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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곡가 단디

‘강남스타일’ 이은 또 하나의 K-pop ‘귀요미송’

글 : 최선희 TOPCLASS 기자  / 사진 : 김선아 

“1 더하기 1은 귀요미, 2 더하기 2는 귀요미, 3 더하기 3은 귀요미, 귀귀 귀요미 귀귀 귀요미….”

중독성 있는 가사와 멜로디로 2013년 상반기 큰 인기를 끌었던 노래 귀요미송. 유명한 가수가 부른 것도 아니고, 대형 기획사의 작품도 아닌 이 노래가 지난 한 해 세운 기록은 놀랍다.

화제가 된 귀요미송 영상 10가지를 선정해 모은 ‘Top 10 Kiyomi Compilation’은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본 우리나라 UCC 순위 2위를 차지했다. 특별한 프로모션 없이 빌보드코리아 K-pop 차트 12위, KBS 음악 프로그램인 <뮤직뱅크> 차트 17위까지 올랐는가 하면, 세계적인 음악기업 워너뮤직은 제작사인 단디레코즈와 아시아 9개국에 대한 귀요미송 음원 유통 계약을 맺었다.

귀요미송을 부른 가수 하리의 인기도 높다. 특히 중국 시장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얻는 귀요미송 덕분에 하리는 2013년 11월 20일 열린 ‘투도우(Todou) 영 초이스 뮤직 어워즈’에 참석해 레드카펫을 밟았다. 유튜브에 버금가는 중국 내 최대 동영상 사이트인 투도우가 주관한 이번 시상식에는 중국의 유명 스타들이 대거 참석한 가운데 국내 가수 중 하리와 빅뱅의 지드래곤이 초대돼 눈길을 끌었다.


싸이의 ‘강남스타일’을 잇는, 또 다른 케이팝을 탄생시킨 주인공은 작곡가 단디(27・본명 안준민). 하리의 소속사인 단디레코즈 대표이자 힙합 가수로 활동하고 있는 그는 귀요미송의 작사・작곡・음반 제작 및 프로듀싱 일체를 맡았다.

“귀요미송은 SNS로 떠 공중파에 강제(?) 진출하고, 세계시장에까지 나간 재미있는 사례죠. 지금도 얼떨떨해요. 이런 반응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거든요. 노래를 처음 발표했을 때는 동요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았어요. 힙합 음악을 하는 저와 어울리지 않는다고 의아해하기도 했고요. 하지만 저는 이 노래가, 겉으로는 드러나지 않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여리고 순수한 감성에 잘 맞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러려면 많이 알려져야 하니까 친구와 선후배들에게 이 노래를 각자의 방식으로 부르고 그 동영상을 페이스북이나 유튜브에 올려달라고 부탁했어요. 그런 식으로 동영상이 몇 개 올라왔는데 어느 순간 ‘빵’ 터진 거예요. 국내 유명 연예인들이 잇따라 패러디하기 시작했고, 외국에서 만든 동영상도 엄청나게 올라왔어요. 정말 놀랐죠.”

그는 귀요미송의 빠른 확산에 대해 “가사가 단순하고, 같은 멜로디가 반복돼 누구나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데다 유명 아이돌 그룹 멤버들의 공이 컸다”고 한다. 소녀시대 윤아, 빅뱅의 지드래곤과 승리, 슈퍼주니어의 시원 등이 ‘귀요미송’에 맞춰 율동을 하는 모습이 팬들 사이에 화제가 되면서 자연스럽게 퍼져 나갔다는 것. 이후 많은 연예인이 방송에서 각자의 개성을 담은 ‘다양한 버전’의 귀요미송을 보여주면서 더 큰 인기를 끌었다.


그는 “해외 프로모션 투어 때 가수 하리를 보기 위해 나온 어마어마한 인파와 취재진의 열기에 놀랐다”며,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어떻게 노래 하나로 세계인을 움직일 수 있느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는데 마치 국위를 선양한 것 같아 뿌듯했다”고 한다.

가수 하리는 동생의 친구로, 그와는 고등학교 시절부터 알고 지낸 사이. 고운 외모로 몇 편의 CF에도 출연했고, 청아한 음색 덕분에 목소리 모델로도 활동했다. 2010년 디지털 싱글 앨범 〈내 스타일 스토커〉로 데뷔한 이후 단디가 제작한 〈조으다 완전 조으다〉 등의 싱글 앨범을 발표했고, 지난 가을에는 신곡 ‘하리바게뜨’를 선보였다. 하리바게뜨 역시 단디의 작품이다.


