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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와 자기 그리고 빛을 통합한 사람下 제임스 클러크 맥스웰(James Clerk Maxwell, 1831~1879)
입력 : 2020.02.10

  어떤 힘을 매개하는 물리적 공간을 장(場, field)이라고 한다. 전기장은 전기력을 매개하는 공간이고, 자기장은 자기력을 매개하는 공간이다. 장은 한 개의 점이 아니므로 공간의 각 지점마다 작용하는 물리량의 크기가 다를 수 있다.

 전기장과 자기장은 벡터 미적분 공식을 사용하여 표현된다. 벡터(vector)는 물리량의 크기와 방향 성분을 함께 나타내는 수학 표현 도구이다. 미분(微分)은 선, 면적, 부피 등의 물리량을 아주 잘게 썰어서 생각하는 수학법이고, 적분(積分)은 잘게 썰어서 조각낸 대상을 다시 합쳐서 면적이나 부피 등을 계산하는 수학법이다. 예를 들어 둥글게 생긴 치즈 덩어리의 부피를 통째로 계산하기는 어려우므로, 치즈 덩어리를 작은 사각형 조각으로 썰어서 한 개 당 부피를 측정한 후(미분), 다시 그 조각들의 부피 총합을 구하여(적분) 부피를 산출하는 방식이 미적분이다.

 ≪전기와 자기에 관한 논고≫에 실린 맥스웰의 핵심 방정식은 20개인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수리물리학자 올리버 헤비사이드(Oliver Heaviside, 1850~1925)가 4개로 압축했다.

 런던에서 태어난 올리버 헤비사이드는 가난하여 대학을 가지 못했으나 독학으로 실력을 쌓아 18세에 전신회사의 기사가 되었다가 24세에 직장을 그만 두고 골방에 틀어박혀 공부만 했던 독특한 인물이었다. 그는 복잡한 수식을 간편하게 정리하기 위해 curl(컬, 회전), div(다이버전스, 발산)와 같은 기호들을 창안하여 벡터 미적분에 적용했다. curl(컬)은 ‘회전’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div(다이버전스)는 영어 divergence를 축약한 용어로, ‘발산’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발산은 벡터장 공간의 한 점에서 장이 퍼져 나오는지, 아니면 모여서 없어지는지를 측정하는 연산자이다. 플러스(+) 발산은 고슴도치의 가시처럼 뻗치는 형상에, 마이너스(-) 발산은 욕조의 마개를 뺐을 때 물이 빠져나가는 형상에 비유할 수 있다.

 전기력과 자기력을 수학적으로 서술하기 위해 컬, 다이버전스와 같은 개념들이 필요한 이유는 그 힘들을 벡터장(vector field)으로 표현하기 위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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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벡터장의 예, (sin y, sin x) ]

 헤비사이드는 과학 잡지에 글을 기고하고 소액의 원고료를 받아 생계를 유지했을 뿐 평생 직업을 갖지 않은 채 궁핍하게 살다가 쓸쓸히 죽은 것으로 전해진다. 그의 대표 저서는 3권으로 된 ≪전자기 이론, Electromagnetic Theory, VolⅠ(1893), VolⅡ(1899), VolⅢ(1912)≫이다.

 흔히 ‘맥스웰 방정식’으로 불리는 4개의 방정식은 헤비사이드가 정리하였으므로 ‘맥스웰-헤비사이드 방정식’라고도 불린다. 4개의 방정식에는 ⅰ) 전기장의 가우스 법칙, ⅱ) 자기장의 가우스 법칙, ⅲ) 페러데이 전자기 법칙, ⅳ) 앙페르-맥스웰 회로 법칙이라는 별칭이 각각 붙어 있다.

) ∇⦁E = ρ ∕ε₀(전기장의 가우스 법칙)

▽•(델 도트)는 div(다이버전스, 발산)와 같은 의미의 기호이다.

