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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진
신지영의 언어탐험
일상을 탐험으로 만드는 언어 탐험가이자 언어를 통해 인간을 이해하고 사회를 들여다보고자 하는 인문학자. 베이스캠프는 고려대학교.
언어의 세계를 탐험하며 발견한 흥미진진한 이야기들을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김치는 왜 ‘김치’라는 이름을 가지게 되었을까? 탐험대원 '다온'의 언어탐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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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0.04.28

대한민국 국민들의 만병통치약, 김치. 얼마 전 코로나 바이러스의 예방법 중 하나가 김치를 많이 먹는 것이다라는 가짜 뉴스가 떠돌기도 할 만큼 우리나라 국민들에게 있어서 김치는 예전부터 전해져 온 건강 식품이다. 총각김치, 배추김치, 동치미, 짠지, 장아찌 등 그 종류도 여러가지. 밥상 위에 김치가 없으면 허전할 만큼 우리 삶에 있어 김치는 너무 당연하게 내려져 온, 심지어 서양 음식을 먹을 때마다 생각나는 그런 소중한 존재이다.

그렇다면 이런 김치는 왜 김치라는 이름을 가지게 되었을까? 이름에는 여러 뜻이 담겨 있다. 우리는 이름만으로 특정 대상의 이미지를 떠올리기도 하고, 더 나아가 이름과 이미지와의 관계를 찾으며 그 뜻을 더 이해하려고 노력하기도 한다.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음식을 떠올려보라고 했을 때 많은 사람들의 머릿속에 바로 그려지는 김치, 김치에는 왜 이런 이름이 붙게 되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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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 이름의 유래에는 여러 이야기가 있다. 이는 이름의 유래에 대한 정확한 기록이 전해져 내려오지 않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그 중 많은 사람들이 사실이라고 받아들이는 가장 강력한 추측인 침채라는 설부터 살펴볼 필요가 있다. 침채는 채소를 소금물에 담근다는 뜻으로 침채팀채혹은 딤채로 발음되었는데 이 용어가 구개음화로 인해 짐치가 되었다가 오늘날의 김치가 된 것이라는 추정이 가장 많은 사람들에게 받아들여지고 있는 설이다.

그런데 여기서 궁금한 점이 생긴다. 김치의 유래가 침채라면 김치는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고춧가루 없이, 소금물에 담근 채소였을까? 오늘날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김치의 이미지는 시간이 흐르면서 변해온 김치의 모습일까? 우리 조상들이 김치라고 불렀던 것은 빨간 이미지가 아닌 소금물에 담근 채소의 이미지를 가졌던 것일까?

김치라는 명칭의 유래 중 하나로 침채가 흔히 받아들여져 왔던 것은 아마 한자어를 많이 사용했던 우리 조상들의 모습 때문일지도 모른다. 지금은 한자어가 아닌 말들이 과거에는 한자어로 기록되는 경우가 많았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과거에는 한자어가 아닌 말들이 시간이 흐르면서 한자어가 되었다는 생각을 하기보다, 한자어가 시간이 흐르면서 한자어가 아닌 말로 오늘날 우리의 생활에서 쓰인다는 생각을 하기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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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의 명칭에 대한 새롭게 떠오르는 가설은 바로 이런 생각에 바탕을 두고 있는 듯하다. 바로 김치라는 이름의 유래는 침채가 아닌 김치 그 자체라는 것이다. ‘김치라는 말이 기록에 등장하기에 앞서 침채라는 용어가 기록에서 먼저 보이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침채김치에 앞선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지만, 사실 우리 조상들은 일상 생활에서 김치라는 말을 먼저 써왔으며 이를 기록하는 과정에서 한자어로 대체할 수 있는 말을 찾게 되면서, 그렇게 침채라는 용어가 우리 문헌에서 먼저 등장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 문헌에 기록하기 위한 용어를 찾던 중 김치와 발음이 최대한 비슷하면서 뜻도 통하는 한자어 침채를 썼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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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우리가 알고 있던 김치에 대한 유래와는 전혀 상반된 과정으로 김치를 설명하기 때문에 필자가 처음 이 이야기를 들었을 때는 말도 안 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우리는 과거의 이야기를 여러 기록과 문헌을 통해서 접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그 기록을 바탕으로 사실을 찾는 경향이 있다. 그런데 김치 이름에 대한 상반된 가설을 접하며 여러 문헌에 기록되었기 때문에 사실이라고 받아들여지는 것들이 100% 사실이라고 판단할 수 있을까하는 의심이 들기 시작했다. 흔히 하는 말 중에 역사는 승자의 기록이라는 말이 있다. ‘김치라는 이름의 유래에 대한 서로 다른 가설들에 대해 생각하면서 기록을 통해 사실을 찾아가는 일을 어떻게 생각해야 진실에 가까이 갈 수 있는 것인지에 대해 고민하게 되었다. 또한 지금까지 진실이라고 흔히 믿어왔던 것들을 받아들일 때 내 태도가 어땠는지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해볼 수 있었다. 과연 우리는 어디에서, 어떻게 진실을 찾고 받아들여야 할까?

다온(필명) 고려대학교 국어국문학 18학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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