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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을 통해 춤의 근원에 닿고 싶은
안무가 최상철

글 : 천수림 TOPCLASS 객원기자  / 사진 : 김선아 

지난해 캐나다 퀘벡주 몬트리올에서 열린 공연예술마켓인 시나르(Cinars)에 아시아권에서는 유일하게 초대받은 최상철 안무가(최상철 현대무용단Choe Contemporary Dance Company). “마술 같은 움직임으로 관객을 매료시킨다”는 평을 듣고 있는 최상철 안무가를 대학로에서 만났다.

촬영협조 : 대학로 장(張)
“축제의 본질은 인간의 의식을 지상에서 가장 즐거운 상태로 끌어올리는 데 있다.”

《축제와 문명》 의 저자 장 뒤비뇨의 말이다. 이 말은 안무가 최상철(중앙대 무용과 교수, 국제현대무용제(모다페) 부위원장, 최상철현대무용단 대표)의 춤에 대한 평소 생각과도 일치한다.

그는 스스로 ‘유쾌한 안무가’로 불리길 바란다. 그의 작품에는 ‘유머와 위트’가 화룡점정처럼 담겨 있고, 숨겨져 있는 스토리 역시 유쾌하다. 특히 2010년 초연한 〈논쟁(Argument)〉이 그렇다.

〈논쟁〉은 창무국제무용제 초청공연, 팸스 초이스 선정에 이어 이스라엘 수잔 델랄센터에서 초청공연을 했고, 인도 최대의 국제 현대무용 축제인 ‘아타칼라리 인디아 비엔날레’ 폐막작으로 공연되었다.

“감히 독일 표현주의 무용의 최초 작품으로 평가되는 쿠르트 요스의 〈The Green Table(Der Grune Tisch)〉을 연상케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린테이블’은 이데올로기 대립과 평화협정에 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어요. 저 역시 어느 날 TV에서 국회가 열리는 장면을 보고, 우리에게 ‘논쟁’은 무엇일까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어쩌면 논쟁의 확장은 전쟁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과 사랑하지 않으니 전쟁을 하는 것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우리 삶에서 논쟁이 무엇인지를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대본 작업은 작가 노혜경씨가 했습니다.”


〈논쟁〉은 ‘몸’ 자체에 충실한 작품이기도 하다. 무용수들이 부딪치는 동작, 충돌로 인해 생기는 소리는 현대인의 불안한 심리를 드러낸다. 강렬한 대립 구도 속에서 예기치 않은 ‘개 짖는 소리’도 들려온다.

음악을 맡은 임동창 작곡가의 생생한 육성으로.

“저는 이 작품에서 ‘다르다’는 것이 무엇인지 보여주고 싶었어요. ‘개 짖는 소리’는 작곡가 임동창씨와 전화 통화를 하다 나온 이야기였는데, 무대에서 활용할 줄은 몰랐어요. 음악에 관련된 이야기를 나누다가 임동창씨가 ‘논쟁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고 묻는 거예요. ‘논쟁은 개소리지!’라고 대답했더니 정말 개소리를 낸 것입니다. 어렵게 느껴지는 현대무용에 유쾌함을 선사하는 장면이지요.”

관객들 역시 이런 반전에 유쾌하게 반응했다. ‘다름’에 대한 그의 생각은 뉴욕 유학시절(NYU에서 석사, 박사를 받았다) 얻은 행운이라고 한다. 7년 동안 공부하면서 ‘다름’을 볼 줄 아는 훈련을 받은 것 같다고 한다. 그는 이 작품으로 시나르에 초청됐는데, 시나르는 역사가 긴 공연예술마켓. 프랑스・벨기에・영국・스웨덴・핀란드・한국・

캐나다 등의 연극・무용・음악・서커스・복합장르 23개 단체가 공식 프로그램으로 소개되고, 77개 단체가 비공식으로 참가했다. <태양의 서커스> <마리 슈이나르(안무가)> 등을 집중 소개한 곳이기도 하다. 시나르에서 〈논쟁〉은 동양적 사상을 담았다는 평가를 받았는데, 이스라엘 공연 때도 같은 반응이었다고 한다. 예루살렘 헤럴드는 “한국적인 색채가 분명히 드러나는 컨템포러리”라는 리뷰를 남겼다.

