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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지영의 언어탐험
일상을 탐험으로 만드는 언어 탐험가이자 언어를 통해 인간을 이해하고 사회를 들여다보고자 하는 인문학자. 베이스캠프는 고려대학교.
언어의 세계를 탐험하며 발견한 흥미진진한 이야기들을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경상도 vs 서울? 높이대로 읽어보세요 탐험대원 '나로'의 언어탐험
입력 : 2021.02.23

 

다음은 얼마 전 인터넷에서 화제가 되었던 사진이다. 사진에 나와 있는 문장을 소리 내어 읽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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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위 문장을 어떻게 읽었는가?

위 사진 속의 문장을 경상 방언으로 읽으면 음이 계속해서 올라가고, 서울 방언으로 읽으면 음이 계속해서 내려간다는 것을 느꼈을 것이다. 이런 재미있는 억양에 공감한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발음 후기를 공유하기도 하였다.

, 다시 어느 정도 높이까지 올라가는 거예요?문장을 읽어보자. 정말로 계속해서 올라가거나 내려가는 억양으로 말하는가?

자신의 발음을 잘 생각해 보면 그렇지 않다는 것을 눈치챌 수 있을 것이다. 한국어는 올라가고 내려가는 억양이 반복되기 때문에 한쪽으로 올라가거나 내려가기만 하는 억양은 잘 나타나지 않는다. 또 특정 음으로 지속되는 구간이 나타나기도 한다. 위의 문장도 마찬가지이다. 계속해서 올라가거나 내려간다고 생각했던 구간도 잘 들어보면 더 이상 음이 변화하지 않고 지속되는 부분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이번엔 어느 정도 높이까지 올라가는 거예요?’ 문장을 천천히 읽어 보자. 자연스럽게 어느 정도/높이까지/올라가는/거예요?’와 같이 끊어 읽게 될 것이다. 끊어 읽는 순간 연쇄적인 억양도 끊어진다. 문장 전체에 걸쳐 음의 연속적인 변화가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3~4글자 안에서의 높낮이 변화가 반복해서 나타난다.

이렇게 찬찬히 들어 보면 위의 사진은 우리의 말소리와 꼭 일치하지는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왜 우리는 사진과 억양이 비슷하다고 생각했을까?

먼저 사진의 글자 배치가 특정 억양을 유도했다고 볼 수 있다. 사진 속 문장은 글자의 위치가 모두 달라서, 글자의 상대적인 위치에 따라 높낮이를 조정하며 읽게 된다. 앞의 글자보다 위쪽에 위치하면 음을 높여 읽게 되고, 앞의 글자보다 아래쪽에 위치하면 음을 낮춰 읽게 된 것이다. 이러한 방법으로 읽을 때 실제론 더 이상 높낮이 변화를 하지 않더라도 자신이 음을 높이거나 낮추며 읽고 있다고 착각하게 된다. , 보이는 대로 음을 조정하거나 과장해서 읽고는 자신이 평소에도 그렇게 발음해 왔다고 생각한 것이다.

띄어쓰기 없이 표시한 것도 영향을 주었다. 실제 발화에서는 띄어쓰기한 부분에서 쉬어 가며 읽지만 해당 사진은 띄어쓰기 없이 붙여 씀으로써 쉬는 부분을 주지 않았다. 이로 인해 띄어쓰기를 기준으로 억양이 변화해야 하는 부분에서 억양이 변하지 않아 어색한 발음이 되었다. 위 사진을 보고 문장을 읽을 때 말이 빨라지거나 숨이 찬 것도 띄어쓰기가 없기 때문이다.

어딘가 어색한 문장도 착각에 한몫 했다. 일상생활에서는 어디까지 올라가는 거예요?’ 등 좀 더 짧은 문장을 사용하지만 해당 사진은 억양 변화를 극적으로 나타내기 위해 늘어진 문장을 사용하였다. 문장이 이해되지 않을 정도로 긴 문장은 아니지만, 자주 사용하지 않는 표현을 사용해 발음의 혼란을 유발하였다.

실제 말소리와 차이는 있지만, 경상 방언과 서울 방언 억양의 경향성을 드러냈다는 점에서는 의미가 있다. 말소리를 자세히 살펴본 이번 탐험을 통해 우리말의 억양과 방언에 대한 생각을 정리해 보는 기회가 되었길 바란다.

나로(필명) 고려대학교 국어국문학 18학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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