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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로베니아 농구 천재 루카 돈치치

유럽 출신 백인은 NBA에서 성공하기 힘들다고?

해외 스포츠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미국 텍사스주의 댈러스는 꽤 낯익은 이름이다.
미국프로미식축구리그(NFL)의 댈러스 카우보이,
미국프로농구협회(NBA)의 댈러스 매버릭스가 이곳을 연고지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댈러스 팬들의 스포츠 사랑은 유명하다. 세계 최고 가치의 스포츠 팀으로 꼽히는 댈러스 카우보이의 인기도 여전하지만,
요즘은 ‘언더독’ 스토리를 이어가는 농구팀 댈러스 매버릭스에 열광하는 팬들이 늘고 있다.
© 조선DB
댈러스 매버릭스 홈구장인 아메리칸 에어라인스 센터. 남은 시간은 10초. 팀은 2점 차로 뒤지고 있다. 팬들이 일제히 주문을 외우기 시작한다.

“할렐루카.”

신체 능력이 좋은 흑인들이 초강세를 보이는 NBA 무대. 곱상하게 생긴 22세의 백인은 양다리 사이로 드리블을 하는 크로스오버 이후 한 발 뒤로 뛰며 날리는 스텝백 3점 슛을 쏘았다. 결과는 골인. 곧장 경기 종료를 알리는 버저가 울렸다.

“루카 타임!”

매버릭스 중계 캐스터가 흥분한다. 팬들은 열광하고, 팀 동료들은 22세 백인에게 달려가 얼싸안고 승리의 기쁨을 만끽한다. 팬들은 이를 ‘루카 매직’이라 부른다.

댈러스 농구 팬들에게 극적인 승리를 자주 안겨주는 22세 백인의 이름은 루카 돈치치(Luka Doncic). 팬들이 외운 주문인 ‘할렐루카’는 할렐루야와 그의 이름 루카 돈치치를 합친 말이다.


돈치치는 농구선수 출신인 아버지 사샤 돈치치를 따라 8세 때부터 농구를 시작했다. © 돈치치 SNS
농구선수 아버지 따라 8세부터 농구

인구 207만 명의 작은 나라 슬로베니아 출신인 돈치치는 어릴 때부터 될성부른 떡잎이었다. 그의 아버지 사샤 돈치치는 슬로베니아리그 농구선수로 활약했고, 이후 감독으로도 활동했다. 아버지를 따라 8세 때부터 농구를 시작한 돈치치는 일찌감치 가능성을 인정받아 2012년 13세에 스페인 프로농구 레알 마드리드와 계약했다. 16세이던 2015년엔 레알 마드리드 유니폼을 입고 스페인 1부 리그에 데뷔했다. 2017년엔 유로바스켓대회에 대표팀 막내로 출전해 슬로베니아의 역대 첫 우승을 이끌었다. 당시 그는 자신보다 스무 살가량 많은 파우 가솔 등과 함께 대회 베스트 5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2017∼2018시즌엔 스페인과 유로 리그 MVP를 휩쓸었다.

2018년 유럽 리그를 평정한 돈치치는 NBA 신인 드래프트에 참여했다. 괴물 같은 신체 능력을 소유한 ‘흑인들의 세상’ NBA에서 돈치치가 유럽에서 보인 실력을 재연할 것으로 예상하는 사람은 드물었다. 드래프트 결과에도 이런 우려가 고스란히 반영됐다. 애틀랜타는 돈치치를 3순위로, 댈러스는 트레이 영이란 선수를 5순위로 뽑았다. 하지만 애틀랜타와 댈러스는 곧장 3순위 돈치치와 5순위 트레이 영을 트레이드했다. 댈러스가 2019년 미래 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권을 한 장 더 얹어주기로 했다고 해도, 유럽 최고의 유망주였던 돈치치를 뽑자마자 포기한 애틀랜타의 선택은 유럽 출신의 백인은 NBA에서 성공하기 힘들다는 고정관념이 작용한 것으로 볼 수 있다.


