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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진
정부장의 독서일기
누군가의 인생 책을 알게 되면 조용히 찾아 읽고 상대의 마음을 상상하는 버릇이 있다. 금융 분야에서 일을 시작해 조금은 특이한 이력의 편집자다. 책 읽는 게 일이자 즐거움인데 책 못지않게 사람도 좋아한다. 일하는 사람들이 읽어두면 좋을 책을 소개한다.
우리가 매일 하는데 가장 못하는 것 제4의 능력 ‘검색력’을 장착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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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0.04.29

 매일 새로운 지식을 찾아 배워야 하는 독학의 시대다. 온라인에서 공부하고 일하며 함께 논쟁할 일도 많아지는 지금, 우리의 검색 능력은 적절할까? 검색도 능력 따라 천차만별이라고 한다면, 마치 ‘밥 먹기’나 ‘눕기’에도 기술이 있다는 말처럼 들린다. 인터넷 사용자에게 검색은 너무 자연스럽기 때문이다. 그러나 당신에게 진짜 ‘검색력’이 있을까?

 몇 년 전에 운 좋게 다녀왔던 스페인에서는 특히 그라나다 지역의 알함브라 궁전이 인상 깊었다. 스페인에 남은 아랍 이민족의 침투사이자 문화의 흔적이었다. 그 역사가 알고 싶어 검색엔진에 우리말로 ‘알함브라’를 치면, 현빈 배우가 등장한 드라마 소개 글이 주로 뜬다. 영어로 ‘alhambra’를 검색하면 위키피디아에 상세한 정보가 뜨는데, 스페인 판 위키피디아로 들어가면 사진이나 정보가 훨씬 더 풍부하다. 워싱턴 어빙(Washington Irving) 동상 사진도 나온다. (왜 등장하는지는 검색해보시길.) 오프라인에서만 ‘현지인 정보’가 우세한 게 아니었다.


현대인에게 꼭 필요한 네 번째 기술, 검색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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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함브라 이야기(Tales of the Alhambra)를 쓴 워싱턴 어빙

 

교육학에서는 학교에서 가르쳐야 하는 세 가지 기술을 3R라고 한다.
읽기(Reading), 쓰기(wRiting), 계산하기(aRithmetic) 세 가지가 3다.
나는 학생은 물론이고 성인도 누구나 배워야 할 제4의 R를 강조하고자 한다.
바로 조사(Research), 즉 검색이다.
- 『검색의 즐거움』, 다니엘 러셀 

 이렇게 검색력을 강조한 대니얼 러셀(Daniel Russell)은 누구일까? 그는 구글에만 있을 것 같은 직업을 갖고 있다. 구글의 검색품질 및 사용자만족 분야의 선임 연구과학자이다. 인공지능 박사학위를 취득했으며, 15년 넘게 검색을 연구하고 ‘검색 잘하는 법’을 가르쳐왔고 《검색의 즐거움(The Joy of Search)》을 출간했다.

 우리는 검색을 잘한다면, 질문에 대해서 단번에 학자와 전문가 수준의 결과로 돌진할 수도 있는 시대에 살고 있다. 검색 시대 이전에는 어떤 책이 그 내용을 다루는지 도서와 논문 목록을 알고 있는 메타 지식이 중요했으며, 도서관에 가거나 책을 구입한 뒤에야 책의 뒤편에 빼곡하게 쓰여 있는 출처 목록을 찾아볼 수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목적에 맞는 질문을 잘 만들고, 진짜 정보를 판별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면 된다.

 탐정처럼 생각할 수 있다면, 무궁무진한 온라인 자원을 캐낼 수 있다. 사실 추리를 즐기는 사람이, 제대로 된 검색 과정에서 보물찾기 같은 재미를 한번 맛보았다면, ‘단언컨대’ 백과사전 식 정보 찾기 검색으로 돌아가지 못한다. 실제로 대니얼 러셀은  《검색의 즐거움》에서 추가 단서 없이 빌딩이 여럿 찍힌 사진 한 장만으로 어디에서 촬영한 사진인지 찾아나간다. 단 5분이 걸렸다고 한다. 단지 그 빌딩을 찾는 것도 쉽지 않을 것 같은데, 촬영자의 위치를 정확히 찾아냈다! 이런 퀴즈를 낸 그 친구도 참 별나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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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로 된 검색은 범죄 추리와 닮았다. 솔깃하지 않은가?    

 다음은 검색 박사대니얼 러셀이 제안하는 구글링 꿀팁이다

 △질문을 정교하게 만들자

 정말로 묻는 것이 무엇인가의 문제다. 예를 들어, 러셀은 어디서나 석유 시추기를 만나는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살고 있었는데, 그 지역을 떠나고 나서야 석유가 나는 지역이 한정돼 있다는 사실을 절감했다. 그가 품었던 질문은 이것이다. 검색 박사답게 그는 즉시 검색에 돌입한다.

 검색 질문: 캘리포니아에서는 석유가 언제 발견되었을까?

 백과사전처럼 쉽게 답을 찾을 수 있을 것 같지만, 저 영문 검색의 결과로 똑같은 내용을 붙여넣기 한 사이트가 수십 개 나왔다. 믿을 만한 사이트를 선별해 보니, 미국이란 국가가 들어서기 훨씬 전부터 아메리카 원주민들이 석유를 사용해왔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것은 그가 생각했던 답이 아니었다. 여기서 검색을 멈춰서는 안 된다. 과학자나 탐정처럼 질문 또는 가설을 수정해 나가야 한다. 캘리포니아에서 언제부터 석유라는 상품이 나왔는지 궁금했던 만큼, 그 질문을 개선하면 된다.

