리로 들어가면 1000개 이상의 게시물이 떠요. 친구들조차도 ‘300명 다운로드 하면 끝날 앱’이라고 놀렸는데, 놀랄 만한 성적을 낸 거죠. 지금은 블로그에서 크고 작은 이벤트도 많이 해요. 고려대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들에게 고려대 로고가 새겨진 키보드 스티커를 나눠주기도 하고요.”


현재 스터디헬퍼는 학생들 사이에서 ‘모르면 간첩’인 앱으로 통하지만, 하마터면 세상에 나오지 못할 뻔한 적도 있었다. 설씨와 이씨는 앱 기획에는 일가견이 있었지만, 개발 관련 전문 지식은 없었다.

“개발을 도맡아줄 전문가가 필요했어요. 차영이를 스카우트한 이유죠. 차영이는 태영이 형 친구의 후배인데, 과학고를 조기졸업하고 카이스트에 다니는 영재예요(웃음). 키보드 치는 속도부터 저희와는 달라요. 앱 개발에 딱인 재원이죠.”

그러나 학교생활에 전념하고 있던 유씨를 서울로 데려오는 일은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삼고초려의 과정이 여러 번 반복됐다.

“이 친구를 서울에 앉히는 데 1년이 걸렸어요. 처음엔 대전에서 생활하면서 틈이 날 때마다 작업을 해달라고 했는데 안 하더라고요(웃음). 그래서 본격 승부수를 띄웠죠. 저희가 시간이 날 때마다 내려가서 함께 술을 마셨어요. 고대생이 사람을 엮는 방법이 대개 술이잖아요. 그리고 차영이 부모님 앞에서 프레젠테이션을 했죠. ‘스티브 잡스도 20대에 차고에서 매킨토시를 만들었다’며 부모님을 설득했어요.”


스터디헬퍼는 현재 제 2의 스터디헬퍼를 시장에 내놓을 준비를 하고 있다. ‘공부의 양’을 측정해주는 앱이다.

“내가 1초를 공부하면 몇 등이 오르는지 측정해주는 앱이에요. 나와 같은 지역에 사는 친구들을 대조군으로 삼을 수 있고, 같은 목표를 가지고 있는 친구들을 대조군으로 삼을 수도 있죠. 측정 결과를 이메일로 전송하고 인쇄도 할 수 있도록 만들 생각입니다.”

이들의 당찬 계획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내년 초에는 스터디헬퍼의 유료 버전을 만들어 중국에 진출할 예정이다. 당분간 한국시장에서는 유료화할 계획이 없다.

“유료화하더라도 학생들에게 돈을 받을 생각은 없어요. 수익모델을 강화하고 완전히 다른 모습의 앱으로 탈바꿈해 중국에 진출할 생각입니다.”
  • 2014년 03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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