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p 로고
칼럼진
김정현의 CEO 백수일기
스타트업, 검은 바다를 항해하는 낭만의 해적선 ① 언제든 배를 삼킬 준비가 돼있는 검은 바다
topclass 로고
입력 : 2019.01.23

행복한백수들 이라는 함선의 키를 잡은 지 벌써 일 년이 지났다. 201711월에 다니던 직장을 그만뒀으니 햇수로는 2년차다. 한 명이던 직원은 어느새 10명으로 늘었다. 새해 계획을 세우며 지난해를 돌이켜 보는데 참 잘 버텼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스타트업의 가장 큰 고비는 첫 일 년이라고 한다. 늘 부족하게 느껴졌던 회사가 이렇게 잘 버텨준 게 기특하기만 하다.

일 년 이라는 짧은 기간이었다. 나의 하루는 예측할 수 없는 일들로 가득했다. 새로운 만남과 이별, 환희와 슬픔, 성공과 실패가 매일 오갔다. 조용하게 지나갔던 날은 기억 속에 없다. 하루가 늘 짧았다. 한 조직의 충실한 팔로워(follower)에서 최종 결정을 내리는 무버(mover)가 됐다. 나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됐다.

사람을 바라보는 관점, 사물을 바라보는 관점 모두 달라졌다. 10년 넘게 알고 지낸 사람이 어색하게 느껴졌고 어제 만난 사람은 살갑게 느껴졌다. 냉정한 비즈니스가 날 바꾼 것인지 내가 원래 비즈니스에 적합한 사람이었던 것인지, 직접 피부로 접한 야생의 세계는 잠자고 있던 내 생존 DNA를 깨웠다.

얼마 전에 나와 같은, 아니 나보다 훨씬 더 전에 이 야생의 세계로 뛰어든 스타트업 대표들을 만났다. 배달의민족 앱을 만든 우아한형제들 김봉진 대표가 만들었다는 SAG(Startup Activity Group). 500명의 대표들로 구성된 이 그룹은 IT, 광고, 제조, 서비스, 플랫폼 개발, 여행, 영상, 디자인 등 없는 분야가 없는 흥미로운 스타트업 그룹이다. 1인 기업도 있고 업계에서 꽤 알려진 중소기업도 있다.

SAG 대표들은 각종 취미나 행사 모임을 통해 친목을 다지며 상생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 대표들은 저마다의 로고와 슬로건을 내걸고 조직을 지휘하고 있었다. 그 모습이 마치 심벌이 그려진 깃발을 내 건 해적선의 선장 같았다. 언제 풍랑을 맞아 좌초될지 모르는 위험한 여정. 출항하는 순간 한 배를 탄 선장과 선원은 생사를 함께하게 된다.

언제든 배를 삼킬 준비가 돼있는 검은 바다에 몸을 던진 스타트업 호. 정규군보다는 해적에 가깝다. 해적은 안정적인 수익보다는 큰 수익을 좇는다. 윤택한 삶 보다는 공동의 목표를 위해 모인 집단이다. 성공하면 대박이고 실패하면 쪽박이다. 그렇기 때문에 해적선의 선장은 선원들로부터 신뢰를 얻지 못하면 선상반란도 각오해야 한다.

영국의 전설적인 해군제독 프랜시스 드레이크도 제독이 되기 전에는 사략선을 지휘하는 해적이었다. 매번 풍랑을 만나 배와 선원을 잃기 일쑤였다. 신항로 개척에 우위를 점해 식민지를 확보한 스페인과 포르투갈의 함대는 늘 두려움의 대상이었다. 늘 기적이 필요한 항해와 전투는 프란시스 드레이크를 전설적인 해적이자 제독으로 키웠다.

2편에서 계속

 

 

 

 

 

김정현 (주)행복한백수들 대표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보내기
  • 목록 
  • 프린트
나도 한마디는 로그인 후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