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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만의 그 法이 알고 싶다
안희정 3년 6개월 확정 결정적 이유 ‘성인지 감수성’? 위력에 의한 성폭력 당한 남성도 해당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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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9.09.10
2017년 12월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가 송년 기자회견에 들어서는 모습. 당시 수행비서 김지은 씨가 뒤에 보인다. 사진=조선DB

대법원이 안희정 전 충남지사에게 징역 3년 6개월을 확정했다. 안 전 지사는 피감독자 간음, 업무상 위력에 의한 추행, 강제추행 등의 혐의로 1심에서 무죄, 2심에서 3년 6개월을 선고받은 바 있다. 1심과 2심 모두 주요 판단 근거로 삼은 건 ‘성인지 감수성’이지만 결과는 엇갈렸다. 1심은 ‘피해자다움’에 맞춰 사건을 해석했다. 대법원은 김 씨가 성폭력 피해를 당했다는 시점 직후에도 안 전 지사와 장난 섞인 문자를 하고, 식당을 예약하는 행위가 개인의 성향과 처한 위치에 따라 충분히 보일 수 있는 행동으로 바라봤다. 성폭력 피해자가 처한 특수 상황을 고려하는 ‘성인지 감수성’에 근거한 판단이었다.

Q. 최근 법조계에서 제기되는 ‘성인지 감수성’은 무엇인가?
A. 성인지 감수성(gender sensitivity)은 양성평등시각에서 일상생활의 성별차이로 인한 차별과 불균형을 감지해내는 민감성을 의미합니다. 예를 들어 성폭력 피해자가 성폭력을 당한 이후에 가해자에게 “만나서 놀러가자”는 문자메시지를 보내거나 전과 다름없이 다정하게 지냈다는 등 피해자답지 않은 사정이 있다고 해도 그것이 성별 차이로 인한 차별과 불균형 때문인지를 민감하게 감지하여 즉, 성인지 감수성을 감안하여 피해자의 피해 진술을 함부로 배척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대법원은 “성폭력 사건을 심리할 때는 그 사건이 발생한 맥락에서 성차별 문제를 이해하고 양성평등을 실현할 수 있도록 성인지 감수성을 잃지 않도록 하여야 한다”고 판결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성인지 감수성은 구체화되어 있지 않은 추상적인 개념으로 모호한 면이 있습니다. 재판부마다 판단 기준이 다를 수 있으므로 안희정 전 지사 판결처럼 판결 내용이 극과 극으로 갈릴 수 있습니다.       

Q. 1심 판결과 2심·대법원 판결이 크게 엇갈렸는데 법원은 각각 ‘성인지 감수성’을 어떻게 해석한 것인가?
A. 1심은 성폭력 피해자가 피해자답지 않은 행동을 하는 경우 피해자의 피해 진술의 일관성, 합리성, 객관성이 없어서 피해자의 피해 진술을 믿기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반면 2심과 대법원은 피해자가 피해자답지 않은 특이한 행동을 하여도 성별 차이로 인한 차별과 불균형에 의한 행동인지를 민감하게 감지하여서 피해자의 피해 진술의 신빙성을 함부로 배척하여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Q. 안희정 전 지사와 김지은 씨의 관계가 업무상 위력에 의한 관계가 아니어도 ‘성인지 감수성’이 적용되었을까?
A. 성인지 감수성은 특히 업무상 위력에 의한 관계에서 피해자의 피해 진술을 판단하는 데 감안되지만, 일반적인 성폭력 사건에서도 성인지 감수성이 감안됩니다.  
 
Q. 양성평등 시각에서 바라봤을 때, 안희정 전 지사와 김지은 씨의 성별이 반대였어도 같은 ‘성인지 감수성’이 적용될까?
A. 성인지 감수성은 피해자가 여성일 경우에 주로 적용되는 개념이지만 피해자가 남성일 경우에도 적용됩니다. 그러나 실제로 피해자가 남성일 경우에 적용되는 사례는 흔치 않습니다. 
 
Q. 대법원의 판결에는 김지은 씨의 일관된 진술 역시 중요하게 작용했다. 피해자의 진술 외에 특별한 증거가 많지 않은 성범죄 재판에서 악용될 소지가 있는 것은 아닌가?
A. 성범죄는 두 사람만이 있던 자리에서 일어난 일이기 때문에 두 사람 중 누구의 진술이 신빙성이 있느냐, 즉 더 믿을 만한지가 중요합니다. 진술의 신빙성은 진술의 일관성, 객관성, 합리성이 있어야 인정됩니다. 그러나 피해자의 일부 피해 진술에 일관성, 객관성, 합리성이 없어도 성인지 감수성을 감안하면 피해 진술의 신빙성을 함부로 배척하여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그런 연유로 성범죄 사건에서 성인지 감수성에 방점을 두면 무고한 피해자가 나올 가능성도 없지 않아 있습니다. 따라서 성인지 감수성을 잃지 않으면서도 “100명의 범죄자를 놓치는 한이 있어도 단 1명의 무고한 사람을 범죄자로 만들지 마라”는 법 정신을 숙고하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Q. 안 전 지사의 부인은 김 씨가 부부침실에 들어온 사례 등을 언급하며 둘의 사이를 ‘불륜’이라고 주장했다. 불륜일 때와 성범죄일 때, 세 사람 각각의 입장은 어떻게 달라지나?
A. 안 전지사와 김 씨가 불륜관계라면 안 전지사와 김 씨가 가해자이고, 안 전 지사 부인이 피해자입니다. 그러나 불륜이 아닌 성범죄라면 안 전지사가 가해자이고 안전지사 부인과 김 씨는 피해자가 됩니다.  

 

 

이재만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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