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p 로고
칼럼진
정부장의 독서일기
누군가의 인생 책을 알게 되면 조용히 찾아 읽고 상대의 마음을 상상하는 버릇이 있다. 금융 분야에서 일을 시작해 조금은 특이한 이력의 편집자다. 책 읽는 게 일이자 즐거움인데 책 못지않게 사람도 좋아한다. 일하는 사람들이 읽어두면 좋을 책을 소개한다.
성공하는 사람들의 5가지 리스크 관리법 리스크 관리는 과학입니다
topclass 로고
입력 : 2020.04.08

리스크는 ‘실패할 가능성’이지만, 반대로 뒤집으면 성공할 가능성이다. 과감한 사람들은 성공을 과신하는데, 상당히 ‘인간적’인 본성이다. 심리학이 발견한 바로는 사람은 자기가 관여한 일은 낙관적으로 바라보기 쉽다고 한다. 옆에서 뜯어 말린다한들 회사를 나와 자기 사업을 차리고, 친구와 동업을 하고, 빚을 내서 투자를 한다. 리스크는 모험과 동의어이며 자본주의와 완벽한 한 쌍이다. 그리고 누구나 알 듯이, 리스크 없이 보상은 없다.

사실 리스크 없이 지낼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변화가 너무 빠른 세상 속에서 살고 있는 우리들은 얼마 정도는 피터팬 증후군을 앓고 있다. 김대리가 퇴사병에 걸린 것만큼이나 이부장도 다 때려치우고 산속으로 들어가고 싶다. 그러나 그럴 수 없는 자들이여, 리스크를 줄이는 방법에 귀 기울여보자.

경제학자 앨리슨 슈레거가 제시하는 리스크의 규칙은 다섯 가지다. 슈레거는 은퇴 금융 전문가로 저서 『리스크의 과학』에서 빅웨이브 서퍼, 경마장, 포커 선수 등 리스크를 가장 많이 부담하는 사람들을 리찾아가서 직접 만났다. 참으로 특이하게도 미국 네바다 주의 합법적인 사창가까지 찾아간다. 그들이야말로 리스크와 그 가격에 도통한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noname01.jpg
빅웨이브 서퍼들은 제트스키로 위험을 대비한다.

 

규칙1. 목표 설정: 리스크가 없으면 보상도 없다

하늘 아래 변화를 피할 수는 없다. 그러나 “어떤 리스크를 부담하시겠습니까?” 이것이 핵심이다. 정치인을 선출할 때, 사람들은 새 인물, 새로운 정책에 호감을 갖기 쉽다. 실현 가능성을 헤아리기 전에 우리 안에는 모험을 떠나고 싶은 본능이 있기 때문이다. 진로를 선택할 때도 마찬가지다. 자기가 무엇을 원하는지 따져보기 전에, 모두의 눈에 멋져 보이고 전망이 좋다고 하는 새로운 트렌드에 눈이 가기 쉽다.

우리는 리스크를 감수하는 사람들을 추켜세우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성공하는 사람과 실패하는 사람의 차이는 과감한 리스크를 감수하느냐 여부가 아니다. 상황에 맞게 리스크를 감수하는 사람이 승자가 된다.
- 『리스크의 과학』 2장. 원하는 것을 얻으려면 제대로 알아야 한다

잘못된 모험을 떠날 필요도, 너무 많은 리스크를 부담할 필요도 없다. 내가 달성하고 싶은 목표를 잘 알고 있어야 한다. 개인적인 사례로는, 대학에 들어가서 전공을 바꾼다거나 서른 후반까지도 적성 찾기를 하는 위험을 줄여줄 것이고, 일에 있어서는 ‘무조건 열심히’ 잘못된 방향으로 전력질주 하는 것을 막는다.