“공연을 마친 후 반응이 좋자 시나르의 설립자이며 최고경영자인 알랭 파레씨가 ‘내가 선택했어’라고 자랑했죠. 시나르 참여는 시야를 넓힐 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마술 같은 움직임으로 관객을 매료시킨다”
(Jennifer Dunning, The New York Times)


“〈오나 Is She Coming?〉에서 안무가 최상철은 뚫려 버린 가슴을 허무의 시선이 아니라 끈질긴 기다림의 중첩으로 허무를 넘어서도록 마음의 온도를 올려 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바로 그 뜨거운 마음의 끝이 무엇인지 그녀를 기다리던 그의 마지막 모습에서 관객은 확인할 수 있다.”(무용평론가 이지현, The Apro)

기다림의 다양한 모습을 통해 인간의 내면 풍경을 표현한 작품 〈오나 Is She Coming?〉에 관한 평이다. 이 작품은 세계무용축제 참가작이다. 이 작품에서 기다림은 기쁨이나 설렘보다는 혼란과 절망이 난무하고 그 속에서 소망을 꿈꾸는 인간의 모습으로 나타난다.

“춤을 만드는 과정에서 즉흥성은 매우 중요한 요소입니다. 처음 이 작품을 구상할 때 무용수들과 이미지 트레이닝을 했죠. 누구를 기다리느냐에 따라 기다리는 태도가 달라집니다.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처럼 기다림의 본질적인 면에 다가가고 싶었습니다.”


〈까망천사〉라는 작품을 할 때는 미디어를 접목한 댄스를 실험해보고 싶었다고 한다.

“미디어 작가가 되고 싶어 뉴욕으로 두 번째 유학을 떠났는데 공부를 하다보니 ‘춤’의 본질이 뭘까 고민하고 있었습니다.”

안무는 그리스어로 어원에 ‘결정하다’라는 뜻이 포함되어 있단다. 역동적인 무용수들의 움직임과 음악을 융합하는 기능은 이미 기원전부터 있어왔다 한다. 그는 작품을 일단 올리고나면 관객의 입장이 되어 냉혹하게 무대를 본다고 한다. 그는 한국에서도 뛰어난 안무가가 나오기를 바란다. 그 자신 독일의 안무가 피나 바우쉬에게 전율을 느꼈듯이.

“뉴욕에서 유학하던 시절 피나 바우쉬 오디션에도 참여했고, 공연을 보면서 ‘저렇게 완벽한 춤을 만들 수 있구나’ 하며 질투심을 느꼈어요. 감히 그처럼 될 수 있을까, 생각하며 혼을 쏟아보자 생각했지요.”

10월 7일부터 27일까지 열리는 서울세계무용축제. 그가 이끄는 최상철현대무용단은 10월 10일 오후 8시 예술의전당 토월극장에서 공연을 갖는다.

가볼 만한 2013 서울세계무용축제 www.sidance.org | www.facebook.com/sidance
이번 무용축제에는 미국·프랑스·스페인·대만·핀란드·마케도니아·슬로베니아·노르웨이·이탈리아·싱가포르·호주· 나이지리아·중국·콩고까지 총 16개국, 50여 개의 주목 받는 국내외 무용단과 예술가들이 참가한다.
특히 뉴욕타임스의 크리틱스초이스상 수상에 빛나는 미국의 컴플렉션스 컨템포러리 발레단, 유럽의 무용계를 들끓게 하고 있는 신성 스페인의 라 베로날, 흑인들의 분노를 표현한 크럼프 댄스의 진수를 보여줄 프랑스의 에디 말렘 무용단이 주목된다. 특히 올해 100주년을 맞이하는 스트라빈스키 <봄의 제전>의 감각적 변주, 캐나다의 카 퓌블릭도 놓치기 아까운 공연이다.

프랑스_에디 말렘 무용단 | 강력한 왕국에 대한 예찬
다큐멘터리 영화 〈RIZE〉로 유명한 크럼프 댄스를 감상할 수 있는 기회다. 흑인들의 분노를 표현한 과격하고 공격적인 춤인 크럼프 댄스는 내면의 부정적인 요소를 춤을 통해 긍정적으로 승화시킨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10월 12일 오후 4시 예술의전당 토월극장.

스페인_라 베로날 | 숏컷-세 도시 이야기
라 베로날의 초현실적 세계를 단숨에 총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도록 세 편의 전막물에서 발췌해 새로 만든 짧은 버전들로 라 베로날만의 언어와 색깔을 보여준다. 10월 14일 오후 8시, 예술의전당 토월극장.

미국_컴플렉션스 컨템포러리 발레단 | 목성의 달빛
뉴욕타임스의 크리틱스초이스상 수상, 앨빈 에일리 무용단 출신의 두 예술감독과 한국인 주재만 부예술감독이 이끈다. 세계 최초로 발표하는 <회상>, 컴플렉션스의 작품 중 가장 어려운 안무작인 동시에 그로테스크하다고 평을 받은 <목성의 달빛>, 그래미상 22회 수상에 빛나는 세계적 록밴드 ‘U2’의 노래들로 구성된 <상승> 세 편의 레퍼토리를 볼 수 있다. 10월 12일 오후 7시, 13일 오후 3시, 고양아람누리 아람극장.
  • 2013년 1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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