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신동 봉제골목

미싱은 잘도 도네, 돌아가네

글·사진 : 서경리 기자

“나에게 재단 가위는 밥숟갈이자 동반자다.
긴 시간 희로애락을 함께했고 항상 내 손에서 떠나지 않았다.”

어느 재봉사의 글 중
대한민국 봉제 산업 1번지 창신동. 서울 도심에서 의료 제조업체가 가장 많이 밀집한 지역이면서 동대문 패션타운의 배후 생산 기지이기도 하다. © 조선DB
돌산 밑으로 다닥다닥 어깨를 맞대고 붙어 있는 서울시 종로구 창신동 주택가. 얼기설기 전깃줄이 허공을 채운 이곳에는 우리나라 산업화의 역사를 간직한 봉제 골목이 있다. 멀리서 보면 조용한 주택 단지로 보이지만, 가까이서 귀 기울이면 숨은 봉제 공장 곳곳에서 미싱 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900여 개 봉제 공장이 밀집한, 마을 자체가 하나의 거대한 생산 단지와 같다. 창신동 좁은 골목길은 오늘도 원단을 가득 실은 오토바이 엔진 소리와 미싱 돌아가는 소리로 왁자하다.

어머니는 하루도 쉬지 않고 재봉틀을 쓰다듬고 기름칠했다.
딸에게 물려준 어머니의 오래된 재봉틀에는 땀과 눈물, 삶의 애환이 손때로 묻어 있다.


우리나라 봉제 산업의 역사를 책임져온 건 다름 아닌 여성이다.
1977년 섬유와 의류 업종에서 여성 노동자의 비율이 70%에 달할 만큼 산업화 과정에 결정적으로 기여했다.© 이음피움


전깃줄로 뒤엉킨 창신동 골목은 멀리서 보면 단순한 주택 단지 같지만 가까이 들여다보면 하나하나가 봉제 공장이다.
쪽방에서 밤낮으로 만든 옷 한 벌 한 벌이 우리나라의 봉제 산업을 이끌었다.


창신동 골목길 벽화.


지난해 4월, 창신동에 문을 연 봉제역사관 ‘이음피움’. 한국의 봉제 산업 역사를 조명하는 다양한 전시가 열린다.


© 이음피움
  • 2019년 03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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