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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영의 다음 인재
마이크로소프트 아시아 리전 매니저로, 전세계 커뮤니티 리더를 관리하고 있습니다. 2000여 명의 소프트웨어 인재와 소통하며 그들의 커뮤니티 리더십을 알리는 일을 합니다. 이 경험을 녹여 《홀로 성장하는 시대는 끝났다》를 펴냈고, 각계각층과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시대의 글로벌 인재 육성을 위한 전략과 지혜를 나누고 있습니다.
글로벌 기업은 어떻게 인재를 찾아내나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샤오미, 삼성이 판을 까는 방식
입력 : 2021.02.21

세계 최고 IT 기업들은 커뮤니티 리더들이 활약할 수 있도록 다양한 제도와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마이크로소프트가 MSP(Microsoft Student Program)와 MVP(Microsoft Most Valuable Professional)를 운영하듯, 구글은 GDG(Google Developer Group), 페이스북은 Developer Circle 그리고 애플은 WWDC(World Wide Developer Conference) 장학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이 기업들이 운영하는 개발자 콘퍼런스도 규모가 어마어마하다. 마이크로소프의 빌드(Build)와 같은 개발자 행사는 티켓 값이 몇 백만 원에 달해도 수 만장의 티켓이 하루이틀이면 매진된다. 직원이 세션 진행을 하기도 하지만, 전 세계 커뮤니티 리더가 직접 세션을 진행하기도 한다. 마이크로소프트의 기술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행사의 메인 발표자가 될 수도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뿐만이 아니다. 미국의 기업들은 다양한 사람이 모여 맘껏 뛰어놀며 성장할 수 있도록 판을 까는 데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 판을 깔아 사람이 모이면 인재도 모이고 고객도 모인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샤오미의 성장을 견인한 ‘미펀(米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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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자는 그럴 것이다. 돈이 많은 미국 기업이나 그럴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당장 돈이 되지 않는 커뮤니티에 투자를 하는 것이 말이 되냐고? 하지만 중국 샤오미의 성장을 견인한 ‘미펀(米粉, 샤오미의 팬 커뮤니티)’을 보면 생각이 달라질 것이다. 이들은 애플 마니아와 같이 어떤 제품을 열렬이 좋아하는 단순 팬과는 다르다. 제품의 기획 및 개발에 직접 참여하기 때문이다. 

샤오미 스마트폰 운영체제(OS)인 ‘미유아이(MIUI)’는 미펀의 피드백을 일주일 단위로 반영해 매주 금요일 오후 5시에 업데이트한다. 이런 전략은 샤오미가 창업할 때부터 적용했으며, ‘미유아이’를 처음 개발할 때부터 미펀 100명을 초대하여 ‘알파 테스트’ 단계부터 참여시켰다. 

초기 제품 개발에 참여했던 100명의 열성 미펀은 현재 1,400만 명으로 불어났다. 이들이 제품 개발에 참여하는 데서 느낀 자부심이 샤오미에 대한 애정으로 변하고, 그 애정이 주변 사람을 끌어들여 세가 불어난 것이다. 현재 미펀이 중국 각지에서 여는 지역별 모임만 연간 300회에 이른다. 매일 한 건의 팬 모임이 있는 셈이다. 샤오미 개발자들의 핵심 업무 역시 ‘미펀’과 소통하는 것이다.

미펀의 요구에 맞춰 서비스를 개선하는 부분은 마이크로소프트의 MVP와 비슷한 면이 있다. 샤오미의 공동창업자이며 마케팅 책임자인 리완창(黎萬强)은 ‘참여감’을 샤오미의 중요 성공 요인으로 꼽으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요즘 젊은이들은 기능이나 브랜드를 소비하는 게 아니다. 참여를 통한 성취감을 소비한다.”

