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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영의 다음 인재
마이크로소프트 아시아 리전 매니저로, 전세계 커뮤니티 리더를 관리하고 있습니다. 2000여 명의 소프트웨어 인재와 소통하며 그들의 커뮤니티 리더십을 알리는 일을 합니다. 이 경험을 녹여 《홀로 성장하는 시대는 끝났다》를 펴냈고, 각계각층과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시대의 글로벌 인재 육성을 위한 전략과 지혜를 나누고 있습니다.
사내 대학모임 김 상무 vs 주말 공부모임 박 이사, 누가 살아남을까? 결국 살아남는 이들의 공통점
입력 : 2020.11.19

나는 15년간 마이크로소프트에 근무하면서 변화무쌍하며 무자비하게 보이는 현실에 적응해왔다. 그러면서 결국 살아남는 직원, 혹은 어떤 상황이 어떻게 오더라도 어떻게든 헤쳐 나갈 것 같은 동료들이 눈에 보이기 시작했다. 

학연을 내세우며 사내 ‘OO 대학’ 모임을 주도하던 김 상무, 은근히 유학파 출신임을 내세우며 파벌을 조성하던 이 부장 등은 어느 순간 회사에서 보이지 않았다. 반면에 주말이면 이러저러한 공부 모임을 주도하던 박 이사, 아무도 시킨 사람이 없어도 주말에 열리는 세미나에 발표자로 나서는 김 부장 등은 회사에 남았다. 또한, 회사를 떠나더라도 금세 더 좋은 곳에 자리를 잡았다는 소식을 전했다. 물론 모두 그런 건 아니지만, 나는 그들의 성장 과정에 공통점이 있음을 발견한다.  

이러한 공통점은 비단 마이크로소프트의 직원에게서만 발견한 것이 아니다. 내가 일하면서 만난 수없이 많은 기술 전문가들에게서도 발견되었다. 그 공통점에 대해 얘기하기 위해 나의 마이크로소프트 서바이벌 얘기로 잠시 되돌아가 보자. 앞에서 얘기했듯이 나는 마이크로소프트에 입사하여 승산 없는 싸움을 7년간 하며 몸과 마음이 많이 지쳐갔다. 이제 정말 의미 없는 경쟁이 아닌 진정한 가치를 만드는 일을 하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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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소프트 MVP 후보 2000명 중 100여 명이 현재 전세계를 누비며 일하고 있다. 이들은 기술 공동체가 성장할 수 있도록 아낌없이 나눠주고 헌신한다. Ⓒ셔터스톡

 

그러던 와중에 마이크로소프트가 20년간이나 공을 들이고 있었던 마이크로소프트 MVP(Most Valuable Professional)를 관리하는 팀을 만나게 되었다. 3개월이 넘는 동안 총 6차례의 내부 인터뷰를 했다. 미국 시애틀 본사에서 전 세계 곳곳에서 일하는 직원들을 관리하는 팀이라 인터뷰는 대부분 영어로 진행되었다. 피를 말리는 3개월의 인터뷰 끝에 나는 MVP를 관리하는 팀에 들어가게 됐다. 그 후로 지금까지 그 팀에서 일하면서 만난 전 세계 2,000여 명의 MVP는 정말 그동안 내가 만난 사람들과는 달라도 많이 달랐다. 

마이크로소프트의 MVP는 전 세계에서 활동하는 외부 기술 전문가 중 커뮤니티 리더십이 탁월한 사람들에게 수여하는 상이다. 그러니까 여러 IT 기술 분야에 독보적인 실력을 갖추고 있으면서, 동시에 그 기술을 혼자만 알고 있는 것이 아니라 기술에 대한 정보가 필요한 사람들에게 아낌없이 나누고, 기술 공동체가 성장하도록 헌신하는 사람에게 주는 상이다. 내가 하는 일은 이런 커뮤니티 리더들을 찾아내고, 마이크로소프트 MVP에 대해 알려주어 그들이 MVP가 되도록 돕고 또한 이들이 더 훌륭한 커뮤니티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는 일이다. 

처음엔 한국의 MVP만을 담당했다. 그 다음엔 호주와 뉴질랜드, 2년 뒤엔 싱가포르와 동남아시아 전체, 지금은 Asia Time Zone, 즉 인도부터 중국, 일본에까지 이르는 아시아 전 지역을 관장하는 리저널 매니저(regional manager)를 맡고 있다. 유럽과 아메리카 대륙을 제외한 전 세계에서 부지런히 IT 전문가를 찾아내어 마이크로소프트 MVP 가 될 만한 자질이 있는지 살피고, 독려하며, 키워나간다. 

내가 MVP 팀으로 와서 살펴본 MVP 후보만 약 2,000명가량 되고, 그중 4분의 일인 500명 정도가 MVP가 되었다. 거기서 다시 4분의 일 정도인 100여 명이 마이크로소프트의 직원이 되어 전 세계를 누비며 일하고 있다. 물론 마이크로소프트의 직원이 되지 않더라도 마이크로소프트 MVP는 IT 업계 곳곳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며 영향력을 끼치고 있다. 

