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내성적인 편이에요.”

누군가 자신을 이렇게 소개한다고 생각해 보자. 이 사람에 대한 첫 인상이 어떠한가? 혹시 부정적인 인상이 떠오르지는 않는가?

우리 사회는 외향적인 사람을 선호하고 내성적인 사람을 무시하는 경향이 있다. 활발하고 사교적인 사람을 좋게 보는 인식 때문에 자신의 타고난 성격과 반대로 행동하는 사람도 많다. 정말로 ‘외향적’인 성격은 좋고 ‘내성적’인 성격은 나쁠까?

사전에서 ‘내성적’을 찾았을 때 ‘겉으로 드러내지 아니하고 마음속으로만 생각하는. 또는 그런 것’이라는 의미를 확인할 수 있다. ‘외향적’의 의미인 ‘마음의 움직임을 적극적으로 나타내는 또는 그런 것’과 비교할 때, 마음을 드러내는지 여부에 따라 정반대의 의미를 가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마음을 겉으로 드러내면 좋은 것이고 드러내지 않으면 나쁜 것일까?

우리는 사회생활을 하면서 상황에 따라 적극적으로 말을 하기도 하고 말을 아끼기도 한다. 활발하게 말을 많이 하는 경우 사교성이 좋다는 말을 듣기도 하지만 유난스럽다는 말을 듣기도 한다. 말을 아낄 경우 재미없는 사람이라는 말을 듣기도 하지만 신중하다는 말을 듣기도 한다. 즉 어떻게 행동을 하든 그에 대한 다양한 평이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양한 의견들이 있지만 왜 유독 내성적인 성격이 부정적인 인상을 받을까? 내성적이라는 말과 유사한 ‘내향적’의 의미를 찾아보았다. ‘성격이 내성적이고 비사교적인. 또는 그런 것.’이라는 의미에서 비사교적이라는 말이 눈에 띈다. 사교적인 사람은 우리 사회에서 선호하는 인간상 중 하나이다. 여러 사람과 두루 잘 어울리는 사람이 좋다는 인식으로 인해 그와 반대되는 내성적인 사람이 부정적으로 여겨지는 것은 아닐까?

사람마다 편하게 느끼는 인간관계의 유형은 다양하다. 소수의 사람과 깊은 관계를 원할 수도 있고 여러 사람과 두루 어울리는 관계를 원할 수도 있다. 이러한 인간 관계에 대한 생각 차이를 존중하지 않고 사교적인 사람만을 좋다고 여기는 인식은 내성적인 사람이 스스로를 부정적으로 여기게 만든다. 마음을 드러내지 않고 속으로만 생각하는 것도, 소수의 사람과만 어울리는 것도 자신의 취향일 뿐인데 사회는 이를 부정적으로 바라보니 자신의 취향을 부정해야 하는 상황에까지 이르게 되는 것이다.

사회가 잘 굴러가기 위해서는 다양한 유형의 사람이 필요하다. 특정한 성격의 사람만을 좋다고 여기는 것은 사회를 편협하게 만든다. 자신과 잘 맞는 성격에 대한 선호는 있을 수 있지만, 그와 다른 성격에 부정적인 선입견을 가지고 차별을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아 보인다. 각자의 다양한 성격을 긍정과 부정으로 판단하지 말고 그 자체로 존중해주는 자세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