 부피가 있는 아주 작은 공간이 있다. 그 작은 공간은 면으로 둘러싸여 있어서 빈틈이라고는 없다. 닫힌 공간을 둘러싸고 있는 면을 폐곡면(閉曲面)이라고 한다. 그 닫힌 공간에 전기를 띤 전하 Q가 들어 있다. 전하 Q는 보이지도 않고 향기도 없다. 그러나 전기력이라는 힘으로 주변에 전기장을 형성하는 존재이다. Q가 발산하는 힘은 폐곡면을 뚫고 뻗어나간다. 그 보이지 않는 힘은 크기와 방향을 가지고 있다. 크기와 방향이 있으니 그 힘은 벡터 함수로 표시된다. 가우스5)는 전하 Q가 어떤 공간에 있을 때 폐곡면 밖으로 흘러나오는 전기적인 힘의 크기를 수식으로 만들었다. 이를 맥스웰이 정리하고 헤비사이드가 압축한 것이 ⅰ) 공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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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가우스(Johann Carl Friedrich Gauß, 1777~1855) : 수학의 왕자라고 불리는 독일의 수학자. 전자기학, 측지학, 천문학, 광학 등에서도 천재성을 발휘하였다. 지구 자기장의 원인이 지구 내부에 있다는 사실을 추론했고, 자기학의 일반 이론을 세웠다. 자기력선속의 밀도를 나타내는 단위인 ‘가우스(G)’도 그의 이름에서 비롯되었다. 맥스웰 방정식의 가우스 법칙은 1835년에 가우스가 알아냈으나 1867년에 발표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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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없음-1.jpg에서, ▽•(델 도트)는 '폐곡면을 통과하여 출입하는 전기장의 발산 흐름(플럭스, flux)의 크기

를 계산하라‘는 명령을 담은 발산 연산자이다. E는 전기장(V/m, 볼트/미터)을 의미한다. 우변의 ρ(로)는 세제곱미터 당 전하량인 자유 전하 밀도(C/㎥, 쿨롱/세제곱미터)이다.

 따라서 ⅰ) 방정식의 의미는 '전하(ρ)는 발산(▽•)하는 전기장(E)을 만든다.'로 요약할 수 있다.(전하는 +, ― 두 종류가 있으므로 발산은 +, ― 방향 모두 가능하다.)

 떨어져 있는 전하 사이를 채우고 있으며 전기장의 변화를 전달하는 물질을 유전체(誘電體, dielectric material)라고 한다. 물, 종이, 고무 등의 물질은 모두 유전체가 될 수 있고 진공도 유전체가 될 수 있다. ε(엡실론)은 유전체가 전기장에 미치는 영향을 나타내는 유전율(誘電率, permittivity) 기호이다. 유전체는 전하를 저장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발휘하므로 전하 사이의 전위차를 줄이는 역할을 한다. 따라서 유전율이 큰 매질에서는 전기장이 약해지므로 방정식의 우변 분모 항으로 들어가 있다. 제목 없음-2.jpg(엡실론 제로)는 진공의 유전율이다. 

 ) ▽⦁B=0(자기장의 가우스 법칙)

 B는 자기장을 의미한다.  ▽• B = 0 는 ‘발산(▽•)하는 자기장(B)은 없다(0)’ 는 의미를 갖는다.

 자석은 언제나 N극과 S극이 한 쌍을 이루어 암수한몸처럼 존재한다. 자석을 쪼개고 또 쪼개고 원자 수준보다 작게 쪼개도 N극과 S극은 분리되지 않는다. 이는 원자 자체가 독립적인 하나의 작은 자석이기 때문에 생기는 현상으로 파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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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기장(B)의 크기는 단위 면적을 통과하는 자기력선의 수(자기선속밀도, 단위: T 테슬라)로 나타낸다. 자석의 자기력선은 N극에서 나와 S극으로 들어가는 닫힌 고리 형태를 띠고 있다. 그러므로 공간의 한 점에 점 자석이 있을 때 점 공간 밖으로 빠져나가고 들어오는 자기력의 흐름 벡터를 합산하면 0이 된다. 이를 식으로 표시한 것이 ⅱ) ▽ • B = 0, 자기장의 가우스 법칙이다. '발산(▽•)하는 자기장(B)은 없다(0).'는 말은 '자기 홀극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말과 같다. 과학자들은 N극이나 S극이 홀로 있는 ‘자기 홀극(magnetic monopole)’을 발견하고자 애쓰고 있지만 아직까지 발견된 적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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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ⅲ) × E = -B∕∂t(패러데이 전자기 유도 법칙)

 ▽×(델 크로스)는 curl(컬)과 같은 의미의 기호이다. 머리카락이 둥글게 말린 것을 컬이라고 하듯이, 컬(▽×)은 ‘점이나 선을 따라 한 바퀴 돌아가며 합산하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ⅲ)방정식은 '시간(t)에 따른 자기장(B)의 변화가 회전(▽×)하는 전기장(E)를 만든다.'는 뜻을 함축하고 있다.

 ∂(라운드 또는 디)는 편미분(偏微分, partial derivative) 기호이다. 편미분은 변수가 여러 개인 함수를 특정한 한 개의 변수에 대해서만 미분하는 미분법이다. 예를 들면, 변수 x, y, z가 들어 있는 함수를 x에 대해서만 미분하는 것이다. 

