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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마음을 훔친 영화人 〈23〉

톰 행크스 (Thomas Jeffrey Hanks)

지극히 미국적인 얼굴

제임스 폰솔트 감독의 〈더 써클 〉(2017).
코로나19의 위세가 좀체 꺾이지 않고 있다. 미국 역시 사정은 비슷하다. 할리우드 스타 중 처음으로 코로나 양성 판정을 받은 이는 톰 행크스(Tom Hanks, 1956~)였다.

톰 행크스와 그의 아내 리타 윌슨은 2020년 3월 영화 촬영을 위해 호주에 머물던 중 코로나에 감염됐다. 수개월 뒤 톰 행크스는 인터뷰를 통해 코로나 치료기간 동안 “온몸이 쑤시고 항상 피곤해서 무얼 하든 12분 이상 집중할 수 없었다. 아내는 고열에 시달렸고 미각과 후각까지 일시적으로 잃었다”며 코로나의 위험성에 대해 경고했다. 그는 특히 “미래를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마스크 착용, 사회적 거리두기, 손 씻기 세 가지뿐”이라며 “방역수칙을 지키지 않는 사람들을 보면 절망감이 든다. 수칙을 거부하는 미국인들은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 그건 상식이다”라고 일침을 가했다. 이들 부부는 백신 개발을 위해 혈액과 혈장을 제공하기도 했다.

마스크 의무 착용 같은 개인의 자유 제한에 유난히 거부감이 강한 미국인들에게 톰 행크스의 발언이 호소력을 지닐 수 있었던 건 그가 미국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배우인 동시에 가장 미국적인 배우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2016년 성인 2200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 톰 행크스는 미국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배우 1위에 선정됐고, 조니 뎁·덴젤 워싱턴·존 웨인·해리슨 포드가 그 뒤를 이었다. 톰 행크스는 2002·2004·2005·2013년에도 1위에 올랐다.

캘리포니아에서 나고 자란 톰 행크스는 어린 시절 부모가 이혼한 후 많은 시간을 요리사인 아버지와 함께 전국을 돌아다니며 보냈다. 학교 연극 동아리에서 연기를 시작하고 대학에서도 연기를 전공했다. 그는 TV 단막극과 영화에서 단역을 전전하다 인어를 소재로 한 영화 〈스플래쉬〉(Splash, 1984)의 흥행에 힘입어 얼굴을 알리게 됐다. 톰 행크스는 자신의 코미디 재능을 펼쳐 보인 〈총각 파티〉(Bachelor Party, 1984)와 〈머니 핏〉(The Money Pit, 1986), 어른 몸속에 들어간 소년을 연기한 〈빅〉(Big, 1988) 등으로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후보에 오르며 연기력을 인정받았다. 대부분 엉뚱하지만 사랑스럽고 친근한 캐릭터였다.

이후 여자 야구단을 소재로 한 〈그들만의 리그〉(A League Of Their Own, 1992)와 로맨틱코미디의 대명사가 된 영화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Sleepless In Seattle, 1993)이 흥행에 성공하면서 그는 최고의 로맨스 코미디 배우로 자리 잡게 됐다. 톰 행크스는 에이즈로 죽어가는 동성애자 변호사를 연기한 〈필라델피아〉(Philadelphia, 1993)를 통해 드디어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거머쥐었다. 이 영화로 배우 커리어에 중요한 전환점을 맞은 그는 이듬해 지적 장애가 있는 가슴 따뜻한 주인공의 우직하고 파란만장한 삶을 코믹하면서도 진중하게 그려낸 〈포레스트 검프〉(Forrest Gump, 1994)로 2년 연속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소시민 생활 연기의 대부

로버트 저메키스 감독의 〈캐스트 어웨이〉(2000).
조각 미남보다는 친근한 훈남 계열인 톰 행크스는 소시민 생활 연기의 대부라 부를 만하다. 주어진 배역에 완전히 몰입하는 메소드 연기와는 조금 결이 다른, 그만의 특유의 색깔을 유지하는 생활 연기다. 〈아폴로 13〉 〈그린 마일〉 〈캐스트 어웨이〉 등 히트작에서 그는 한층 성숙해진 존재감을 드러내며 폭넓은 연기력을 보여줬다. 이 과정에서 톰 행크스는 할리우드 박스오피스 주역으로 자리 잡았고, 아카데미 후보에도 2회 더 올랐다.

