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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스필버그(Steven Allan Spielberg)

스필버그는 스필버그!

© newsis(Jaap Buitendijk:Warner Bros. Pictures via AP)
할리우드 거장 스티븐 스필버그(Steven Spielberg, 1946~) 감독의 최신 작품으로 〈레디 플레이어 원〉(Ready Player One, 2018)이 있다. 가상현실이 지배하는 2045년의 디스토피아가 배경이다. 암울한 현실과 달리 가상현실 ‘오아시스(OASIS)’에서는 누구나 원하는 캐릭터로 어디든 갈 수 있고, 뭐든지 할 수 있으며, 상상하는 모든 게 가능하다.

오아시스의 창시자인 괴짜 천재 ‘제임스 할리데이’(마크 라이런스)는 자신이 오아시스 속에 숨겨둔 세 가지 미션에서 우승하는 사람에게 오아시스의 소유권과 막대한 유산을 상속한다는 유언을 남겼다. 자신이 사랑했던 1980년대 대중문화 속에 힌트가 있음도 덧붙였다. 제임스 할리데이를 선망했던 소년 ‘웨이드 와츠’(타이 쉐리던)가 첫 번째 수수께끼를 푸는 데 성공하자 이를 저지하기 위해 현실에서 살인도 마다하지 않는 ‘IOI’라는 거대 기업이 뛰어든다.

2005년 개봉한 〈우주전쟁〉(War Of The Worlds) 이후 13년 만에 SF 장르로 다시 메가폰을 잡은 스필버그 감독은 화려한 볼거리와 짜임새 있는 구성으로 모든 세대가 보고 즐길 수 있는 블록버스터 영화를 만들어냈다. 어니스트 클라인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레디 플레이어 원〉은 2000여 억 원의 제작비가 들었는데, 그중 1600여 억 원을 영화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의 판권 계약과 CG에 사용했다고 한다.

이 영화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은 일일이 나열하기 힘겨울 정도다. 〈킹콩〉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 〈로보캅〉을 비롯해 DC코믹스의 〈할리퀸〉 〈배트맨〉, 〈나이트메어〉의 프레디 크루거, 〈사탄의 인형〉의 처키, 〈툼레이더〉의 라라 크로프트, 〈백 투 더 퓨쳐〉의 드로리안, 〈매드맥스〉의 V8 인터셉터, 〈아키라〉의 오토바이, 건담, 〈스트리트 파이터〉의 류 등 수많은 캐릭터가 등장한다. 스티븐 스필버그라는 이름이 갖는 권위와 신뢰 덕분에 이렇게 다양한 판권을 계약할 수 있었을 것이다.


12세에 단편영화 제작

미국 오하이오주 신시내티에서 태어난 그는 어린 시절부터 영화 제작에 관심이 많아 열두 살 때 8밀리로 단편을 만들기도 했다. 열네 살 때는 40분짜리 전쟁영화를, 열여섯 살에는 16밀리로 SF 영화 〈불빛〉을 완성했다. 스필버그 감독은 캘리포니아주립대학 롱비치캠퍼스 영화학과를 중퇴하고 1969년 단편영화 〈앰블린〉을 애틀랜타영화제에 출품, 이를 계기로 유니버설 스튜디오에 입사했다.

1972년 그는 〈대결(Duel)〉이라는 TV 영화 연출을 맡게 됐다. 휴가를 떠나는 한 남자가 길에서 우연히 마주친 대형 트럭의 정체 모를 운전자와 감정싸움을 벌이면서 극한의 대결 상황까지 이른다는 스릴러로, 스필버그 감독은 섬뜩할 정도의 서스펜스가 넘치는 극적인 영상을 연출해 일약 주목을 받았다. 촬영에 13일, 편집에 10일이 걸렸다고 하니 그의 천부적 재능을 엿볼 수 있는 작품이다.

그의 이름을 세계적으로 알린 영화는 주지하다시피 〈죠스〉(Jaws, 1975)다. 거대한 식인 상어에 대한 추적을 다룬 공포영화로 당시로선 기록적 액수인 북미 흥행 2억 달러(약 2200억 원)를 넘기는 엄청난 성적을 거두어 본격적인 블록버스터 영화 시장을 개척했다. 이후 〈미지와의 조우〉 〈E.T.〉 〈레이더스〉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 〈후크〉 〈쥬라기 공원〉 등 잇단 흥행작을 만들면서 최고의 흥행감독으로 추앙받게 됐다.

