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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진
신지영의 언어탐험
시베리안 허스키, 너도 비속어니? 탐험대원 '로운'의 언어탐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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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9.05.16

2019년 초, 드라마 <스카이캐슬>은 그 인기에 걸맞게 수많은 유행어들을 만들어냈다. 인기 프로그램에 유행어가 뒤따르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스카이캐슬의 유행어는 다른 프로그램들과는 달랐다. 보통 방송에 나오는 언어는 심의의 대상이 된다. 그래서 많은 비속어들이 일명 삐 처리되거나 순화되는데 유독 스카이캐슬에는 비속어 혹은 비속어를 떠올리게 하는 말들이 많이 나왔다. 이는 스카이캐슬인기의 한 요인으로 분석되기도 했는데, 적절한 타이밍에 등장한 비속어들이 시청자들을 웃게 하거나 답답함을 풀어주는 역할을 했다. 

 

스카이캐슬_시베리안허스키.png

 JTBC 드라마 '스카이캐슬' 캡처

 

이 드라마에서 감초역할을 했던 것이 모두 실제 비속어인 것은 아니었다. 순간순간 나오는 대사에는 비속어인 듯 비속어가 아닌 말들이 많았다. ‘시베리안 허스키수박 씨등이 그 예시인데, 이는 단순히 개의 한 종류와 수박의 씨를 말하는 것이어서욕이라고 할 수 없다. 이 말들은 어떤 것을 지칭하기 위한 명사일 뿐, 누군가를 비하하거나 조롱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이러한 말들이 드라마에서 삐 처리대신으로 사용된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큰 이유는 아마 발음의 유사성 때문일 것이다. 드라마의 경우 어디선가 실제 일어날 것 같은느낌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 실감나는 대사와 현실적인 인물들이 시청자들의 마음을 얻는 것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대놓고 비속어를 사용할 수는 없다. 방송의 특성상 많은 사람들, 특히 어린 아이들이 그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안 그래도 어린 아이들이 많이 사용하는 비속어를 방송에까지 아무렇지 않게 내보낸다면 이는 비속어의 무분별한 사용을 권장하는 부정적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그래서 드라마를 만드는 사람들은 비속어는 사용하지 않되, 비속어가 주는 긍정적 효과는 얻을 방법을 생각해야 했다. 그 방법으로 유사한 발음의 말들을 대신 사용한 것이다. 만약 스카이캐슬의 진진희캐릭터가 비속어 느낌을 주는 말을 사용하지 않고 그 부분을 모두 삐 처리했다면 아마 진진희는 당시의 인기 전부를 얻을 수는 없었을 것이다

 

비속어를 줄일 수 있는 현실 조언

그렇다면 현실에서는 어떨까? 사람들은 현실에서도 비속어를 대신하기 위한 목적으로 비속어와 비슷한 느낌을 주는 말들을 많이 사용할까? 사실상 그렇지는 않다. 현실에서는 대중에게 미칠 영향력을 고려하여 말하지 않기 때문이다. 요즘에는 비속어의 사용이 매우 만연하며, 많은 사람들이 아무 고민 없이, 습관적으로 비속어를 사용하곤 한다.

물론 방송을 벗어난 현실에서도 비속어는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 분노를 비속어로 표현함으로써 마음을 가라앉히는 경우도 있고, 가끔은 친숙하고 정감 있게 느껴지는 비속어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비속어를 무분별하게 사용하는 것은 분명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많은 경우, 비속어는 사람에게 상처를 주기 위해 만들어진 말이고, 실제 많은 언어폭력의 한 요소로 사용되기 때문이다.

몇몇 비속어의 경우 많은 사람들이 그 뜻을 제대로 알지 못하고 습관적으로 사용하지만, 알고 보면 차마 입에 담기도 어려울 정도의 나쁜 뜻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이런 나쁜 의미의 비속어를 아무 의미 없이 단순히 감탄사로 사용하기도 하니, 이에 대한 규제는 분명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저 사용하지 말라는 말로 규제하기에는 너무 많은 사람들이 비속어를 습관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비속어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비속어 사용은 개인의 선택이기 때문에 완벽한 규제를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러나 적어도 나쁜 뜻의 비속어만큼은 규제해야 한다고 생각하기에 나는 그 하나의 방안으로 방송에서처럼 발음이 비슷한 말들을 사용하는 것을 시도해 보았으면 한다. 드라마에서 비속어를 사용하지 않고도 그 효과를 얻은 것처럼, 현실에서도 발음이 유사한 말들을 사용하여 감정 표현을 하고, 통쾌한 감정을 얻는 것은 꽤 효과적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이미 습관적으로 입에 붙어버린 비속어를 떼는 것은 쉽지 않다. 그러나 그저 비속어를 절대 사용하지 않겠다!’는 다짐을 하는 것보다, 비속어를 내뱉고 싶어질 때 비슷한 단어들을 이용하겠다고 마음먹는다면 조금 더 쉽게 안 좋은 뜻을 가진 비속어들을 줄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렇게 비속어를 사용한 듯 안 하는 언어 습관은 감정 표현을 하는 사람과 그 말을 듣는 사람 모두가 덜 상처받으면서 솔직해질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로운(필명) 고려대학교 국어국문학 18학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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