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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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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대기로 지구의 크기를 측정한 과학자 에라토스테네스(Eratosthenes, 기원전 276년 ~ 기원전 19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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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9.01.29
그림 신로아
《에라토스테네스는 북부 아프리카 고대 그리스의 키레네(Cyrene)1)에서 태어나 아테네에서 교육을 받았고, 알렉산드리아(Alexandria)의 무세이온(Mouseion)2) 도서관장을 맡았다.

그는 시인이자 철학자로 스토어 철학을 강의하였고 역사와 관련된 연대기를 쓴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그는 기후학에도 조예가 있어 세계의 기후구를 극지 2곳, 온대 2곳, 적도 열대 1곳으로 구분하였다. 이러한 사실은 그의 시야가 범지구적인 범위였다는 것을 말해준다. 또한 수학자로서 활동하며 ‘에라토스테네스의 체(Sieve of Eratosthenes)’라고 불리는 소수 알고리즘을 고안한 것으로 추정된다.
수학에서 자연수(自然數, natural number)는 음(-)이 아닌 양(+)의 정수(1, 2, 3, 4, 5, 6, …)를 말한다.

소수(素數, prime number)는 ‘자신보다 작은 두 개의 자연수를 곱하여 만들 수 없는, 1보다 큰 자연수’를 말한다.(숫자 1과 자신 이외의 자연수로는 나누어지지 않는 수이기도 하다.)

소수의 예를 들면 2, 3, 5, 7, 11과 같은 숫자이다. 2를 곱셈으로 나타내면 2×1, 3은 3×1, 5는 5×1, 7은 7×1, 11은 11×1이다. 따라서 ‘자신보다 작은 두 개의 자연수를 곱하여 만들 수 없다’라는 조건을 만족하므로 소수가 된다.

그런데 4는 2×2로 나타낼 수 있고 6은 2×3으로 나타낼 수 있다. 이처럼 4나 6은 자신보다 작은 두 개의 자연수를 곱하여 나타낼 수 있는 수이므로 소수가 아니다. 이와 같은 자연수를 합성수(合成數, Composite Number)라고 한다.

결국 모든 자연수는 소수 아니면 합성수이다.
에라토스테네스의 체3)는 숫자를 바둑판처럼 나열한 후 소수인 2의 배수를 모두(자신을 제외한) 지우고, 소수인 3의 배수를 모두 지우고, 소수인 5의 배수를 모두 지우고, 소수인 7의 배수를 모두 지우는 식으로 진행되는 알고리즘이다. 120까지의 숫자 중에서 소수를 골라내려면 11의 배수까지 지우면 된다. 11의 제곱이 121이 되므로(11²=11×11=121) 이것으로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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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라토스테네스의 가장 유명한 업적은 지구의 크기를 단순한 도구로 거의 정확하게 측정한 것이다. 그가 사용한 도구는 막대기와 각도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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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라토스테네스는 이집트 남부의 도시 시에네(Syene, 현 아스완)에서는 하짓날 정오에 햇빛이 우물 바닥에 거의 수직으로 입사한다는 사실을 전해 들었다. 이는 하짓날 시에네에서 태양의 고도4)가 90°라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며, 시에네가 5)북회귀선에 위치한다는 의미이기도 했다.

에라토스테네스는 하짓날 알렉산드리아의 지면에 막대기를 꽂은 후 생기는 그림자를 이용하여 태양의 고도를 측량했다. 그 각도가 약 83°라는 사실을 파악한 그는 ‘지구는 완전 구형이고 태양 광선은 지구에 평행하게 입사한다’라는 기본 가정6)을 통해 지구의 크기를 계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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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의 고도가 83°인 경우 막대는 지면과 수직을 이루고 있으므로 막대와 그림자가 만드는 삼각형의 나머지 각은 7°가 된다. 이 각도는 알렉산드리아와 시에네에서 지구 중심까지 선을 그어 만나는 각도의 엇각이므로, 알렉산드리아와 시에네 그리고 지구 중심을 연결하는 부채꼴의 중심각도 7°가 된다. 따라서 알렉산드리아와 시에네가 이루는 호의 길이(D)를 측정하면 비례식을 세워 지구 둘레의 길이를 구할 수 있다.

지구 둘레 한 바퀴의 각도는 360°이므로, [ 7° : D = 360° : 지구 둘레 길이 ]라는 에라토스테네스는 알렉산드리아에서 시에네까지의 거리인 D의 길이가 5000 스타디아7)인 것으로 측량하였고, 비례식 계산을 통해 지구의 둘레 길이를 구하였다. 그가 구한 지구 둘레의 길이는 실제의 지구 크기보다 약 10% 정도 큰 값이었다.
에라토스테네스는 다방면에서 두루 박식하였지만 알파가 아닌 베타(β)라는 별명으로 불렸다고 한다. 이에 대해서 그를 시기하는 사람들이 붙인 것이라는 설이 있다.

1) 오늘날 리비아(Libya) 샤하트(Shahhat)
2) 프톨레마이오스 1세 소테르(Ptolemy I Soter; 기원전 376~282)가 세운 알렉산드리아에 새운 학당으로 5세기 초까지 존재하다가 종교 테러리즘에 의해 파괴되었다. 박물관, 미술관을 의미하는 museum의 어원은 무세이온에서 비롯되었다.
3) 에라토스테네스의 체는 컴퓨터 프로그래밍으로 만들어져서 여러 인터넷 웹사이트에 소개되어 있다.
4) 고도: 지평면과 천체가 이루는 각도
5) 북회귀선 : 북위 23.5°
6) 에라토스테네스가 지구의 크기를 측량하기 위해 필요했던 가정들은 다음과 같다.
    (ⅰ) 시에네는 북회귀선에 있다. [→ 실제 시에네의 위도는 24°N로 북회귀선 23.5°N과는 약간의 차이가 있다. 이는 하짓날 시에네에서 태양의 고도가 90°라는 것을 전제하기 위한 단서 조항이다.]
    (ⅱ) 알렉산드리아는 시에네의 정북 방향에 있다. [→ 태양 고도를 이용하여 지구의 크기를 측정하려면, 두 지점이 동일한 경도(동일한 자오선, 동일한 남북선) 상에 있어야 기하학적으로 원의 호에 해당하는 길이를 잡아서 쉬운 계산을 할 수 있다. 그러나 실제로 알렉산드리아는 시에네의 정북 방향이 아니라 약간 북서 방향에 있다. 이 경우에는 호의 길이가 실제보다 길어지게 된다.]
    (ⅲ) 알렉산드리아와 시에네의 거리는 5000 스타디아이다.[→ 발걸음으로 측정한 거리로 추정됨]
    (ⅳ) 태양 광선은 평행하게 지구에 입사한다. [→ 태양까지의 거리는 매우 멀기 때문에 이를 반영하면 지구는 하나의 점과 같다. 따라서 태양 광선이 지구에 평행하게 입사한다는 가정은 옳은 것이다.]
    (ⅴ) 지구는 완전 구형이다. [→ 실제 지구는 적도 쪽의 반지름이 극 방향의 반지름보다 300분의 1정도 긴 회전 타원체이다.]
7) 스타디아(stadia)는 스타디온(stadion)의 복수형으로 올림픽 경기 운동장의 길이를 기준으로 하는 거리 단위이다. 1스타디온의 길이는 시대에 따라서 157m(미터), 176m, 185m 등 다양한데, 에라토스테네스가 사용한 1스타디온은 176m 거리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신규진 경성고 과학교사, 《너무 재밌어서 잠못드는 지구의 과학》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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