달콤한 디저트를 파는 시나본은 웰빙 유행이 불면서 매출이 줄어드는 고민에 빠졌다. 트렌드에 맞춰 건강하지만 ‘맛이 덜해 보이는’ 신상품을 개발하자는 제안이 줄을 이었다. 그러나 갓 서른을 넘긴, 시나본의 임원 캣 콜은 디저트의 사이즈만 줄이는 식으로 매출을 다시 끌어올렸다. 그녀는 대학 때 시급으로 시작한 식당 아르바이트에서 재능을 발견했고, 변호사가 되려는 애초의 꿈을 포기했다. 자신의 목표인 좋은 직장을 얻어 안정을 얻겠다는 것에서 변호사는 수단일 뿐이었다. 콜은 관습에 얽매이지 않는 리스크 관리 방법을 이미 알고 있었다. 

102.jpg
가능하면 적은 리스크를 부담하라.

 

규칙2. 마인드 콘트롤: 내가 비합리적이라는 사실을 안다

포커로 2백억 원대 자산가가 된 인물이 있다. 포커인 경우라도, 프로들의 경기에서는 절제된 예의가 기본이지만 필 헬무트는 경기에 지면 분통을 터뜨려서 ‘포커계의 악동’으로 불린다. 그럼에도 그가 승리한 원인은 감정 절제에 있다고 한다. 대니얼 카너먼으로부터 행동경제학 수업이라도 들은 것일까? 전망 이론에 따르면, 인간은 무엇이든 그것이 공짜 사은품이라도 잃는 것을 싫어한다.

헬무트는 판돈이 큰 포커 경기에서 선수들이 손익 분기 효과에 휘말려 자멸하는 상황을 자주 목격하고 자신만의 철학을 개발했다. 그는 “지고 있을 때 그만두려 하지 않고 그 판에 좀 더 많은 돈을 거는 것은 인간의 본능이다”라고 말한다. “훌륭한 프로 선수 중에서도 지고 있을 때 베팅 액수를 올리고, 내서는 안 될 패를 내는 사람이 많다. 자신의 기량만 믿고 그 상황에서 빠져나올 수 있으리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런 행동이 먹힐 확률은 30%다.”
- 『리스크의 과학』 6장. 전망이론: 합리성으로의 이행

 

규칙3. 다각화: 리스크 부담으로 얻는 보상을 극대화하라

경제학자들은 불필요한 리스크를 감수하는 것을 효용이 떨어지는 행위로 본다. 그들은 다각화를 통해 더 큰 효용을 얻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다각화의 결과는 리스크를 덜 감수하고도 보상은 동일하거나 더 커지는 것이다. 리스크를 물건으로 바꿔 생각해보면 더 싼 값에 같거나 더 좋은 물건을 얻는 셈이다. 지금 포스트 코로나를 준비하는 기업들은 회사 정관에 새로운 사업을 추가하고 있다.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는 바로 그 격언이다.

 

규칙4. 헤지: 자기 영역의 주인이 되어라

한 가지 일을 오래 하다보면 발생할 리스크도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다. 다만 당장의 이득이 아쉬워서 못 떨어낼 뿐이다. 드라마 몰아보기를 하면, 내일 아침에 몸이 천근만근이 된다는 걸 알고도 남지만 말이다.

꼬리 리스크는 좀처럼 발생하지 않지만, 한 번 터지면 엄청난 타격을 주는 일이다. 종 모양의 정규 분포에서 끝자락에 해당된다. 헤지는 꼬리 리스크 즉 희박하지만 발생할지 모르는 큰 손실을 피하기 위해 이익의 일부를 포기하는 행위다. 부실한 매출처를 정리하면 당장은 이익이 일부 줄어들지만, 만에 하나 업체가 도산할 경우의 큰 손실을 막아준다. 헤지를 상품화 한 것이 보험이다.

shutterstock_1116841958.jpg
독일국채 파생상품은 금융사의 헤지 상품(옵션)을 개인이 떠안은 사건이다. 사진=셔터스톡


규칙5. 불확실성: 불확실성은 발생할 수밖에 없다.

