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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진
조현영의 보통 사람을 위한 클래식
한여름의 트와일라잇, 드뷔시 조곡 ‘달빛( Clair de Lu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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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9.07.05
“있잖아. 그 음악 제목이 뭐야? 빠 빠~~~빰, 빠빠빠빠 밤~~~~”

클래식 문외한인 남편이 열심히 음을 흥얼거리며 제목을 묻습니다.

“뭐라고? 제대로 불러봐. 무슨 음인지 당최 모르겠어!”

다시 한 번 알 수 없는 빠빠빰의 노래는 계속됐고 음정, 박자, 리듬이 엉킨 그 이상한 선율을 못 맞춘 저는 급기야 포기하며 말합니다.

“여보, 모르겠어! 다음에 제대로 듣고 다시 물어봐!”
남편은 자신의 노래를 못 맞춘 피아니스트 아내한테 서운해하며 방으로 들어갔습니다.


음악가도 아니고 절대음감(Absolute hearing 어떤 음을 듣고 그 고유의 음높이를 즉석에서 판별할 수 있는 청각능력)도 아닌 남편이니 제대로 노래를 부르기 만무한데, 너무 큰 기대를 했나 싶어 미안한 마음에 방문을 노크했습니다.
 
아까 그 음악, 어디서 들은 적 있어?
, 이 영화!”
 
남편이 책장에서 DVD를 꺼내며 영화 트와일라잇(Twilight)’가리킵니다.
! 남편은 영화 속 주인공인 에드워드가 연주한 드뷔시의 <달빛>을 말한 겁니다. 갑자기 헛웃음이 나오면서 속으로 중얼거렸습니다.
 
세상에, 이 명곡을 그렇게 딴 곡처럼 부르니 내가 모르지!’
 
마침 날도 더워 잠도 안 오고 음악 이야기도 해줄 겸 같이 영화를 보기 시작했습니다.
영화에서는 뱀파이어인 남자 주인공 에드워드가 멋지게 드뷔시를 연주합니다. 음악가인 제 눈에도 피아노 치는 남자 그것도 얼굴이 잘생긴 남자 주인공의 연주는 세상 멋집니다. 실제로도 저희 피아니스트들이 무대에서 자주 연주하는 이 곡은 듣기에 몽환적이면서도 매력적이어서 많은 분들이 좋아하시죠.
 
이 곡은 음악으로 그림을 그리는 작곡가 클로드 드뷔시 Claude Achille Debussy (1862~1918 프랑스)의 작품으로, <달빛Clair de Lune>은 원래 4곡으로 구성된 모음곡 <베르가마스크 조곡 Bergamasque Suite>3번째 곡입니다. <달빛>은 워낙 유명해서 여러 매체에서 다양하게 사용되었는데 영화 트와일라잇은 물론이고 특히 일본의 유명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가 쓴 <상실의 시대(원제: 노르웨이의 숲)>에도 등장했습니다. 주인공 와타나베와 함께 그의 여자 친구 나오코’, 요양원에서 같이 있던 나이 많은 레이코여사가 주요 인물인데, 나오코가 자살한 뒤 레이코 여사와 와타나베가 조촐하게 장례식을 치르는 장면에서 레이코 여사가 기타로 연주하는 곡입니다.
 
<달빛>은 원래 피아노 독주용 곡이지만 바이올린이나 플루트 같은 다른 악기들이 멜로디를 연주하는 형태로 편곡되어 연주되기도 합니다. ‘베르가마스크란 이탈리아 북부 베르가모(Bergamo) 지방의 춤곡을 일컫는 말인데, 베르가모 지역을 여행하고 돌아온 드뷔시가 1890년에 작곡했습니다. 1890년이면 그의 나이 28세로, 음악적인 작곡 시기로 구분 짓는다면 초기 작품에 해당합니다. 개인적인 생각으론 20대 후반, 30대 초반이 자유롭고 몽환적인 생각을 하기 딱 좋은 시절인 것 같아요. 그 자유와 용기!!!! (가끔 그립습니다.)
 
1<전주곡>, 2<미뉴에트>, 3<달빛>, 4<파스피에> 네 곡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모두 각각 다른 느낌이라 한 곡 안에서 다양한 색채를 느낄 수 있습니다. 형식을 탈피하고 새로운 것을 지향하던 드뷔시의 음악이 미래를 배경으로 하는 SF 영화나 뱀파이어처럼 현실에 없는 존재의 이야기를 그리는 영화에서 배경음악으로 사용된 데는 이런 이유가 있습니다.
 
저는 매달 달이 차오르는 보름쯤이면 달을 탑니다. 달을 탄다니, 무슨 말이냐고요? 이유 없이 기분이 더 감성적으로 변하고 감미로운 음악이 듣고 싶어집니다. 감정의 변화가 너무 심해서 달력을 보면 어느새 보름달이 뜰 시기입니다. 참 이상한 우연이지만 제 주변의 음악 하는 친구들에게 물어보니 저와 같은 경험을 한 사람들이 꽤 많았습니다

아마도 우린 알게 모르게 자연의 섭리에 맞춰 살고 있었나 봅니다. 매달 뜨는 보름달도, 매일 뜨는 달도, 세상 모든 달은 우리를 환상에 젖게 만듭니다. 그래서 달이 뜨는 밤에 듣고 싶은 음악과 태양이 밝아 오는 아침에 듣고 싶은 음악이 다릅니다. 밤에 듣기 좋은 클래식을 추천한다면 단연코 드뷔시입니다.
 
지금 잠 못 이루는 밤을 겪고 계신다면 한 캔의 시원한 맥주와 영화 트라일라잇 그리고 드뷔시를 선물해드립니다
 
출처 유튜브
연주 조성진
 
 
조현영 피아니스트, 아트앤소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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