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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지영의 언어탐험
일상을 탐험으로 만드는 언어 탐험가이자 언어를 통해 인간을 이해하고 사회를 들여다보고자 하는 인문학자. 베이스캠프는 고려대학교.
언어의 세계를 탐험하며 발견한 흥미진진한 이야기들을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다른 거야, 틀린 거야?! 탐험대원 '로운'의 언어탐험
입력 : 2020.08.19

  아주 어릴 적부터 알아 온 한 친구가 있다. 이 친구는 늘 상황에 알맞은 말을 사용하기 위해 노력하는데, 그런 친구도 무의식적으로 실수하는 말이 하나 있다.

  “이거랑 저거는 틀리지!”

  바로 ‘다르다’와 ‘틀리다’이다.  

  ‘다르다’와 ‘틀리다’는 대표적으로 혼동하기 쉬운 단어들이다. 수많은 사람들이 이 둘을 잘못된 상황에 사용하고 있다. ‘맞추다’과 ‘맞히다’, ‘바라다’와 ‘바래다’ 등 혼동하기 쉬운 말들은 매우 많다. 하지만 위의 예시처럼 단순히 형태가 비슷해서 헷갈려 하는 것과 ‘다르다’와 ‘틀리다’를 잘못 사용하는 것은 다른 경우이다. 형태가 비슷해서 잘못 사용하는 것은 말 그대로 ‘헷갈려서’이지만 ‘다르다’ 대신 ‘틀리다’를 사용하는 것은 ‘헷갈려서’가 아니라 ‘습관’이기 때문이다.  

  이 둘을 잘못 사용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단어들이 각각 어떤 뜻을 가지고 있는지 잘 알고 있다. 그럼에도 이미 습관이 되어 입에 붙어버린 탓에 쉽게 고치지 못한다. 위에서 말한 친구도 이를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자신이 ‘다르다’ 대신 ‘틀리다’를 썼다는 것을 깨달을 때마다 웃으며 고친다.

 신기한 것은 ‘틀리다’를 사용하고 싶을 때 ‘다르다’고 하는 사람은 한 번도 보지 못했다는 점이다. 둘이 혼동되는 것이라면 ‘틀리다’를 ‘다르다’라고 하는 사람도 있고, ‘다르다’를 ‘틀리다’라고 하는 사람도 있어야 한다. 그런데 다른 것은 틀리다고 말하면서도 반대 상황은 일어나지 않는다. 왜 이런 일이 발생하는 걸까?

 ‘나’와 ‘상대’의 다름을 인정하기보다는 ‘나’와 다르면 ‘틀리다’고 생각했던 구시대적인 생각이 언어에 남아있기 때문이 아닐지 추측해 보았다. 서로 다른 것을 틀린 것이라고 생각했던 잘못된 의식이 언어로 남아 아직까지 이어지고 있을 수 있다.

 이 단어들을 혼동하는 사람들이 ‘다름’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것은 아니다. 서로 다름을 존중하고 이해하는 사람들도 ‘틀리다’를 잘못된 상황에 사용하는 경우가 매우 많기 때문이다. 다만 언어가 사고를 지배한다는 말도 있듯이 우리가 사용하는 말이 우리의 생각에 큰 영향을 줄 수 있기에 좀 더 예민하게 신경 써야 할 말이라고 생각한다.

 ‘다르다’와 ‘틀리다’를 사용하기 전에 전혀 다른 둘의 의미를 한 번 더 생각해보는 것이 어떨까? 작은 노력들이 모인다면 ‘다르다’와 ‘틀리다’의 혼동이 사라지게 될지도 모른다.

로운(필명) 고려대학교 국어국문학 18학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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