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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지영의 언어탐험
일상을 탐험으로 만드는 언어 탐험가이자 언어를 통해 인간을 이해하고 사회를 들여다보고자 하는 인문학자. 베이스캠프는 고려대학교.
언어의 세계를 탐험하며 발견한 흥미진진한 이야기들을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OOO 덕분에 나의 하루가 달라졌다! 탐험대원 '하릅'의 언어탐험
입력 : 2021.02.02

eㄸㄸㄸㄸㄸㄸㄸㄸㄸ대학교에 들어오고 나서 인터넷 강의 질문 답변 알바를 시작했다. 이용자가 질문을 올리면 정해진 시간 안에 그에 대한 답변을 하는 것이 내가 맡은 업무이다. 이 일을 하면서 참 신기하다고 생각한 것은, 고작 몇 글자가 기분을 좌우한다는 사실이었다.

질문 게시판에는 매일 수많은 이용자의 질문이 수십 개씩 올라온다. 그 질문들은 크게 두 부류로 나눌 수 있다. 바로 ‘안녕하세요. 00페이지 답이 뭔가요?’와 같이 질문하는 유형과, 단도직입적으로 ‘00페이지 답이 뭔가요?’와 같이 질문하는 유형이다. 

‘안녕하세요’, ‘항상 감사드립니다’ 등과 같은 인사말을 포함한 질문을 받으면 기분이 좋아진다. 차가운 액정 너머로만 만나는 사이임에도 ‘아, 지금 내가 따뜻한 마음을 가진 사람을 대하고 있구나’라고 실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질문한 사람들에게는 더 신경이 쓰이고 때로는 답변자 매뉴얼을 벗어난 위로와 응원을 남기게 되기도 한다.

반면 ‘용건만 간단히’ 남긴 질문을 받으면 나도 덩달아 사무적으로 답변을 남기게 된다. 특히 다짜고짜 나를 하대하는 듯한 태도를 취하는 이용자의 질문을 받으면 마음에 상처를 받을 때도 있다. 이런 이들에게는 답변에 마음이 실리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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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DB

최근에는 또 다른 일을 시작했는데, 이 업무도 온라인상에서 글을 통해 사람을 대해야 한다. 많은 사람을 대하기에 그들의 이름을 기억하지 못하기 십상이지만 그들 중 유일하게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고 인사말을 적었던 사람은 아직도 기억에 강하게 남아있다.      

이처럼 비대면 상황에서 ‘글’과 ‘문자’로만 소통하는 사이에서, 인사말이나 안부를 묻는 말이 더욱 중요할 수 있다는 것을 실감하는 요즘이다. 코로나19로 인해 메일이나 메신저 등으로 사람을 접하는 기회가 잦아졌다. 그래서 글로만 그 사람의 첫인상을 파악해야 할 때가 생긴다. 그럴 때마다 그가 건네는 짧은 인사말이나, 몇 문장의 좋은 글귀가 더욱 마음에 와닿는다.

이런 경험들로 인해 몇 마디가 그 사람의 기분을, 때로는 하루를 좌우할 수 있음을 깨달았다. 그래서 요즘 메신저를 보낼 때 최소한 몇 글자라도 덧붙이려고 노력하는 중이다. 업무에 관해서만 연락하는 사람에게 메일을 보낼 때에도 기분 좋은 인사말을 남긴다. 본론을 끝내고 나서 좋은 하루가 되기를 바란다는 말도 꼭 적고 있다. 나의 작은 노력으로 내 글을 읽는 사람의 하루가 기쁨으로 충만할 수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하면서 말이다.  

이 글을 읽고 있는 여러분에게 제안하고 싶은 것이 있다. 혹시 메신저를 보낼 일이 있다면 안부를 묻는 짧은 말이나, 인사말을 덧붙이면 어떨까? 이 몇 글자는 글을 받는 상대방에게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닐지도 모른다. 어쩌면 상대방에게 기분 좋은 하루를 선물할 수도 있다!

하릅(필명) 고려대학교 국어국문학과 18학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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