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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진
조현영의 보통 사람을 위한 클래식
피아노를 꼭 배우고 싶게 만드는 음악 파헬벨 캐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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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9.08.16

피아노를 꼭 배우고 싶게 만드는 음악! 정말 그런 곡들이 있습니다.

우연히 동네 피아노 학원에서 흘러나오는 소리를 듣다 보면 마술 피리처럼 왠지 끌리는 곡이 있었어요. 뭔지는 모르지만 꽤 멋있게 들리고, 피아노 연주하는 사람은 일반 사람과 달리 밥도 안 먹고 이슬만 먹고 살 것 같은 환상마저 갖게 만드는 음악. 게다가 영화나 티비에서 보면 피아노 선생님들은 대부분 미모가 출중한 여자 분들이 많죠. 사실 피아노를 연주하는 사람이 모두 다 예쁘고 이슬만 먹고 살진 않습니다. 따끈한 설렁탕이나 순대국밥 같은 음식도 좋아하고 생각보다 털털한 분들도 많아요. 그런데도 이런 환상을 갖게 하는 건 사람들이 피아노라는 악기에 갖는 동경 때문일 일겁니다. 요즘은 성인들이 피아노를 배우는 경우도 정말 많습니다. 피아노 치는 사람! 아주 멋있어요. 

이런 여러 마법을 일으키는 곡의 주인공은 바로 파헬벨의 캐논입니다. 조금 더 정확히 곡명을 적어보자면 캐논과 지그 라장조입니다. 작곡가 이름은 생소해도 곡명은 많이 들어보셨을 거예요. 캐논(Canon)!  

‘캐논이라는 단어 많이 들어봤는데, 이게 클래식인가? 카메라 아니야?’ 하시는 분들도 계실 겁니다. 맞아요. 우리가 주변에서 많이 사용하는 카메라와 복사기의 이름도 이 단어입니다.  

캐논이란 라틴어로 규범, 기준이라는 뜻입니다. 여기서는 음악장르를 가리키는 건데, 일종의 돌림노래라고 생각하시면 되요. 왼손의 베이스가 계속 반복되고 오른손의 멜로디들이 주제를 중심으로 조금씩 변하는 식으로 움직입니다. 음들의 진행이 심하게 변하지 않고, 멜로디도 반복이 많아 누구나 들으면 금방 아는 곡입니다.  

서로 흉내 내고 뒤쫓아 가면서 진행되는 돌림노래 형식! 쉽게 말해서 동요 ‘동네 한 바퀴’처럼 일정한 간격을 두고 계속 반복되는 돌림 노래입니다. 동요는 참 이상한 힘이 있어서, 가사를 보면 노래가 바로 흥얼거려져요. 이 노래를 모르는 어른은 한 명도 없을 겁니다. 

‘다 같이 돌자 동네 한 바퀴, 아침 일찍 일어나 동네 한 바퀴,

우리 보고 나팔꽃 인사합니다. 우리도 인사하며 동네 한 바퀴,

바둑이도 같이 돌자 동네 한 바퀴‘ 

이번에는 생소한 작곡가 파헬벨에 대해 알아볼까요? 요한 파헬벨은 사실 이 캐논 말고는 우리가 즐겨 듣거나 연주하는 곡이 드뭅니다. 그에 관한 기록이 많이 소실됐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는 이 한 곡을 통해서 세상의 모든 클래식 마니아들에게 사랑을 받게 되었죠. 요한 파헬벨은 1653년에 태어나 1706년까지 활동한 독일 작곡가입니다. 서양 음악의 아버지 바흐가 활동했던 바로크 시대의 작곡가죠. 바흐랑 같은 독일 사람이고요, 고향이 뉘른베르크라고 프랑크푸르트 남쪽에 위치한 아주 예쁜 도시예요. 나중에 기회 되면 크리스마스 즈음에 꼭 한 번 가보세요. 맥주 안주로 유명한 뉘른베르크 소시지와 더불어 전 세계적으로 크리스마스 마켓이 정말 유명한 곳입니다.