 B∕∂t ‘t(시간)에 대한 B(자기장)의 변화를 편미분()하라.’는 식이다. 마이너스()는 반대 방향을 나타내는 부호이다. 따라서 ) 방정식은 자기장이 B∕∂t의 값으로 변화할 때 이를 방해하는 마이너스() 방향 쪽으로 전기장(×E)이 생긴다는 의미가 된다.

 전자기 유도에서 중요한 것은 '변화'이다. 도선과 자석을 가까이 두어도 정지 상태에서는 전류가 유도되지 않는다. 페러데이는 전기가 생성되려면, 도선이 움직이든지 자석이 움직이든지, 자기장의 변화가 일어나야 한다는 사실을 발견한 바 있다. 이러한 원리를 응용한 대표적 장치가 발전기이다. 자석 사이에서 코일 도선을 회전시키면 도선에 가해지는 자기장이 연속적으로 변하게 되므로 전기장이 생기고 도선에는 전류가 흐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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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ⅳ) × B = μ₀ ( J + ε₀·E∕∂t )(앙페르-맥스웰 회로 법칙)

 ⅳ) 방정식은 제임스 맥스웰의 이름을 역사에 길이 남도록 만든 핵심 공식이다. ⅳ) 방정식을 통해 맥스웰이 ‘전자기파’의 존재를 예언했기 때문이다.

 원래의 앙페르 회로 법칙은 ‘도선에 흐르는 전류 밀도(J)에 비례하여 자기장의 세기(B)가 커진다.’는 내용의 방정식이다. μ(뮤)는 매질이 자화되는 정도의 비율을 나타내는 투자율(透磁率, permeability) 상수이며, μ0(뮤 제로)는 ‘진공의 투자율’이다.

 맥스웰은 수학식의 대칭성을 파악하면서 앙페르 방정식이 불완전하다는 느낌을 받았고, 결국축전기에 앙페르의 식을 그대로 적용하면 맞지 않는다는 것을 파악했다.

 전하를 저금통처럼 모으는 축전기(capacitor, condenser)에는 두 장의 금속판이 약간의 거리를 두고 떨어져 있다. 두 금속판은 떨어져 있으므로 전류가 직접 흐르지는 않는다. 그렇지만 전원의 스위치를 개폐하는 순간이나 교류 전압이 걸리는 경우에는 도체판 양쪽의 전하량이 달라지면서 전기장이 생기고 마치 전류가 흐른 것과 같은 효과가 발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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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맥스웰은 축전지의 전기장에 의해 발생하는 전류를 대체 전류(변위 전류)’라고 정의하였다. 축전기에서 전류가 직접 흐르는 것은 아니지만 전류가 흐른 것과 같은 효과를 일으키기 때문이었다. 맥스웰은 앙페르의 식을 수정하여 우변에 ε₀∂E∕∂t라는 항을 추가로 집어넣어 )× B = μ₀ ( J + ε₀·E∕∂t )을 완성하였다.

) 식의 핵심 내용은 전류 밀도(J)와 시간에 따라 변하는 전기장(ε0·E∕∂t)이 회전하는(×) 자기장(B)을 만든다.’는 것이다.

 에너지는 물질이 이동하여 전달할 수도 있고, 물질 자체는 이동하지 않으나 파동으로 전달될 수도 있다. 오르락내리락 곡선을 그리며 에너지를 전달하는 물결 파동은 물이 직접 흐르지는 않지만 막강한 에너지를 멀리까지 전달한다. 전기장과 자기장은 물질이 이동하는 것이 아니므로 파동이라는 생각을 떠올릴 수 있다. 

 맥스웰은 ‘변위 전류’가 그와 같은 방식에 의해서 흐르는 것이며 빈 공간에서도 전달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전기장과 자기장이 함께 파동을 이루어 공간으로 전파되는 ‘전자기파(Electromagnetic wave)’의 존재를 예측하고 수식 계산을 통해 전자기파의 속력이 빛의 속력과 일치한다는 사실도 파악했다.

맥스웰 방정식의 풀이 과정에서 전자기파의 속력은 v = 1∕√μ₀ε₀ ( μ0는 진공의 투자율, ε0는 진공의 유전율)인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 값이 빛의 속력과 일치했던 것이다. 이는 빛도 전자기파의 일종이라는 사실을 말하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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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진 경성고 과학교사 《너무 재밌어서 잠못드는 지구의 과학》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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