톰 행크스는 할리우드 거장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과 20여 년에 걸쳐 모두 다섯 편의 영화에서 호흡을 맞췄다. 〈라이언 일병 구하기〉 〈캐치 미 이프 유 캔〉 〈터미널〉 〈스파이 브릿지〉 〈더 포스트〉 등으로 대부분 비평과 흥행 모두에서 성공을 거둔 흔치 않은 경우다.

노라 에프론 감독의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1993).
〈라이언 일병 구하기〉(Saving Private Ryan, 1998)는 이후 등장한 전쟁 영화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고 할 수 있는 명작이다. 노르망디 상륙작전에 참가한 ‘밀러’ 대위(톰 행크스)는 라이언 가족의 4형제 중 유일하게 살아남은 막내 ‘라이언’ 일병(맷 데이먼)을 구하기 위해 대원들과 함께 천신만고의 노력을 펼친다. 군인 정신에 투철하면서도 부하의 죽음에 남몰래 슬퍼하는 밀러 대위를 인상적으로 그려낸 톰 행크스는 미국 아카데미와 골든글로브 등 유수 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 후보에 올랐다. 스필버그는 이 작품으로 〈쉰들러 리스트〉(Schindler’s List, 1993)에 이어 두 번째 아카데미 감독상을 받았다.

〈스파이 브릿지〉(Bridge of Spies, 2015)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 수작이다. 미국과 구소련의 냉전이 한창인 1957년 미국에서 화가로 위장해 살고 있는 소련 스파이 ‘루돌프 아벨’(마크 라이런스)이 체포된다. 미국은 보험 전문 변호사 ‘제임스 도노반’(톰 행크스)을 형식상 선임해준다. 톰 행크스는 “스파이를 변호한다”는 여론의 질타 속에서도 “변론의 기회는 누구에게나 주어져야 한다”며 자신의 신념과 원칙에 따라 아벨의 변호에 최선을 다한다. 고뇌 어린 스파이 역을 인상 깊게 연기한 마크 라이런스가 미국 아카데미와 영국 아카데미에서 남우조연상을 수상한 데는 톰 행크스의 탄탄한 연기가 큰 역할을 했음이 틀림없다.


영화 제작자로도 활약

아론 슈나이더 감독의 〈그레이하운드〉(2019).
오랜 기간 최고 수준을 유지하는 일류 배우들이 대개 그러하듯 톰 행크스는 매 순간 최선을 다한다. 1995년 제1편을 선보인 애니메이션 시리즈 〈토이 스토리〉(Toy Story)에서 카우보이 ‘우디’ 음성을 맡은 그는 제4편(2019) 개봉을 앞두고 어느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만화영화 녹음은 신경을 바짝 집중해야 하는 일이다. 매우 감정적이고 강렬하며 육체적으로도 아주 피곤하다. 밀폐된 공간에서 마이크 앞을 떠나지 않고 음성만으로 감정의 변화를 표현한다는 것은 사람의 진을 빼는 작업이다. 오죽하면 이번 녹음 때 너무 신경이 쓰여 내 앞 기계실에 있는 사람들에게 등을 돌리고 했겠는가.”

다양한 인물을 연기하며서도 주로 선한 역을 맡아온 그는 ‘미국의 얼굴’이라는 평가를 듣는다. 그 덕분인지 2016년에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으로부터 대통령 훈장을 받았다. 이듬해엔 배우와 영화 제작자로 활약하면서 미국의 역사를 잘 그려냈다는 평가를 얻어 그해 ‘기록공로상(RAA)’ 수상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할리우드 톱스타들이 으레 겪는 스캔들 하나 없이 톰 행크스는 1988년 결혼한 리타 윌슨과 33년째 결혼 생활을 이어오고 있다. 톰 행크스는 이렇게 말한다.

“나이 60이 넘다 보니 옛날엔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들이 별것 아니라는 느낌이 든다. 이젠 과도한 자기중심 태도를 버리고 세월의 물결이 흐르는 대로 따라가야 할 때다. 내면의 음성을 들으면서 내 직업의 책임을 저버리지 않으려 노력한다.”

관객의 한 사람으로서, 그의 그런 노력이 충분히 인정받아왔으며 앞으로도 꽤 오랜 동안 그러할 것이라고 믿는다.
  • 2021년 1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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