바로크 시대란 대체적으로 1600년부터 바흐가 죽은 1750년경 까지를 일컫는데. 이 시기의 작곡가이자 ‘건반악기의 대가’로 불리는 파헬벨은 뉘른베르크의 성 로렌츠 교회에서 기초적인 음악 교육을 받았습니다. 그 후 비엔나로 가서 궁정 오르가니스트 보조자로 일했습니다. 1677년에는 바흐의 고향인 아이제나흐의 성 슈테판 성당에서 일하며 요한 크리스토프 바흐에게 오르간을 가르쳤는데, 요한 크리스토프 바흐는 우리가 알고 있는 유명한 요한 세바스티안 바흐의 형입니다. 이런 두 사람의 관계로 파헬벨의 풍부한 지식과 경험이 요한 세바스티안 바흐에게 간접적으로 전해지면서 음악에 많은 영향을 미친 계기가 되었습니다. 역시 누구를 만나느냐는 인생에서 정말 중요하고 결정적인 일입니다. 

파헬벨은 실내악 작곡으로 잘 알려진 음악가지만 그의 세레나데, 소나타 같은 장르는 현대적인 요소를 가지고 있다고 칭송 받았습니다. 그러나 아쉽게도 작품들 대부분이 유실되어 전해지지 않는데, 파헬벨 당대에 출판된 것으로 알려진 것으로는 모음곡집을 말하는 파르티타 [음악의 즐거움 Musikalische Ergötzung] 유일했고, 극소수의 따로 떨어진 악보들이 존재했을 뿐입니다. 기록은 언제나 남겨진 것만으로도 많은 의미를 갖고, 그 기록의 힘은 위대합니다. 

자 다시 곡 이야기로 돌아와서요. 이 곡은 한국인이 좋아하는 클래식 10위권 안에 꼭 드는 곡인데, 이런 공을 세운 사람은 파헬벨이기보다는 조지 윈스턴입니다. 지금이야 한국의 이루마 씨나 일본의 히사이시 조 같은 뉴에이즈 피아니스트가 많이 활동을 하지만 1980~90 년대만 해도 조지 윈스턴이 독보적이었습니다.  

‘뉴에이지 음악’이란 새로운 시대의 음악이라는 뜻으로 주로 1980년대에 성행했던 장르이죠. 클래식과 팝의 경계를 초월해 심리치료, 스트레스 해소, 명상에 쓰이는 음악을 일컫습니다. 듣기엔 클래식보다 좀 더 편할 수 있어요. 그리고 그 분야에서 대표적인 조지 윈스턴이 파헬벨의 캐논 멜로디를 가지고 변주곡으로 작곡을 했고요, 이 버전이 다양한 매체를 통해서 사람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습니다. 이 음악은 광고나 영화에서도 자주 등장하는데, 대표적인 영화는 엽기적인 그녀입니다. 차태현 씨와 전지현 씨가 연인 사이로 나왔던 그 영화에서 전지현 씨가 이 음악을 강당에서 멋지게 연주합니다. 그리고 차태현 씨는 그녀에게 프러포즈를 하지요. 피아노를 치는 사람은 남자든 여자든 정말 아름답습니다.  

파헬벨이 처음 작곡을 할 땐 악기의 구성이 3대의 바이올린과 통주저음이었습니다. 그리고 같은 조의 춤곡 ‘지그’가 딸려서 ‘캐논과 지그’로 연주하는데, 지금은 캐논만 따로 분리해서 피아노나 바이올린 솔로로 연주하기도 합니다.  

한국인이 좋아하는 음악, 피아노를 꼭 치고 싶게 만드는 음악, 누군가에게 프러포즈할 때 연주하고 싶은 음악. 파헬벨의 온리 원(Only one!)인  캐논! 

남자건 여자건 악기를 연주할 수 있다는 건 멋진 일이고 행복한 일입니다. 연주하면서 자체 힐링도 되고요. 악기 하나로도 사람이 많이 달라 보여요. 연주자인 제 입장에서도 피아노 치는 사람은 언제나 멋있거든요. 혹시 아직 결혼 안 하신 분들 계시면 지금부터 피아노 열심히 배우셔서 파헬벨의 캐논 연주로 프러포즈하는 거 좋을 것 같아요. 그리고 클래식을 처음 접해서 좀 어렵고 불편하시다면 파헬벨의 캐논 이전에 조지 윈스턴의 연주로 먼저 들어보는 것도 좋습니다.

자 그럼 이제 피아노 학원 등록해 볼까요? 

유튜브 검색- Pachelbel Canon

<오리지널 악기 버전>


<죠지 윈스턴 연주 버전>

 

<락편곡 버전- 피아노 가이즈>

 

<영화 ‘엽기적인 그녀’ 중>

조현영 피아니스트, 아트앤소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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