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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영의 보통 사람을 위한 클래식
세상의 모든 클래식에 관한 이야기를 나눈다. 어렵거나 지루하거나 나와는 상관없는 딴 나라 이야기는 절대 사절! 무대에서는 피아니스트지만 이곳에서는 피아노 치는 옆집 언니, 아는 동생, 클래식 큐레이터로 다가갈 예정이다. 클래식으로 여러분의 일상이 예술이 되는 마법을 일으킨다.
억울해서 터지기 일보 직전에 들으면 좋을 음악 드보르자크 교향곡 9번 '신세계로부터' 4악장 op.95
입력 : 2020.08.26

 우리는 언제 억울할까요? ‘억울하다의 사전적 의미는 아무 잘못 없이 꾸중을 듣거나 벌을 받거나 하여 분하고 답답하다.’ 라는 뜻입니다. 내가 한 일이 아닌데 누군가의 음모에 휩싸이거나 상대의 잘못을 뒤집어 쓸 때, 사실 관계도 확인하지 않고 무조건 나에게 잘못을 전가하며 몰아갈 때, 우리는 억울하죠. 그런 순간에 차분하게 조곤조곤 내 입장을 설명하며 무죄를 입증해야 하는데 그걸 못하고 있는 자신이 분해서 또 억울합니다.

 독박 육아나 독박 살림, 뭐든 독박을 쓸 때도 억울합니다. 회사에 나 말고도 일 할 사람 많은데, 왜 맨날 나보고 그 일을 하라고 하나? 나보다 뭔가 부족한 것 같은데 그 사람이 더 잘될 때, 분명 뒷담화는 그녀가 먼저 시작했는데 내가 한 것처럼 오해를 받을 때, 이유 없이 애인이 떠났을 때도 억울하죠. 그 사람 말만 믿고 시작했는데, 나만 개미로 남아 손해보고 있을 때. 친구가 먼저 먹자고 해서 식당에 따라가줬는데 막상 내가 더 많이 먹고 나올 때.

 지난 날 했던 말이나 행동 때문에도 억울할 일이 많습니다. 그렇게 하지 않았어야 하는데 괜한 말을 해서, 안 해도 되는 행동까지 쓸데없이 오버하고 나면 밤에 이불킥하기 십상이죠.

 클래식은 고상한 기분일 때만 듣는 음악이 아닙니다. 마음 속 화가 끓어오를 때, 넘쳐 오르는 화를 가라앉히는데도 효과가 좋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게 홧병이죠. 홧병치료제로 적당한 그런 클래식이 있긴 하냐고요? 있고 말고요. 야경이 멋진 체코 출신의 작곡가 안톤 드보르자크의 교향곡 94악장을 들어볼까요?

 

 영화 OST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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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티븐 스필버그 영화 죠스OST와 교향곡 4악장 첫부분이 너무 비슷해서 영화 OST로 오해하기도 합니다만, 영화에서는 앞 부분 모티브만 비슷합니다. 어린 꼬마들은 이 곡을 들으면 바로 공전의 히트곡인 아기상어를 떠올리죠. 드보르자크가 지하에서 들으면 무척이나 기뻐할 것 같아요, 자신의 작품을 이리 효과적으로 사용하다니요!  

 영화음악으로도 지구 반대편 나라의 어린이 노래로도 썩 잘 어울리는 음악입니다. 차 안에서 혼자 볼륨 높여 이 곡을 들어봐도 좋습니다. 차가 들썩들썩할 정도로 크게 틀고 따라불러도 보세요. 곡이 워낙 웅장해서 들으면 사이다처럼 가슴이 뻥 뚫립니다.