식당 아르바이트를 하며 이어간 음악인의 꿈

단디는 초등학교 때부터 고등학교 때까지 축구선수로 활동했다. 경기나 연습이 끝나면 오락실에 있는 노래방으로 달려가 노래를 부르는 것이 가장 큰 즐거움이었다. 결국 계명대 뮤직프로덕션과에 보컬 전공으로 입학함으로써 축구 대신 노래를 선택했다. 그러나 정식으로 음악 공부를 한 적이 없던 터라 학교 생활은 쉽지 않았다. 악보를 볼 줄 모르고, 음악이론을 몰라 전공 수업에 어려움을 겪었다. 친구들에게 일일이 물어가며 어렵게 학업을 이어갔다.

지금도 그는 악보를 잘 읽지 못한다. 대신 코드를 익혀 악상이 떠오르면 즉석에서 연주를 하며 곡을 만든다. 들었을 때 편안하고 자연스러운 멜로디가 좋은 음악이라고 믿기에, 자신의 귀와 느낌에 의지해 노래를 완성해간다. 귀요미송도 그렇게 만들었다.

“대학교 때 많이 방황했어요. ‘학교를 그만둘까’라는 생각도 했지만 그러면 정말 음악을 못 하게 될 것 같아서 버텼죠. 1학년을 마치고 도망치듯 입대했다가 복학하고나서 본격적으로 곡을 만들고 노래를 불렀어요.”

‘단디’라는 예명도 그때 지었다. 부산에 계신 부모님은 대구에서 대학을 다니고 있던 아들을 볼 때마다 늘 “단디(단단히) 해라”는 말을 던졌다. 함께 살 때는 잔소리로만 들리던 그 말이 객지 생활을 하면서 비로소 가슴에 와 닿았다. ‘노래도 삶도, ‘단디’ 하면 좋을 것 같아’ 그는 음악인으로서 새롭게 출발하는 자신에게 ‘단디’라는 이름을 붙여주었다고 한다.

대학을 졸업한 뒤에는 무작정 서울로 왔다. 몸 하나 겨우 뉠 만한 작은 고시원에 짐을 풀고, 식당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식사와 생활비를 해결했다. 낮에는 일하고, 밤에는 음악 작업을 하는 고단한 생활이었지만 곡을 만들고 노래를 한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했다. 그사이 앨범〈Feel Sympathy〉를 냈고, 2012년에는 귀요미송과 ‘라면 먹고 갈래?’로 유명 작곡가 반열에 올랐다. ‘라면 먹고 갈래?’는 밀고 당기는 남녀 간의 모습을 그린 경쾌한 노래로 클럽가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1인 기업이지만 ‘단디레코즈’라는 회사도 세웠다. 단디레코즈에는 그를 포함해 귀요미송 가수 하리와 ‘라면 먹고 갈래?’를 부른 존니(Zohnny) 등 3명의 소속 가수가 있다.

귀요미송이 ‘대박’을 터뜨린 지금, 그에게는 어떤 변화가 생겼을까. 질문을 받고 잠시 생각에 잠긴 그는 “아르바이트를 하지 않아도 음악을 할 수 있게 되었다”고 답했다.

“고시원에서 나와 반지하 월세방에서 음악하는 후배와 함께 살고 있어요. 조그만 작업실도 생겼고요. 아직 차도 없고, 돈도 별로 없지만 편안하게 음악에만 몰두할 수 있어서 좋아요. 그러나 딱 이 정도예요. 돈은 음악을 하는 데 조금 도움이 될 뿐이지 유명해졌다고 해서 특별히 달라진 건 없어요.”

그는 노래를 만들 때는 끼니도 거르고, 잠자는 것도 잊을 만큼 음악에 푹 빠져 산다. 곡은 낮에 잘 써지고, 가사는 밤에 잘 떠오르는 탓에 밤을 꼬박 새우기도 한다. 귀요미송이 히트한 이후 일이 많아져 몸은 고되지만 마음은 깃털처럼 가볍다. 그가 꿈꾸는 것은 돈이나 유명세가 아니라 좋은 노래를 만들고 음악인으로서 좀 더 성장하는 것이기에, 온전히 음악과 더불어 살고 있는 지금의 삶이 더없이 행복하기 때문이다.
  • 2014년 0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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