우리집에도 최근 로봇 청소기를 들이며 샤오미 브랜드를 처음 접하게 되었다. 솔직히 중국 브랜드라 무시하는 마음이 없지 않았다. 하지만 온갖 소셜미디어를 뒤져 가성비 최고의 제품을 찾아냈다고 확신에 차 있는 남편의 고집을 꺾지 못해 들이게 되었다. 지금은 내 최애템이 되었다. 몇 배 더 비싼 국내 대기업 제품에 결코 뒤쳐지지 않는다.

실제 국내에서도 합리적인 소비를 하려는 소비자들에게서 샤오미가 자주 거론되고 있다. 삼성전자, LG전자가 장악하고 있는 국내 전자제품 시장에 샤오미가 작은 균열을 낸 것은 틀림없는 것 같다. 

 

삼성의 디벨로퍼 컨퍼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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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자 커뮤니티를 육성하는 '삼성 디벨로퍼 컨퍼런스.' 전세계 개발자들을 대상으로 매년 샌프란시스코에서 이틀간 열린다. ©삼성 홈페이지 캡처
 

 

삼성도 이러한 개발자 커뮤니티를 육성하고 로열티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매년 샌프란시스코에서 2일간 열리는 삼성 디벨로퍼 컨퍼런스(Samsung Developer Conference)가 그 예이다. 약 5,000명 규모의 개발자를 대상으로 삼성의 각종 기술을 시연하고, 다양한 기술 세션도 제공한다. 전 세계 개발자를 대상으로 우리 나라 기업이 소프트웨어 파워를 펼치고 있어 자랑스럽다. 

삼성은 영삼성과 같이 대학생을 위한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잘 운영하고 있지만, 조금만 더 개선한다면 훨씬 파급력이 클 것 같다. 내부의 상황을 속속들이 알 수는 없으나 영삼성에서 활동하는 대학생들이 콘텐츠 크리에이터의 영역에 집중되어 있는 듯하다. 

그런데 크리에이터란 직업도 훌륭하지만, 우리나라 최고 기업답게 대학생들의 꿈을 조금 더 키우는 프로그램을 운영해도 좋지 않을까? 특히, 삼성 디벨로퍼 프로그램(Samsung Developer Program)과 연계하여 젊은 커뮤니티 리더를 적극 육성하고 키우면 어떨까? 우리나라의 부족한 점으로 늘 지적 받고 있는 소프트웨어 파워를 키우는데 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삼성이 소프트웨어 파워를 키우려면...

오래 전부터 우리나라가 압도적인 하드웨어 개발 능력 대비 소프트웨어 개발 능력이 뒤쳐지는 이유에 대해 많은 논쟁이 있어왔다. 게임을 제외한 소프트웨어 중 해외에서 성공한 사례는 손에 꼽힐 정도로 적다. 우리나라의 상명하복 문화와 엘리트 위주의 교육이 하드웨어의 성공을 견인하는 데 큰 역할을 한 것은 분명해 보인다.

하지만 빅데이터, AI 등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진행되는 4차 산업혁명에서는 어떨까? 외부 커뮤니티와 긴밀히 피드백을 주고받으며 함께 성장하는 생태계를 만들지 않고서 지금과 같은 성장을 기대할 수 있을까? 

오늘날 소비자는 무척 똑똑하다. 단순히 브랜드 이미지만 보고 소비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기업이 소비자를 기업 내부로 끌어들여야 한다. 세계를 주름잡는 기업들뿐만 아니라 후발주자인 중국 기업조차도 젊은 소비자들이 기업의 제품개발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하며 성취감을 느끼고 그것이 소비로 이어진다는 사실을 잘 안다. 커뮤니티를 동호회 정도로 치부하고 무시하는 기업은 더 이상 성장하기 어렵다.

 

* 커뮤니티 리더십을 다룬 책 《홀로 성장하는 시대는 끝났다》 내용의 일부입니다. 빠르게 격변하는 시대에 필요한 인재, 이런 인재는 어떻게 탄생되고 또 길러지는지 함께 고민해보기 위해 마련한 장입니다. 많은 의견 부탁드립니다.

이소영 마이크로소프트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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