 19세기 체코는 독일이나 오스트리아에 비해 클래식의 변방이었습니다. 드보르자크의 탄생으로 체코 클래식의 판도가 바뀌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대부분 작곡가들이 부모의 영향을 받아 예술가의 길을 걸었던 것과는 달리 드보르자크는 특이한 이력의 소유자예요. 아버지가 도축업자여서 식육점을 운영했는데, 아들이 평범하게 도축자격증을 따서 가업을 물려받길 원했습니다. 예나 지금이나 현실과는 거리가 있는 예술가라는 직업은 꽤나 부모를 걱정시킵니다. 밥벌이가 항상 문제였죠.

 성실했던 그는 음악공부를 하면서도 정육점을 물려받기 위해 필요한 자격증 공부를 계속했고, 20세 전에 자격증을 취득했습니다. 하마터면 우리는 신세계 교향곡의 작곡가 대신 드보르자크 정육점사장을 만날 뻔했어요. 드보르자크는 부모의 반대를 무릅쓰고 16살에 프라하 음악원에 입학하여 끝내는 음악가의 길을 걷습니다. 부모의 걱정은 현실이 돼버렸지만, 자신이 원하는 음악을 하는 드보르자크에겐 행복이었습니다.

 돈을 벌기 위해 이런저런 악기 연주로 살다가 31살에 체코의 대 음악가 스메타나(1824-1884, 체코)에게 발탁됩니다. 후에는 보헤미안 음악의 묘미를 발견했던 독일 작곡가 브람스(1833-1897, 독일)로 인해 세상에 소개되기도 합니다.

 

야구장에서도, 뒤풀이 마지막 술집에서도 역시 드보르자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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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보르자크는 19세기 클래식의 중심지를 서유럽에서 동유럽으로 바꿔 놓은 음악가입니다. 1891(그의 나이 50)에 프라하 음악원의 교수가 되고, 이듬해 뉴욕 국민 음악원 원장으로 3년간 재직하며 미국 생활을 하게 됩니다. 슬라브 무곡의 대성공으로 드보르자크의 명성은 유럽을 넘어 멀리 신대륙 미국까지 알려졌는데, 일종의 글로벌 인재 스카우트예요. 망설임 끝에 신대륙으로 향한 드보르자크! 미국에 있으면서 고국에 대한 향수병으로 작곡하게 된 곡이 바로 이 교향곡 9'신세계 교향곡'(1893년 작곡)입니다.

 그는 미국의 흑인 음악과 보헤미안 음악을 결합시켜 교향곡 9번을 작곡했습니다. 그가 작곡한 교향곡은 모두 9개인데, 마지막 9번이 가장 유명합니다. 제목은 몰라도 야구장에서 목청껏 외쳤을 그 멜로디. 아직도 이종범 ,이종범, 안타 이종범이 귓전에 맴돕니다. 신세계라는 말만 들으면 생각나는 클래식! 뒤풀이 마지막 술집에서 내 맘대로 가사 붙여 불렀던 그 멜로디도 드보르자크였습니다. 트럼펫, 트럼본 등의 빵빵 터지는 금관악기 소리가 답답한 속을 달래줍니다.

 마지막 4악장은 이 곡의 제목이 신세계로부터임을 제대로 느낄 수 있습니다. 육중하고 거침없이 시작되는 서두는 강렬한 인상을 남깁니다. 물론 신세계가 의미하는 것은 아메리카(미국)를 말하는 것이지만 드보르자크의 또 다른 신세계였던 대자연의 위용도 느껴집니다. 마지막에 길고 웅장하게 울리는 관악기의 총주 (모두 함께 연주하는 부분, 투티,Tutti)가 심장을 뚫는 듯한 강렬한 에너지를 느끼게 합니다.

 억울해서 터지기 일보 직전일 때, 이불킥하면서 머리를 쥐어뜯고 싶을 때 드보르자크에게 몸을 맡겨 보세요. 일단 화는 내뿜어야 가라앉습니다

 

드보르자크 교향곡 9번 '신세계로부터' 4악장 op.95

지휘 구스타보 두다멜 

  

존 윌리암스 영화 죠스’ ost 

 

 

  

조현영 피아니스트,아트앤소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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