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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지영의 언어탐험
일상을 탐험으로 만드는 언어 탐험가이자 언어를 통해 인간을 이해하고 사회를 들여다보고자 하는 인문학자. 베이스캠프는 고려대학교.
언어의 세계를 탐험하며 발견한 흥미진진한 이야기들을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데...고래는 과연 행복할까?
입력 : 2021.08.31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속담은 칭찬이 우리에게 주는 긍정적인 효과를 언급할 때 주로 사용된다. 누구나 들어봤을 만큼 흔하게 쓰인다는 사실이 칭찬의 압도적인 긍정 이미지를 보여주는 듯하다. 그런데 이런 속담을 들을 때, 혹시 뭔가 찜찜한 느낌이 든 적은 없는가? 우리는 정작 고래 입장을 들어본 적이 없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고래가 춤을 추는모습을 볼 수 있는 장소는 정해져 있다. 바로 수족관이다. 서커스는 동물복지를 외치는 많은 사람들이 가장 반대하는 행위 중 하나이다. 고래에게 맞지 않은 환경에서 억지로 훈련시키는 것이기 때문이다. 속담에 나오는 고래도 춤을 추고 싶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이야기이다. 이렇게 칭찬으로 훈련되는 고래 이야기를 우리에게 적용해보면 어떨까? 칭찬은 우리에게 좋기만 한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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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칭찬은 대체로 좋은 것이라고 생각했다. 거짓으로 칭찬을 하는 것은 결국 서로에게 좋지 않다는 건 분명히 알고 있었다. 하지만 진심으로 하는 칭찬은 나쁠 것이 전혀 없다고 생각했다. 사람들은 다양한 이유로 다양한 대상에게 칭찬을 한다. 어떤 이의 능력을 칭찬하기도 하고, 노력을 칭찬하기도 하며, 외모나 소유물에 대한 칭찬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런 모든 종류의 칭찬이 항상 좋기만 한 것은 아니라는 것을 한 심리학 강의를 통해 알게 되었다.

칭찬을 어떻게 하는지가 아이들의 행동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실험 내용이 심리학 강의에서 소개되었다. 보통 수준의 문제를 푼 아이들 중 똑똑하다는 칭찬을 반복적으로 들은 아이들은 똑똑하지 않다는 이야기를 들을까 봐 더 어려운 도전을 하지 않았다. ‘칭찬을 계속 듣기 위해 성장을 위한 도전을 꺼리게 된 것이다. 반면 열심히 한다’, 혹은 노력했다는 칭찬을 들은 아이들은 문제를 맞게 푸는지보다는 노력의 행위에 대한 칭찬을 받았기 때문에 어려운 도전도 거리낌 없이 할 수 있었다고 한다.

이 이야기를 접하자 칭찬에 대한 생각이 달라졌다. 진심으로 칭찬한다고 해서 무조건 모두 좋은 결과를 만들지는 않는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앞선 사례에서처럼 칭찬이 아이들의 성장을 더디게 만들 수도 있다. 수업 후 자신의 경험담을 털어놓는 학우들도 많았다. 어떤 분야에 대해 똑똑하다, 잘한다는 칭찬을 계속 들었을 때,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것이 두려웠다는 것이다. 성공 여부가 불확실한 일을 괜히 시도했다가 결국 똑똑하지 않은사람이 될 수도 있으니 말이다. 나 또한 느껴본 적이 있는 감정이기에 쉽게 공감할 수 있었다.

이뿐만이 아니다. 우리가 흔히 하는 외모에 대한 칭찬은 강박으로 이어질 수 있다. ‘거식증이라는 병을 들어본 적 있을 것이다. 건강하지 않은 방법으로 마른 몸매를 가지게 되었을 때 예쁘다, 혹은 보기 좋다는 칭찬을 듣게 되면 이런 생활패턴을 유지해야 예뻐 보일 수 있다는 마음이 든다고 한다. 칭찬이 결국 병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뜻이다.

아예 칭찬자체가 좋지 않다고 주장한 심리학자도 있다. 하지만 나는 이 생각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칭찬자체의 긍정적 효과를 무시할 수는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여전히 적절한 칭찬은 관계를 부드럽게 만들고, 자신감을 심어주기도 하며, 스스로를 긍정적으로 볼 수 있게 도와준다고 믿는다.

그래도 누군가에게 칭찬을 건네기 전 한 번은 다시 생각해 볼 필요성을 느끼게 되었다. 위험한 칭찬도 있다는 것을 충분히 깨달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했던 칭찬 중 위험한 칭찬은 없었는지 돌아보는 건 어떨까? 내가 한 칭찬이 고래가 원하지도 않는 춤을 추게 만들었던 것은 아닌지 말이다. 앞으로 알맞은칭찬을 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로운(필명) 고려대학교 국어국문학과 18학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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