『리스크의 과학』 저자인 앨리슨 슈레거는 <월스트리트저널>의 최근 칼럼에서, 지금의 코로나 위기는 계산할 수 있는 리스크가 아니라 가늠할 수 없는 불확실성(uncertainty)에 가깝다고 지적했다. 다른 기사에서 각국 정부는 경기 자극을 할 게 아니라 속수무책인 시민들의 보험 역할을 해줘야 한다고 강력 주장하는 까닭이다. 2019년 말만 해도, 아니 새해 들어 설까지만 해도 우리는 이 무서운 전염병이 이전의 사스나 메르스처럼 얼마쯤 있다가 지나가려니 했다.

리스크 계획을 세우면, 일어날 수 있는 모든 일에 완벽하게 대비했다는 거짓 안도감에 빠져들 수 있다. 인간은 미래가 자신의 통제 아래 있다고 믿고 싶어 하기 때문에 그러한 이야기에 혹한다. 불확실성에 대응할 때의 첫 단계는 우리가 아무리 철저한 계획을 세우고 데이터를 분석하고 보호수단을 마련해도 어느 정도 불확실성은 불가피하다는 진실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 『리스크의 과학』 12장 불확실성 세계에서 살아남기


플랜B와 베타 버전을 갖고 일하기

알 수도 가늠할 수도 없는 불확실성 앞에서 우리가 지닐 태도는 겸손함을 유지하는 것이다. 글로벌 거장 27인의 리더십 플레이북 『더 메시지』에서 미래를 준비하는 태도 중에 눈에 띄는 인물들이 있다.

링크드인의 창업자 리드 호프먼은 “플랜B를 준비하라”는 말을 자주 했다. 우리가 항상 맡은 일을 열심히 해야 하지만 다른 상황도 대비해야 한다는 말이다. 일주일에 하루 정도는 생각하지 못했던 일을 대비하는 식이다. 특히 요즘 같은 때는 미래가 어떻게 바뀔지 모르니까 여러 가지 다양한 활동에 참여해보는 것이다. 예를 들어, 앞으로는 개인들의 업무에도 인공지능이 많이 활용된다고 한다. 그러면 인공지능 세미나에 참석해보자. 그건 그렇게 어렵지 않은 일이다. 자기가 모르는 게 있다면 그 분야의 전문가를 찾아가서 조언을 구할 수도 있다.


shutterstock_757390711.jpg
하루 중 한 시간을 플랜B에 투자하자. 사진=셔터스톡

 

리드 호프먼은 이런 말도 했다. “영구적 베타의 삶을 살아라.” 컴퓨터 프로그램이나 게임은 출시하기 전에 베타 버전을 먼저 내놓고 시험 가동을 한다. 그렇게 우리의 삶이나 일하는 방식도 완성된 게 아니라 늘 고칠 수 있다고 생각을 하면 좋다. 언제나 개선될 수 있기 때문이다. 동료들에게 과감하게 드러내고, 그 의견을 받아서 고쳐 쓸 수 있다는 생각으로 살아가면 된다.

겸손한 지식이라는 면에서 레이 달리오는 단연 앞서간다. 그가 한 말은 “내가 옳다는 것을 어떻게 아는가?” 세계에서 가장 큰 헤지펀드를 운영하는 달리오 회장은 집단 의사 결정을 고집한다. “나의 눈과 함께 다른 사람들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되면서 세상이 흑백에서 컬러로 변했다.” 그는 자신이 약한 분야에 강점이 있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청하는 방법을 반드시 배워야 한다고 충고한다.

 

20200407_182259.jpg


*참고 자료
『리스크의 과학』, 앨리슨 슈레거 지음, 서정아 옮김
『더 메시지』, 이지훈 지음
Risk, Uncertainty and Coronavirus, WSJ, Allison Schrager, 2020/3/23
https://www.wsj.com/articles/risk-uncertainty-and-coronavirus-11584975787

정소연 세종서적 주간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보내기
  • 목록 
  • 프린트
나도 한마디
이름      비밀번호  
스팸방지 [필수입력] 그림의 영문, 숫자를 입력하세요.

더 볼만한 기사

10개더보기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