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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다(神田)에서 보낸 한때

나의 스승이고 아버지이기도 한 창가학회 제2대 회장 도다 조세이 선생님은 참으로 귀중한 이야기를 많이 해주셨다. 나는 행복한 사람이다.

창가학회 본부가 니시간다에 있던 1950년의 일이다. 점심때가 되면 선생님과 함께 당시 외식권으로 이용하는 식당에 점심을 먹으러 자주 갔다. 학생의 거리이기도 한 간다의 식당에는 많은 학생들이 떠들썩하게, 즐겁게, 또 어느 학생은 서둘러 점심을 먹고 있었다. 활기가 있었다. 미래가 있었다. 들떠 있었다.

선생님과 나는 덮밥에 된장국, 구운 고등어와 튀김을 간장에 찍어 먹으며 점심시간을 보냈다. 선생님은 이야기하기를 매우 좋아하셨다. 어느 때는 난해한 철학과 사상을 알기 쉽게 말씀해주셨고, 어느 때는 평범하면서도 함축성 있는 지도나 설화, 일화 등을 들려주셨다. 그 식당에는 선생님과 함께 대략 서른 번 정도 갔을 것이다. 지금 떠올려보면 그때 선생님의 모습과 말투 그리고 유언이라고 해야 할 말씀 한마디 한마디가 번쩍 뇌리를 스치고 지나가 가슴이 뭉클해진다.

그중 레오나르도 다빈치(1452~1519)에 관한 일화가 있다. 말하지 않아도 누구나 잘 알듯이 다빈치는 이탈리아가 낳은, 르네상스 시대를 연 만능 거장(巨匠)이다.

“빛이 어두울수록 더 밝게 빛나듯이 (덕은) 사람이 순탄할 때보다 고경에 처했을 때 한층 잘 나타난다.”

어느 날 선생님은 다빈치의 이 잠언(箴言)을 불쑥 내게 말씀하셨다. 당시 선생님은 사업에 실패해 끝이 보이지 않는 고경의 어둠에 싸여 있었다. 한 사람이 떠나고 두 사람이 떠나갔다. 그런 환경에서 오직 한결같이 선생님을 모신 제자로서 나는 이 말에 담긴 스승의 깊은 심정을 아플 만큼 알 수 있었다. 인간은 패배했을 때일수록 침착하고 여유를 잃지 말아야 한다. 절대 피해서는 안 된다. 거기에 인격의 진가가 있다.

또 “처음에 고(苦)와 싸우는 편이 끝날 때가 되어서 싸우는 것보다 쉽다.”

이 잠언도 선생님께서 인용하신 다빈치의 말이다.

“풀기 어려운 과제일수록 용기를 내어 매달려라!”

“가기 힘든 곳일수록 굳이 달려가라!”


위인의 영지를 자유자재로

선생님은 수학자, 사상가, 철학자, 교육자일 뿐만 아니라 불법(佛法)의 위대한 실천가셨다. 선생님은 아무리 어려운 학문이라도 석 달 여유만 있으면 모두 배울 수 있다고 호언장담하셨다. 정말이지 그 말씀 그대로 두뇌가 명석한 분이셨다. 나도 뛰어난 학자, 문화인, 저명인을 일본에서도 세계에서도 많이 만나왔지만 도다 선생님의 능력은 그분들을 훨씬 뛰어넘는다고 늘 생각한다.

묘법은 살아 있는 법문이다. 선생님은 이 묘법을 바탕으로 역사에 알려진 모든 위인의 영지를 자유자재로 현대에 살려내 가치를 창조하는 방법을 가르쳐주셨다. 1994년 6월, 나는 세계 최고의 전통을 자랑하는 이탈리아 볼로냐대학교에서 강연했다. 은사와 나눈 대화를 회상하며 내가 선택한 주제는 ‘레오나르도의 눈과 인류의 의회(議會)인 유엔의 미래에 대한 고찰’이었다.

이케다 다이사쿠(池田大作) SGI 회장은 세계 각국의 지성인과 대화하면서 세계 평화와 문화·교육 운동을 해오고 있다.
유엔평화상, 세계계관시인상 등을 수상했고, 대한민국 화관문화훈장을 수훈했다.
《21세기를 여는 대화》(A. 토인비), 《인간혁명과 인간의 조건》(앙드레 말로), 《20세기 정신의 교훈》(M. 고르바초프), 《지구대담 빛나는 여성의 세기로》(H. 헨더슨) 등 세계 지성인들과의 대담집을 냈다.
  • 2019년 03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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