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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사러 서점에 가는 이유 '책의 정신'을 수호하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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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0.07.03

인터넷 서점에서 책을 구매하면 5~10%의 할인가로 살 수 있다. 잘 포장해서 택배로 문 앞까지 보내주니 참 편하기도 하다. 

그런데 온라인 구매보다 발품을 팔아 서점까지 가서 책 사는 것을 더 선호하는 사람들이 있다.

A: 가로수 이파리가 나풀거리는 오후에 책을 사러 가는 일은 작은 행복입니다. 서점에 가는 일은 제게 소풍과도 같아요.

B: 저는 책의 향기를 음미하고 책 향기에 취하는 게 좋습니다. 책이 가득한 서점에는 종이와 잉크가 자아내는 특유의 책 향이 아주 그윽하거든요. 책의 향기는 긴장된 마음을 이완시키는 이상한 효능이 있는 것 같아요.

C: 책 속의 위인들을 만나러 서점에 가죠. 서점의 공간을 여기 저기 채우고 있는 사람들도 마치 책 속에서 나온 것처럼 보일 때가 있습니다. 나는 그 속으로 걸어 들어갑니다.

D: 책을 고르는 재미는 서점에서만 느낄 수 있습니다. 진열된 책을 눈으로 쇼핑하고, 서가 구석에 숨겨진 이름 없는 책을 발견할 때 희열을 느낍니다.

E: 저는 허름한 책방에 즐겨 갑니다. 책방 주인에게서 서평도 듣는 것도 유익하고, 짧은 담소를 나누는 일도 정겹습니다.

독자들이 들려준 이야기는 일상의 소소한 행복과 연결된다. 작지만 확실한 행복 말이다.

 

'책의 정신'을 수호하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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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utterstock

지금은 서적 매출의 대부분이 온라인을 통해 이루어지는 시대인지라, 작은 서점들은 하나 둘씩 우리 곁에서 사라졌다. 전국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대형서점의 경우도 오프라인 매출은 적자라고 관계자에게서 들은 적이 있다. 이처럼 어려운 상황에서도 여전히 서점을 꾸려나가는 사람들은 아마도 ‘책의 정신’을 수호하는 사람들이 아닐는지.

강창래 작가는 《책의 정신》 서문에 다음과 같이 썼다.

"만일 무인도에 아주 재미있고 두꺼운 책 한 권과 비디오 한 편, 게임 하나가 있다고 하자. 오랜 시간이 지나면 아마도 책을 보고 있지 않을까? 책을 다 외웠다 해도 그 즐거움은 다하지 않을 것이다."

종이책을 서점에서 사는 행위는 인류의 정신과 문화를 보존하는 일에 다름 아니다. 종이책은 전기 문명이 사라져도 수천 년 이상 간직할 수 있는 문화유산이다.

서점에서 책을 사는 일은 나날이 심각해지는 환경오염을 줄이는 길이기도 하다. 출판사에서  전국 서점으로 대량의 책이 배포될 때에도 포장 쓰레기가 나오게 마련이지만, 물류 창고를 거쳐 독자의 주소지까지 낱낱이 책을 배달하는 경우에 비할 바는 아니다.

두세 권의 책을 배송하는 데에도 두툼한 종이 박스가 소모된다. 책을 싼 비닐, 여백을 채운 뽁뽁이는 또 어떤가. 서점에서 책을 사면 택배 과정에서 발생하는 배기가스와 소음도 상당량 줄일 수 있다. 오염된 환경을 정화하는 데에 드는 사회적 비용은 세금으로 충당되는데, 이 비용이 내가 받은 온라인 할인 금액보다 훨씬 더 비쌀 수도 있다.

수십 권의 책을 대량으로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면, 서점 나들이를 권하고 싶다. 걷기 운동도 할 겸 좋지 않은가. 

 

신규진 《최고들의 이상한 과학책》,《너무 재밌어서 잠 못 드는 지구의 과학》,《지구를 소개합니다》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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