〈죠스〉의 성공 이후 스필버그 감독은 〈007〉 시리즈 영화를 맡고 싶어 했지만 007 제작진에게 거절당한 에피소드가 있다. 그래서 조지 루카스와 합작해 미국판 제임스 본드를 만들어보자고 제작한 작품이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다. 〈스타워즈〉 시리즈로 유명한 조지 루카스와는 워낙 절친한 사이로, 〈인디아나 존스〉에서 조지 루카스는 시나리오를 담당했다.

첨단 촬영기술을 이용한 할리우드 상업영화의 정점에 서 있던 그는 오락영화에 치중한다는 평에서 벗어나기 위해 본격적인 예술영화에도 눈을 돌렸다. 흑인들의 의식세계를 날카롭게 해부한 휴먼 드라마 〈컬러 퍼플〉(The Color Purple, 1985), 중일전쟁을 배경으로 한 소년의 눈을 통해 전쟁의 비정함을 고발한 대작 〈태양의 제국〉(Empire of the Sun, 1987) 등이 그렇다. 이 작품들은 상당 수준의 작품성을 갖췄음에도 아카데미상 후보에 지명됐을 뿐 수상에는 실패했다.


제66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감독상, 각색상 등 주요 부문을 비롯해 모두 7개 부문을 수상한 영화 〈쉰들러 리스트〉(1993). 스필버그 감독은 이 작품을 계기로 흥행성과 작품성을 모두 인정받았다.
세기의 걸작 〈쉰들러 리스트〉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오스카에 대한 한을 푼 작품이 바로 〈쉰들러 리스트〉(Schindler’s List, 1993)다. 1100명의 폴란드 유대인의 목숨을 구한 독일인 사업가 오스카 쉰들러에 관한 실화를 185분이 넘는 흑백 화면에 담아낸 이 영화는 제66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감독상, 각색상 등 주요 부문을 비롯해 모두 7개 부문에서 수상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 작품을 계기로 “흥행성은 높지만, 작품성 있는 영화를 만들지는 못한다”는 그에 대한 평가는 완전히 바뀌게 됐다. 작가주의 영화감독으로 재조명되면서 비평계에서도 그에 대한 평가가 크게 높아졌다.

특히 〈라이언 일병 구하기〉(Saving Private Ryan, 1998)를 통해 스필버그 감독은 거장으로서 위치를 확고히 다지게 된다. “전쟁영화는 〈라이언 일병 구하기〉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이 영화가 할리우드에 미친 영향은 상당히 크다. 흔들리는 시점을 보여주는 핸드헬드 기법을 적절하게 활용하고, 오래된 필름 느낌을 살리기 위해 거친 입자의 영상을 사용함으로써 실제 현장을 체험하는 듯한 장면을 만들어냈다.

특히 영화 초반 30분간 펼쳐지는 오마하 해변 상륙 장면은 제2차 세계대전을 소재로 한 영화 사상 최고의 전투 시퀀스로 꼽힌다. 이 장면은 아일랜드 해변에서 4주간 스토리보드 없이 촬영되었고 1000명에 이르는 엑스트라가 동원되었는데 그중 20~30명은 실제로 팔다리가 없는 장애인들이었다. 덕분에 컴퓨터 그래픽 없이 특수분장만으로도 전쟁 당시의 참상을 재현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현장감을 살리기 위해 스토리보드 없이 촬영하는 것은 경험 많은 노련한 감독이라도 무척 어려운 일이다.


블록버스터와 작가주의, 두 마리 토끼

스티븐 스필버그는 다작하는 감독이기도 하다. 한 해에 영화 두 편을 연출하는 경우도 많다. 대개 블록버스터와 메시지 있는 작가주의 영화를 같은 해에 발표한다. 1993년 〈쥬라기 공원〉과 〈쉰들러 리스트〉, 2002년 〈마이너리티 리포트〉와 〈캐치 미 이프 유 캔〉, 2005년 〈우주전쟁〉과 〈뮌헨〉, 2018년 〈더 포스트〉와 〈레디 플레이어 원〉 등이 그렇다.

한마디로 그는 영화의 리듬감, 스토리텔링 능력 등을 갖춘 할리우드 최고의 감독이다. 무엇보다 상황과 인물 설정, 효과적인 편집 등을 통해 영화의 서스펜스를 직조하는 능력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영화에 ‘휴머니즘’ 정서를 짙게 녹여내는 특징을 갖고 있기도 하다. 냉전시대 CIA의 스파이 맞교환 작전을 다룬 톰 행크스 주연의 〈스파이 브릿지〉(Bridge of Spies, 2015)가 딱 그런 경우다. 이렇다 할 액션과 총격전 없이도 시종일관 극적 긴장감을 유지하는 데 성공했다. 나이 70에도 이런 감각을 발휘하고 있다니 놀라울 따름이다.
  • 2021년 0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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