 검색 질문의 개선: 캘리포니아에서 석유가 처음 상품으로 생산된 시기는 언제인가?

 이 질문에도 1800년대 중반을 앞뒤로 해서, 원조 논쟁을 방불케 하는 정보들이 난무한다. 기업 홈페이지에 홍보로 올라간 주장이라면 그대로 믿기 어렵다. 당시의 신뢰할 만한 뉴스에서 보도했다면 믿을 수 있다. 또는 신뢰성 있는 학자의 저서가 뒷받침된 언급 역시 믿을 만하며, 거기에 등장한 역사적 사건을 검색하면서 정부 문서를 만날 수 있었다. 결국 검색 역시 “누가” “왜” 어떤 의도로 말하느냐를 잘 살펴야 하며, 가짜 뉴스와 가짜 정보에 걸려들지 않기 위한 기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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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국 검색 역시 “누가” “왜” 어떤 의도로 말하느냐를 잘 살펴야 한다. 

 △ 낯선 전문용어가 포함된 페이지를 제치지 말자.  

 검색 결과에도 로직이 있긴 하지만, 사람처럼 그때그때마다 주관적인 판단을 하지는 않을 것이다. 검색 결과에서 90% 이상의 사람들은 두 번째 페이지까지 넘어가지 않는다. 검색엔진최적화(SEO)에 관심이 높은 기업들이 기를 쓰고 첫 페이지에 족적을 남기려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러나 검색 재간둥이라면 두 번째 페이지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을 이유가 없다.

 인간 심리의 특성상, 낯선 단어가 포함되어 있으면 그 사이트를 넘겨버리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그러나 전문 용어가 특정하는 경우에 오히려 정확한 결과를 얻을 가능성은 높아진다. 김 부장은 몇 달 전부터 어깨 통증에 시달리고 있었다. ‘어깨 통증’ ‘오십견’을 검색했을 때, ‘관절낭 염증’이란 단어를 만났다면 간과하지 말고 그 의학 용어로 한 번 더 검색해보자. 검색되는 이미지나 건강 정보의 신뢰도가 한결 다를 것이다. 

 

△검색 용어를 알아두면 쓸 때가 있다

 이 항목들은 대개 ‘검색 꿀팁’으로 검색했을 때 많이 나오는 것들이긴 하다. 그만큼 유용하다는 뜻도 있으니, 이미 알고 있다면 복습용으로 읽어보자. 띄어쓰기에도 유의해서 정확하게 써야 나처럼 여러 번 검색하는 일을 피할 수 있다. 괄호 안을 검색창에 입력하면 된다. 지금 바로 써먹어보시길.(영어 자료가 한국어보다 훨씬 많기 때문에 가급적 영어 검색으로 보충하길 권함.)

1. “  ” 제목 안에 큰 따옴표의 단어가 들어 있는 문서가 검색된다.
   [“cat”]  제목에 cat 이 들어간 문서들이 뜬다.

2. site: 특정 웹사이트로 검색을 제한한다.
   [site:MoMA.com cat]  미국 현대미술관 MoMa 사이트에서 고양이 검색하기

 3. - 마이너스(-) 부호 이후의 단어는 빼고 검색한다. - 뒤에 한 칸 공백이 있다.
   [cat- white] 고양이 중에 흰색 고양이는 빼고 검색된다.

 4. filetype  특정 파일유형을 찾아주는 검색 용어로, 과제할 때 쓸모가 많다. 
   [filetype:ppt cat]   cat을 담은 문서 중에 ppt 파일을 찾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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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at- white]로 검색하면, 흰색 고양이는 제외한 결과가 나타난다.

 대학 영문학과 신입생 시절, 우리가 매우 신기해하며 교수님의 오피스라는 공간을 처음 찾아갔을 때 하늘같은 교수님은 무언가를 골똘히 바라보고 계셨다. 신문 반절의 큰 판형에 책등이 한 뼘이 넘는 엄청나게 두꺼운 영한사전이었다. 교수님은 멋쩍으셨는지(죄송합니다) 이렇게 말씀하셨다.

“같은 사전이라도 너희들과 나는 보는 게 달라.”

 일단 두께부터 다르기도 했지만, 검색자의 사전지식과 질문력에 따라 검색 결과는 설치미술과 집안에 굴러다니는 쇳덩이만큼 차이가 크다. 세상의 모든 일이 그렇지 않겠는가.

 다음은  《검색의 즐거움》에서 제시하는 16가지 검색 미션의 예시다. 추리 소설과 추리 문제풀기를 즐기는 독자라면, 비록 내 컴퓨터와 휴대폰 속이긴 하지만, 머리를 쓰는 추리의 맛을 확실히 느낄 수 있다. 

1. 이 사진은 어디에서 찍었을까? : 손에 쥔 단서부터 구글 어스까지 다양한 정보 활용하기

2. 왜 그 호수는 가끔 폭발할까? : [site:]로 검색 범위를 제한하고 전문용어 사용하기

3. 여행 중에 궁금해지는 것들 : 언제 어떻게 검색 모드로 넘어가야 할까

4. 이 식물에는 독이 있을까, 없을까? : 특정한 분야의 정보를 검색하는 법

5. 당신은 어떻게 죽을까? : 찾고자 하는 것을 명확하게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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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자료
《검색의 즐거움》대니얼 M. 러셀 지음, 황덕창 옮김

 

정소연 세종서적 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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