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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상의 운동을 기하학으로 설명한 천문학자 프톨레마이오스(Cláudius Ptolemǽus, 서기 83~1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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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9.02.11
그림 신로아

 가로등이 없는 산골의 밤하늘에는 적어도 2천 개 이상의 별이 보인다. 그 별들은 거의 전부가 붙박이별 항성(恒星, fixed star)1)이다. 항성들은 북두칠성이나 카시오페이아 같은 별자리 모양을 유지한 채로 동쪽 지평선에서 떠올라서 남쪽 하늘을 지나 서쪽 지평선 아래로 진다. 이러한 현상은 지구의 자전에 의해서 약 23시간 56분2)의 주기로 반복되는 겉보기 운동이므로 일주 운동(日週運動, diurnal motion)이라고 한다.

1)항성도 실제로는 움직이고 있다. 태양의 경우에도 은하의 회전 운동에 의해서 초속 220km의 속력으로 움직이고 있다. 그렇지만 별들은 아득히 먼 거리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별자리의 모양이 달라지는 것을 맨눈으로 알아 볼 정도가 되려면 적어도 수 만 년의 시간의 필요하다.

2)하루는 24시간이지만, 지구의 자전 주기는 약 23시간 56분이다. 하루의 길이가 지구의 자전 주기보다 긴 이유는 지구의 공전 운동 때문이다. 지구는 태양에 대해서 1일에 약 1°를 공전하고 있으므로 하루가 지나면 태양의 위치가 1° 만큼 달라진다. 그러므로 해시계의 그림자로 시각을 맞추면 평균 24시간이 지나야 어제와 오늘의 시각이 일치하게 된다. 따라서 하루는 24시간이고, 별들의 일주 운동 주기는 약 23시간 56분이 된다. 결국 별들은 매일 4분씩 일찍 뜨게 되고 이러한 시간차가 누적되어 봄, 여름, 가을, 겨울 관측할 수 있는 별자리도 바뀌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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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많은 별들 중에는 항성이 아니라 행성(行星, planet)이라 불리는 것들이 있다. 별자리에 속하지 않고 자유롭게 방랑하는 떠돌이로서 보통의 별들보다 몇 십 배는 밝게 보이는 것이 행성이다. 그러나 행성들의 실제 크기는 항성에 비할 수 없이 작다. 태양계의 식구들이기 때문에 거리가 아주 가까워서 밝게 보이는 것일 따름이다. 태양계 행성은 수성, 금성, 지구, 화성, 목성, 토성, 천왕성, 해왕성 8개이지만 맨눈으로 관찰할 수 있는 행성은 수성, 금성, 화성, 목성, 토성 5개뿐이다. 천왕성과 해왕성은 망원경을 통해서만 볼 수 있다. 
 행성의 위치 변화는 대개 서→동 방향으로 일어나는데 이를 순행(巡行)이라고 한다. 때때로 행성들은 동→서로 이동하는 것처럼 보일 때도 있는데, 이런 경우에는 역행(逆行)이라고 한다. 화성(火星, Mars)의 경우 2년 정도를 순행하고, 2개월 정도의 기간은 역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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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대 그리스의 이집트에서 태어난 것으로 추정되는 프톨레마이오스는 천문학자, 지리학자, 점성학자, 수학자로 알렉산드리아에서 활동하였다. 그는 아리스토텔레스, 히파르코스와 같은 고대 학자들의 가설을 연구하여 보다 정교한 이론의 천동설을 만들었다. 그의 생각은 서기 140년 경 라틴어로 편찬한 ≪천문학 집대성≫으로 정리되었고, 9세기 초 아랍어로 번역되어 ≪알마게스트; Almagest(최대의 書)≫라는 제목으로 유명해졌다.
 프톨레마이오스의 천동설은 지구가 우주의 중심 근처에 고정되어 있고, 달, 수성, 금성, 태양, 화성, 목성, 토성이 지구 주위를 회전하고 있는 모델이다. 토성의 바깥쪽에는 항성들이 점처럼 박혀 있는 항성구가 둘러싸고 있다.
 프톨레마이오스는 전대 학자들이 창안해 낸 주전원(周轉圓, epicycle) 개념을 도입하여 행성들의 역행 운동을 설명했다. 주전원은 이심을 중심으로 굴렁쇠처럼 회전하는 가상의 궤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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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톨레마이오스의 천동설은 천체들의 위치 변동을 기술적으로 짜 맞추기 위해서 행성들마다 각각 다른 주전원들을 그려 넣어야 했고 원운동의 중심 또한 통일될 수가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3권으로 되어 있는 그의 천문학 책 ≪알마게스트≫는 16세기까지 천문학 교과서의 지위를 누렸다. 그렇지만 예리한 관찰을 통해 반박할 수 있는 결함들을 내포하고 있었기 때문에 후일 코페르니쿠스에 의해 지동설이 제기되는 동기를 제공하게 된다.
 프톨레마이오스는 천문학 이외에도 기하학, 역학, 음악, 지리학, 점성학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저술을 남겼다. 그가 쓴 네 권의 책 ≪테트라비블로스; Tebrabiblos≫는 점성술의 바이블로 알려져 있으며, 여덟 권으로 이루어진 ≪지리학; Geographia≫은 지도의 제작법에 관한 상세한 내용이 담겨져 있다. 그의 세계지도 제작법에는 처음으로 위도와 경도의 개념이 등장하며, 구형의 지구를 평면 위에 나타내는 투사법이 소개되어 있다. 그러나 그가 제작한 세계지도는 남아 있지 않으며, 15세기에 이르러 후대 학자들의 그의 도법에 따라서 세계지도 목판본을 재현한 것이 유물로 전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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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리학≫에 기술된 지도 제작 방법과 지역 좌표를 이용해 1482년 제작된 프톨레마이오스 지도는 대서양 카나리아 섬 근처를 경도 0°, 중국 중부 지역을 180°로 표시하였고, 북위 65°와 남위 25°까지 나타내었으며 적도와 북회귀선, 남회귀선이 그려져 있다. 지도의 바깥에 그려진 12명의 얼굴은 풍신(風神)을 나타낸다. 풍신은 입으로 바람을 불어 지구가 둥둥 떠 있도록 하는 역할을 하는 상상의 존재이다. (출처: Decorative Maps by Roderick Barron - ISBN 1851702989. public domain.)
 알마게스트와 지리학을 비롯한 저서들은 그의 뛰어난 기하학 실력을 바탕으로 한 것이었다. 프톨레마이오스를 영어권에서는 흔히 톨레미(Ptolemy)라는 이름으로 부른다. 기하학에서는 ‘톨레미의 정리’를 남겼는데, 이는 원에 내접하는 사각형 ABCD의 변과 대각선 길이에 대한 연산 정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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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진 경성고 과학교사 《너무 재밌어서 잠못드는 지구의 과학》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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