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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지영의 언어탐험
일상을 탐험으로 만드는 언어 탐험가이자 언어를 통해 인간을 이해하고 사회를 들여다보고자 하는 인문학자. 베이스캠프는 고려대학교.
언어의 세계를 탐험하며 발견한 흥미진진한 이야기들을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감히 시어머니께 반말? vs 편한 사이인데 뭐 어때! 탐험대원 '로운'의 언어탐험
입력 : 2021.11.09

 김경아, 권재관 부부는 ‘1호가 될 순 없어라는 프로그램에 출연하고 있다. 한 에피소드에서 권재관의 부모님이 부부의 집에 방문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평소에도 스스럼없이 시부모님을 대하는 김경아는 이번에도 시부모님께 반말과 존댓말을 섞어가며 말했다. 나는 이 장면을 보며 다소 충격을 받았는데, 시부모님께는 반드시 존댓말을 써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진짜 엄마와 딸 같다며 나처럼 놀란 반응을 보이는 출연자들이 꽤 많았는데, 이를 계기로 가족 간 반말과 존댓말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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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어머니에게 반말을 하는 김경아씨의 모습에 출연자들의 갑론을박이 있었다.Ⓒjtbc 화면

  

 우리는 부모님께 존댓말을 쓰기도 하고 반말을 쓰기도 한다. 내 경우엔 반말을 사용하고 있다. 부모님이 존댓말을 쓰면 거리감이 느껴진다며 반말을 쓰라고 하셨기 때문이다. 그래서 처음엔 모두가 나처럼 부모님께 반말을 쓴다고 생각했다. 그러다 이 생각이 틀렸다는 것을 알게 된 일이 생겼다. 친구가 부모님께 존댓말을 꼬박꼬박 쓰는 것을 들은 것이다. 별일 아니었지만 나름 충격을 받았던 것 같다. 그때부터는 친구들이 부모님께 존댓말을 쓰는지 반말을 쓰는지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혹시 내가 부모님께 예의 없이 말하는 건 아닌지 그렇다면 앞으로는 존댓말을 써야 하는 것은 아닌지 한참 고민을 하기도 했다.

 어떤 친구들은 부모님은 물론 할머니나 삼촌 등 다른 친척 어른께도 스스럼없이 반말을 쓰는 친구도 있다. 어렸을 적 할머니와 함께 살 때는 나도 할머니께 반말을 썼는데, 학교에 다니고 할머니와 따로 살게 되면서 존댓말을 쓰기 시작했다. 이렇듯 어렸을 적의 경험이 있는데도, 할머니께 반말을 쓰는 친구를 보며 그래도 괜찮은지 의문이 들었다. 

상대방과의 유대감이 중요

 방송을 계기로 내가 존댓말과 반말 사이의 경계를 너무 고정적으로, 편견을 가지고 바라본 것은 아니었는지 생각해 보게 되었다. 대화는 서로의 감정을 공유하고, 정보를 전달하며, 서로를 이해해가기 위한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언어를 바르게 사용하는 것은 중요하지만, 대화 당사자들이 서로 불편하지 않다면 그 도구를 편하게 사용하는 것은 자율적인 일이다. 김경아와 시어머니는 오래 함께 생활하면서 충분한 유대감을 쌓았다고 한다. 이런 당사자들이 서로 편하게 대화하는데, 굳이 당사자가 아닌 사람이 그것을 보고 놀라거나 의아해할 필요는 없는 것이었다.

 다만, 반말을 사용할 때 상대가 불편해하는 것은 아닌지 살필 필요는 있을 것 같다. 존댓말과 반말에 대해 검색해보면, 상대가 반말을 사용하는 것이 불편한데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질문들이 생각보다 많다. 예를 들어, 사돈지간에 한 쪽이 일방적으로 반말을 사용해서 무시당하는 느낌을 받았다는 글도 있었다. 꼭 가족, 친척 관계가 아니더라도 갑자기 상대가 반말을 해서 당황하는 경우도 꽤 있다. 상대가 본인보다 어려 보인다고 반말을 썼다가 나중에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어 당황하는 경우도 많이 보았다.

 서로가 스스럼없이 반말을 사용해도 괜찮은 상황에서 반말을 사용해 친근감을 표현하는 것은 좋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어느 정도 거리감을 두고 시작해야 할 사이도 분명 있다. 처음 만난 사이에 대뜸 반말을 사용한다면 상대는 무시당하는 느낌, 존중받지 못하는 느낌을 받을 수도 있다.

 존댓말과 반말을 언제, 어떤 상황에서 사용해야 하는지는 대화 당사자들에게 달려 있는 문제이다. 완벽히 정해진 규칙이 없는 만큼, 유연하게 잘 사용한다면 서로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고 더 돈독한 관계가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잘못 사용하면 오히려 관계를 불편하게 만들 수도 있음을 잊진 말자! 다른 사람들끼리의 존댓말과 반말은 그들의 자유로 두고, 나의 존댓말과 반말은 한 번 더 생각해보기로 한다면 높임표현으로 인한 불편한 일이 덜 생기지 않을까

로운(필명) 고려대학교 국어국문학과 18학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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