 

큰 흐름을 읽고 유연하게 변화하라

그렇다면 무엇이 이들을 수많은 IT 기술자와 구분되게 하고, 마이크로소프트에서 1순위로 채용하고 싶게 만들까? 또 정글 같은 회사 생활에서 승승장구하며 살아남는 직원들은 어떤 특징이 있을까? 비단 회사 생활뿐 아니라 어디에서든 필요한 사람이 되며, 그로 인해 얻는 수많은 기회를 입맛대로 골라잡는 사람의 특징 말이다. 

글로벌 시장은 시시각각 변화하는 전쟁터와 같다. 마이크로소프트와 같이 굳건한 시장 경쟁력과 거대한 자본을 가진 회사도 이러한 변화에 현명하게 대처하지 않으면 한순간에 위기를 맞는다는 걸 경험을 통해 알게 됐다. 하물며 일개 개인은 오죽하겠는가? 아무리 본인의 능력이 뛰어나더라도 큰 흐름을 읽고 유연하게 대처하지 않으면 이전의 영광은 한순간에 물거품이 되는 것이 현실이다. 

결국 살아남는 사람들은 큼 흐름을 읽으려 노력하고 유연하게 자신을 변화시키며 대처하는 사람들이라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이런 사람들은 끊임 없이 자신과 공동체의 성장을 위한 공부를 멈추지 않는다는 공통점이 있다. 하지만 답이 정해져 있는 공부를 홀로 하지 않는다. 현실에서 현장에 있는 사람들과 함께 한다. 그것도 내가 먼저 열심히 배워서 남 주기 위한 공부를 봉사하는 마음으로 오랫동안 지속한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런 사람들을 ‘커뮤니티 리더’라고 부르며 최선을 다해 우리 편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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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티 리더는 혼자만 똑똑해서는 될 수 없다. 자신이 공부한 것을 어떤 형태로든 나누면서 한 발짝 더 나아간다. Ⓒ셔터스톡

 

커뮤니티 리더란?

직업 상 나는 수많은 사람을 만난다.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 일하고 있는 다양한 IT 전문 인력을 만나왔다. 그러면서 나는 자연스럽게 이들을 크게 세 부류로 나눌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한 부류는 어떤 특정 기술이나 자격증을 위해 열심히 공부하여 목표를 이룰 때까지 최선을 다하는 이들이다. 관련 분야 사람들도 부지런히 찾아다닌다. 하지만, 소기의 목표에 이르고 나면 딱 거기에서 멈춘다. 더 이상 새로운 분야에 대한 공부 욕구도 네트워킹에 대한 욕구도 사그라진다. 오로지 현실의 문제, 당장의 성과에 집중하며 하루하루를 보낸다. 바로 목표지향형의 사람들이다. 

두 번째 부류타고난 학습자로, 늘 공부하는 삶을 산다. 새로운 지식에 대한 욕구도 충만하여 늘 신간 서적을 살펴보고 시대의 흐름에 뒤쳐지지 않기 위해 매일매일 열심을 다한다. IT 잡지나 기사를 챙겨보고 학원에 등록하기도 하며, 중요한 컨퍼런스는 어떻게든 참석하려 한다. 업계 동향을 살피기 위해 회사가 끝난 후엔 업계 사람들과 저녁식사 자리, 술자리도 꼭 챙긴다. 이들은 자아개발자 유형이라고 할 수 있겠다. 

하지만, 내가 눈여겨보며 집중하는 사람은 세 번째 부류의 사람들이다. 이 사람들도 앞의 두 부류와 마찬가지로 열심히 공부한다. 하지만, 거기서 끝이 아니다. 자신이 공부한 것을 어떤 형태로든 다른 사람에게 알려주려고 한 발짝 더 나아간다. 자신이 공부한 내용을 블로그로 친절하게 설명한다든지, 유튜브에 영상을 올린다든지, 더 나아가 같은 내용을 공부하는 사람들을 모아 커뮤니티를 만들어 온라인이나 오프라인에서 강의를 하기도 한다. 또한 유익한 정보는 트위터든 페이스북이든 SNS를 통해 최대한 많은 사람에게 전달하기 위해 바지런을 떤다. 그 정보를 본 사람들이 고마워하거나 질문을 하면 이들은 더 기운을 낸다. 그렇게 뿌듯할 수가 없단다. ‘오늘은 무엇을 공유할까’, ‘어떤 게 더 도움이 되는 정보일까’라는 생각으로 늘 열정적이다. 이들은 오랜 노하우를 엮어 책을 쓰거나, 관련 도서를 번역하기도 한다. 

바로 이런 세 번째 부류의 사람들을 우리는 커뮤니티 리더라 부르고 나와 마이크로소프트는 그 사람들을 우리 편으로 만들기 위해 조심스럽게 그러나 쉼 없이 노력하고 있다. 최근엔 마이크로소프트뿐 아니라, 아마존, 구글, 페이스북과 같은 글로벌 IT 리더 회사들이 하나같이 커뮤니티를 전문적으로 관리하는 팀을 전 세계에 두고 있고, 이러한 리더들에게 아낌없이 투자하고 있다. 

이소영 마이크로소프트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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