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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진
조현영의 보통 사람을 위한 클래식
닮은 듯 닮지 않은 아리송한 클래식 바흐 평균율과 구노의 아베 마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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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9.10.24
사진=셔터스톡

내꺼인 듯 내꺼 아닌 내꺼 같은 너…….

이런 가사로 시작되는 노래가 있습니다. 라임을 맞춰 보면 닮은 듯, 닮지 않은, 닮은 듯한 클래식도 있습니다. 한마디로 이 곡인지 저 곡인지 아리송한 클래식, 바로 요한 세바스티안 바흐의 평균율과 구노의 아베 마리아입니다.

바흐는 들어봤는데 평균율이요? 갑자기 웬 수학일까요? 사실 여기서 말한 평균율이란 일종의 음악 장르명이고요, 원래 의미의 평균율은 모든 음들의 진동수 비가 균등하게 반음 간격으로 조율되어 있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도레미파솔라시도 모든 음들이 반음 간격으로 조율되어 있기에 듣기 좋은 소리로 울립니다. 또 이런 덕분에 조옮김, 예를 들면 다장조의 곡을 바장조나 사장조로 옮겨 불러도 노래가 똑같은 멜로디로 들리는 겁니다. 좀 어려운가요?

그렇다면 이렇게 정리할게요.

간단하게 ‘바흐가 작곡한 평균율이란 곡!’. 대신 1권 2권은 구분하면 좋은데요, 바흐는 평균율 1권에 24곡, 2권에 24곡 모두 48곡의 평균율을 작곡했습니다. 그리고 제가 소개하는 이 곡은 1권의 첫 번째 바흐작품번호 846입니다.

물론 바흐가 평균율이라는 조율체계를 발명한 것은 아닙니다. 조율이란 악기의 음률을 조정하는 것을 말하고요, 이 음률이란 음 사이의 상대적인 물리적 관계를 말합니다. 원래 평균율은 17세기 프랑스의 수학자 메르센(1588년~1648)의 연구에서부터 시작됐고, 그 연구로 인해 지금은 평균율의 조율체계가 완성된 거죠.

모든 만물은 수학이다

우리는 쉽게 이런 생각을 합니다. 음악가는 음악만 잘 알면 된다고. 하지만 수학적인 지식도 풍부하고 더 정확히는 수학적인 감각이 있어야 음악을 정교하게 잘 만들고 연주할 수 있습니다. 유명한 수학자 피타고라스는 “모든 만물은 수다!”라고 말했어요. 음악에서도 리듬이나 박자 그리고 오늘 알게 된 음률이 모두 수의 개념이에요. 결국 음악을 잘하는 사람은 수학도 잘 한다…!!! 이렇게 결론지을 수 있겠네요.

바흐의 평균율 1권의 1번 전주곡은 아침에 듣기 참 좋은 곡입니다. 잔잔하게 피아노가 마음을 어루만져주는 기분이 들어요. 하지만 한 가지 단점이라면 제목이 없어서 기억하기가 좀 어렵다는 것. 사실 클래식이 어렵다는 게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인데요, 가요나 다른 장르의 음악들은 대부분 곡에 정확한 제목이 있습니다. 그런데 클래식은 모든 곡에 제목이 있진 않아요. 대신 어떤 곡을 들으면 어떤 사람이 작곡한 어느 장르에 몇 번째 곡인지를 기억해야 해요. 예를 들면 바흐가 작곡한 평균율이라는 장르에 첫 번째 곡, 이런 식으로 말이죠. 그래서 그걸 다 기억하려니 처음엔 어려운데요, 일단 제목이 붙은 곡들 중에 들어서 좋은 곡부터 알아 가면 쉽습니다.

바흐가 작곡한 이 곡을 프랑스 작곡가 샤를 구노가 멜로디를 더해서 ‘아베 마리아(Avec Maria)’라는 곡을 작곡합니다. 얼핏 들으면 바흐 같은데, 사실은 구노가 원곡에 오른손 멜로디를 붙여서 새로운 곡이 된 것이죠. 닮은 듯 닮지 않았다는 말은 이런 의미였습니다.

프랑스의 바흐

바흐의 이 어려운 평균율 곡을 리메이크 했다는 작곡가 구노의 이야기를 해볼까요? 보통 저희가 프랑스 작곡가하면 떠올리는 사람은 끌로드 드뷔시(1862~1918)인데요, 샤를 구노는 드뷔시보다 60년 정도 일찍 태어났어요. 구노는 1818년부터 1893년까지 살았는데, 바로 피아노의 시인 쇼팽이 활동했던 당시의 작곡가입니다. 그래도 클래식을 처음 듣는 분께는 조금 생소한 이름이죠?

구노는 파리에서 태어났는데, 5살에 아빠가 돌아가셨어요. 다행히 교양이 높은 엄마에게 문학, 미술, 피아노를 배우고, 18세 때 파리 음악원에 진학합니다. 그리고 국가 장학금 격인 로마 대상을 받아서 로마로 유학을 가는데요, 거기서 신학에 관심을 갖고 교회 음악을 연구합니다. 역시 새로운 곳에서의 삶은 사람을 많이 변화시켜요. 그때 시작된 관심이 바로 이 곡 ‘아베 마리아’가 탄생하게 된 가장 큰 배경이죠. 구노의 작품은 서정적이면서도 굉장히 종교적인데 듣다보면 저절로 정화되는 느낌이 듭니다. 왠지 기도해야 될 것 같고 착하게 살고 싶어집니다. 바흐도 굉장히 성실한 기독교인이고 구노도 그런 종교적인 느낌을 음악으로 전합니다.

바흐를 들으면 구노가 생각나고, 구노를 들으면 흑인 팝가수 바비 맥퍼린이 생각납니다. 바비 맥퍼린은 흥겨운 휘파람으로 돈 워리 비 해피!!(Don’t worry Be happy!)를 부른 재즈 보컬리스트인데요, 이 사람의 스캣송 중 구노의 아베 마리아가 있습니다. 구노가 악기로 이 음악을 연주했다면 맥퍼린은 목소리로 연주를 한 것이죠. 바비의 스캣송은 아카펠라와 비슷한 듯하면서도 약간의 차이가 있습니다. 아카펠라는 ‘교회 풍으로’라는 뜻으로, 반주 없이 노래를 하는 것이고요, 스캣은 재즈-블루스에서 나온 창법인데 자신의 목소리를 악기처럼 소리 내는 것이에요. 그러니까 노래라기보다는 악기 소리를 내는 것처럼 의성어를 붙여 노래하는 것이죠.

전혀 관련 없을 것 같은 관계인데, 서로 간에 이런 영향을 주고받는 모습을 보면 클래식과 팝, 재즈 등 모든 음악은 하나로 통한다는 걸 실감합니다. 바흐의 곡을 구노가 멜로디를 붙여 리메이크 했고, 또 그 곡을 바비 맥퍼린이 스캣송으로 부르는 것처럼요. 어쩌면 음악이 수학과 관련 있고, 클래식이 재즈와도 관계가 있는 것처럼 지금 나와 전혀 관련 없는 것에서 우린 서로 닮은 모습을 찾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유튜브 검색어- 바흐 평균율 중 전주곡 1권의 1번 BWV. 846

유튜브 검색어-구노의 아베 마리아

유튜브 검색어-구노의 아베 마리아/ 바비 맥퍼린과 요요 마 연주

 

조현영 피아니스트,아트앤소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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