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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야수 첫 월드시리즈 출전, 최지만

하루 1억 사나이 메이저리그 게릿 콜의 천적 되다

만약 1년 전이었다면 국내 야구팬들은 고민했을 것이다. 미국프로야구(MLB) 월드시리즈에서 맞붙은 LA 다저스와 탬파베이 레이스 중 어느 팀을 응원할지를 두고 말이다. 다행히(?) 올 시즌을 앞두고 LA 다저스에서 뛰던 ‘코리아 몬스터’ 류현진 선수가 토론토 블루제이스로 이적하면서 국내 많은 팬은 최지만 선수가 몸담은 탬파베이 레이스를 응원했다.
© 조선DB
최지만은 류현진의 인천 동산고등학교 후배다. 두 사람은 4년 차이가 나서 고등학교 때 함께 뛰진 않았다. 고등학생 시절 대형 포수 재목으로 주목받은 최지만은 국내 구단의 제의를 뿌리치고 메이저리거의 꿈을 안고 미국으로 갔다. 2009년 말 시애틀 매리너스와 계약한 그는 첫해인 2010년 루키리그에서 4할에 가까운 타율(3할6푼)을 기록하면서 타격왕과 시즌 MVP를 차지하는 등 순조롭게 스타트를 끊었다. 그러나 시즌 막판 당한 허리 부상은 빠르게 성장하던 그의 발목을 붙잡았다. 수술을 받으면서 포수 마스크를 벗어야 했다.

“수술 후유증 때문에 장시간 똑바로 앉아 있을 수가 없었고, 주자와 잘못 충돌하면 선수 생활까지 끝날 수도 있었던 상황이었습니다.”

최지만은 지금도 잘 때 똑바로 눕지 못해 새우잠을 잔다. 그는 그래도 희망을 잃지 않았다.

“허리를 다쳤을 때 좋은 경험을 했다고 생각했습니다. 재활하면서 영어도 배우고, 새로운 문화도 체험했으니까요.”


© 뉴시스
추신수가 2005년 시애틀 매리너스에서 메이저리그 데뷔를 했다는 이유로 최지만은 그와도 많이 비교됐다.

“타자로서 추신수 선배의 시애틀 마이너리그 시절과 비교됐지요. 당시 추신수 선배보다 좋은 점도 있고 더 배워야 할 점도 있다고요. 장점이요? 그저 그 당시 추신수 선배보다 타격 밸런스가 조금 더 좋았던 것 같습니다. 추신수 선배는 아마추어 시절 투수로 뛰다가 여기 와서 본격적으로 타자로 전향했으니까요.”

부상의 악몽에서 벗어난 그는 1루수로 전향했다. 2013년 뛰어난 타격 솜씨를 발휘하면서 마이너리그 올스타(퓨처스게임)에 출전했다. 메이저리그 승격이 유력했지만 2014년 4월 금지 약물 복용 혐의로 50경기 출장 정지 징계를 당했다. 2015년 스프링캠프에서는 발목을 심하게 다쳐 8월에야 경기장으로 돌아왔다.

포기할까도 생각했다. 그러다 기회가 왔다. 2016년 LA 에인절스 유니폼을 입고 메이저리그 무대에 데뷔하게 된 것이다. 성적은 초라했다. 그해 타율 0.170, 5홈런 12타점. 2017년 메이저리그 역사상 가장 많은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명문 구단인 뉴욕 양키스로 이적했으나 6경기 출전에 그쳤다. 최지만은 2018시즌엔 밀워키 브루어스로 유니폼을 바꿔 입었다. 하지만 6월 다시 탬파베이 레이스로 트레이드됐다. 여러 팀을 옮겨 다니는 ‘저니맨(journeyman·떠돌이)’이 된 그는 탬파베이 레이스에서 드디어 꽃을 피웠다.


© 뉴시스
연봉 10억 최지만 vs 430억 게릿 콜

그는 지난해 타율 0.261, 19홈런 63타점을 올리며 커리어 하이 시즌을 기록했다. 코로나19로 인해 단축 시즌으로 치러진 올해 최지만은 정규 리그에서 3홈런 16타점을 올렸다. 부상 등으로 기대에 못 미쳤던 그는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높은 출루율과 뛰어난 수비 실력으로 진가를 발휘했다.