© newsis(AP Photo:Matt Slocum)
구단주 마크 큐반의 혜안, 꼴찌팀을 최고팀으로

하지만 이런 논란은 곧 잠잠해졌다. 돈치치는 NBA에 데뷔하자마자 트리플더블(공수 3부문 두 자릿수 기록)급 맹활약으로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다수가 돈치치를 회의적으로 바라볼 때 댈러스 구단주인 마크 큐반만은 그의 성공을 점쳤다. 인터넷 사업으로 자수성가한 마크 큐반은 별명이 관종(attention seeker)일 만큼 농구장에서 살다시피 한 소문난 댈러스 매버릭스 팬이었다.

1999년 4월 자신이 창업한 인터넷 기업 ‘브로드캐스트닷컴’을 포털 야후에 57억 달러(약 6조 4000억 원)에 판 큐반은 2000년 꼴찌팀 매버릭스를 2억 8500만 달러(약 3000억 원)에 인수했다. 이후 통 큰 투자로 전력을 강화시켰고, 2011년엔 첫 챔피언 자리에 올려놓았다. 당시 그는 “너무 소중하다”는 이유로 우승 트로피를 화장실에 갈 때도 들고 다니기도 했다.

2011년 매버릭스를 우승으로 이끈 선수는 ‘독일 병정’으로 불린 더크 노비츠키(Dirk Nowitzki). 노비츠키는 213cm의 장신임에도 탄탄한 기본기와 정확한 외곽 슛을 바탕으로 리그를 호령했다. 물론 노비츠키도 유럽 출신 백인이라는 이유로 처음엔 큰 관심을 받지 못했다. 그를 발굴한 이가 큐반 구단주였다. 큐반은 돈치치를 보며 노비츠키를 떠올린 것이다. 그는 노비츠키가 나이 들고 득점력이 떨어지는 시점에서도 온전히 커리어를 마칠 수 있도록 예우를 다했다.


애틀랜타와 댈러스는 곧장 3순위 돈치치(좌)와 5순위 트레이 영(우)을 트레이드했다. © 유튜브 캡처
다재다능, 외모와 겸손은 덤

NBA 데뷔 3년 차인 돈치치는 일취월장한 실력을 보이고 있다. 22세에 ‘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의 통산 트리플더블 기록을 넘었다. 돈치치가 NBA에서도 최고 수준의 활약을 하는 비결은 다재다능함이다. 상대 수비 압박이 거센 상황에서 키핑과 드리블 전진이 가능한 볼 핸들링, 평균 이상의 슈팅 능력, 동료 전술 기동에 힘을 실어주는 넓은 시야와 패스 센스, 높은 성공률을 자랑하는 트랜지션 플레이 등 돈치치는 농구 전 분야에서 평균 이상의 실력을 지녔다.

국내 농구 전문가는 “10대 애송이가 30대 베테랑 뺨치는 기량 완성도로 성인들과 경쟁하고 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게다가 돈치치는 강심장을 지녔다. 경기 막판 승부를 좌우하는 고비 때 결정적인 슛을 수없이 터뜨리는 비결이다.

잘생긴 외모로 인기를 더하는 돈치치는 따뜻한 팬서비스로도 유명하다. 슬로베니아의 난치병 아동에 220만 달러(약 25억 원)를 쾌척했고, 엄청난 팬들의 사인 요청도 거절한 적이 없다.

“돈치치에게 엄청난 수의 팬들이 사인을 요청했는데 한 명 한 명 빠트리지 않고 친절하게 사인 해주고 라커룸에 들어가는 모습을 보고 최근 가장 뜨거운 스타의 면모를 느낄 수 있었다.”(스티브 커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 감독)

돈치치는 겸손하기까지 하다. 미국프로농구(NBA) 올스타전에 선발로 나선 돈치치는 올스타전 투표에서 자신에게 밀린 포틀랜드 트레일 블레이저스의 데미안 릴라드를 오히려 치켜세우며 몸을 낮췄다.

“내가 올스타전 선발로 뽑힐 줄은 몰랐다. 릴라드가 나보다 자격이 있을지 모른다.”

루카 매직은 이제 시작이다.
  • 2021년 0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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