특히 투수 최고 연봉을 받는 게릿 콜(Gerrit Cole)을 상대할 때, 그는 엄청난 주목을 받았다. 콜은 올 시즌을 앞두고 양키스와 9년간 3억 2400만 달러(약 3600억 원)라는 천문학적인 액수로 계약을 맺었다. 하루 수입이 한화로 약 1억 1700만 원이다. 한 시간에 약 489만 원, 1분에 약 8만 원, 1초에 약 1300원이 들어오는 어마어마한 몸값의 소유자다. 그런데 연봉 85만 달러(약 9억 5000만 원)인 최지만은 게릿 콜만 상대하면 펄펄 날았다.

2020년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정규 리그가 종료되고 최종 우승팀을 가려내기 위해 실시하는 모든 경기) 뉴욕 양키스와의 아메리칸리그 디비전시리즈(ALDS) 1차전에서는 4번 타자 겸 1루수로 선발 출전해 4회 두 번째 타석에서 게릿 콜을 상대로 역전 투런 아치를 그리기도 했다. 최지만의 콜 상대 성적은 (정규 시즌·포스트시즌 합산) 21타수 10안타 타율 0.476, 4홈런이다.

최지만의 활약으로 팀은 월드시리즈에 진출했다. 그리고 그는 한국인 야수 최초로 월드시리즈에 진출해 안타를 때린 선수로 기록됐다. 간절하게 원했던 월드시리즈 우승 반지를 얻지는 못했지만, 2020년 최지만은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전체가 주목한 ‘화제의 인물’이었다.

최지만은 월드시리즈 6차전 톱타자로 선발 출장했는데,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 사상 가장 무거운 1번 타자로 등록됐다. 최지만의 공식 몸무게는 260파운드, 약 118㎏이다.


미국 언론은 최지만의 다리 찢기 수비에 대해 “검비(애니메이션 속 찰흙 캐릭터) 스타일의 유연한 수비를 선보이고 있다”고 칭찬했다. © 뉴시스
‘다리 찢기’로 완벽 수비

최지만이 보여준 1루수 ‘다리 찢기’ 수비도 화제가 됐다. 국내 올드 야구팬들이면 똑똑히 기억할 것이다. 프로야구 출범 첫해의 ‘학다리’ 신경식 LG 트윈스 코치의 수비를 말이다. OB 베어스 출신(현 두산 베어스)의 1루수 신경식이 3루수 양세종, 유격수 유지훤의 송구를 긴 다리를 앞으로 쭉 뻗어 잡아낸 게 다리 찢기 수비의 원조였다.

최지만은 지난 10월 24일 LA 다저스와의 월드시리즈 3차전에서 4번 타자 겸 1루수로 선발 출전해 1회 첫 아웃카운트를 완벽한 다리 찢기로 잡아내며 팬들의 큰 관심을 받았다. 미국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은 이날 최지만에 대해 “발레리나 같다”고 전했다. 《LA타임스》는 “최지만은 햄스트링 따위는 상관없다는 식의 과감한 다리 찢기 수비를 한다”며 “검비(애니메이션 속 찰흙 캐릭터) 스타일의 유연한 수비를 선보이고 있다”고 주목했다.

다리 찢기 수비는 모습만 화려한 게 아니다. 실속도 있다. “1루수가 다리 찢기를 할 수 있으면 내야수들이 1루 접전 상황 때 낮게 공을 던질 수 있어 유리하다”는 게 프로야구 선수들의 설명이다. 송구가 낮으면 공의 궤적상 더 빨리 1루에 도달하고, 다리를 쭉 뻗어 앞에서 잡아내니까 시간을 더 단축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시간이 단축되면 당연히 아웃 확률이 높아진다.

10년 가까이 눈물 젖은 빵을 먹은 최지만을 지금 위치까지 이끈 것은 긍정적인 마인드였다. MLB.com은 “카메라가 최지만에게 향할 때마다 그의 얼굴에서 함박웃음을 볼 때가 많다. 그 미소에는 전염성이 있다”고 그를 평가했다. 메이저리그가 코로나가 아닌 최지만에 전염되길 기대해본다.
  • 2020년 1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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