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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진
조현영의 보통 사람을 위한 클래식
세상의 모든 클래식에 관한 이야기를 나눈다. 어렵거나 지루하거나 나와는 상관없는 딴 나라 이야기는 절대 사절! 무대에서는 피아니스트지만 이곳에서는 피아노 치는 옆집 언니, 아는 동생, 클래식 큐레이터로 다가갈 예정이다. 클래식으로 여러분의 일상이 예술이 되는 마법을 일으킨다.
당신의 생일을 축하하며 피터 하이드리히- '해피 버스데이'주제에 의한 변주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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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0.02.06
사진=셔터스톡

겨울에 태어난 아름다운 당신은
눈처럼 깨끗한 나만의 당신
겨울에 태어난 사랑스런 당신은
눈처럼 맑은 나만의 당신


여러분, 이 노래 아세요? 눈이 오거나 생일이 되면 자주 읊조리게 되는 노래인데, 이 글을 쓰면서 마침내 제목을 알았습니다. <겨울 아이>.
글로 쓰고 보니 가사도 정말 아름다운데요, 저는 겨울에 태어나서인지 유독 이 노래를 좋아합니다. 얼마 전에 제 생일이었는데, 많은 분들이 축하해 주셔서 행복했습니다. 저 말고도 2월에 생일인 분들 있으실 텐데, 오늘은 ‘당신의 생일을 축하하며’라는 주제로 곡 소개할게요.
어릴 땐 아무 생각 없이 선물 받고 싶어서 생일날만 기다렸습니다. 하지만 이젠 생일이 가끔 두렵기도 해요. 화살같이 빨리 흐르는 시간들을 생각하면 나이를 금방 먹는 것 같아서요. 그래도 여전히 세상에 빛을 보게 된 건 감사하고 축복받은 일이죠. 보고, 듣고 느낄 수 있고, 향기를 맡을 수 있고, 내 몸을 움직일 수 있다는 이 기본적이고 중요한 일상의 소중함이 더해갑니다.
결혼하고 한때는 육아와 일에 지쳐 제 생일 챙기는 것을 등한시했는데, 올해부턴 제 생일 제대로 찾기로 했습니다. 남편에게 미리 단단히 일러뒀더니 꽃다발을 선물로 보냈더군요. 예전 같으면 미리 알아서 선물해 주기까지 바랐을 텐데 이젠 이렇게 엎드려 받아도 그저 좋습니다. 그리고 꽃다발 가격을 묻지도 않았습니다. 비싼 꽃다발을 뭐하러 샀냐고 타박하면 내년 생일엔 다시 안 사줄 테니 말입니다. 선물을 받는 것도 연습이 필요합니다. 무조건 다 감사히 받는다는 것을 느끼게 해 주면 남편도 당연히 그렇게 적응되리라 믿어요. 자 이젠 꽃다발을 받았으니 축하 노래도 함께 해야겠죠.
그야말로 생일이면 누구나 듣게 되는 곡입니다. ‘해피 버스데이 투 유’예요. 제목 그대로 생일 축하하는 노래죠. 애 어른 할 것 없이 전 세계의 사람들이 가장 많이 부르는 노래가 아닐까 싶은 데요, 과연 이 노래는 언제 어디서 누구로부터 시작되었을까요? 이 곡이 클래식이긴 할까요?

미국에서 시작된 아침 등교맞이 노래
이 노래의 멜로디는 미국 켄터키 주에서 학교 선생님으로 일했던 패티와 밀드레드 힐이 1893년에 만든 겁니다. 아이들이 아침에 학교 등교하면 선생님들이 이 노래를 부르면서 맞아준 거죠. 제가 초등학교 다닐 때는 학교 등교시간에 교내 방송에서 계속 음악이 나오곤 했는데, 지금은 듣기 힘듭니다. 그나마 그 음악이 흥겨워 학교 갈 만했는데 아쉽습니다. 아이들 입장에선 이렇게 선생님들이 직접 노래를 부르면서 학생 한 명씩 맞아주면 기분 좋겠죠? 요즘은 학교에서는 아니지만 간혹 유치원이나 어린이집 같은 곳에서 선생님들이 어린 친구들에게 노래 불러주시는 장면을 목격하곤 합니다. 원래 가사는 ‘Good morning to you’ 이렇게 시작하지만 지금은 그 가사가 바뀌어서 ‘happy birthday to you’가 됐습니다.
등굣길 학생들을 맞이하는 노래였지만 지금은 전 세계가 부르는 것과 더불어 클래식 연주자들도 무대에서 자주 연주하는 곡입니다. 독일의 작곡가 피터 하이드리히가 모두가 아는 그 노래를 주제 선율로 해서 여러 버전으로 변주를 했습니다. 변주란 단어 뜻 그대로 하나의 주제를 여러 가지 형태로 바꿔서 분위기를 달리하는 것입니다. 바흐, 하이든, 모차르트, 베토벤, 브람스, 영화음악 버전, 재즈, 탱고, 헝가리 차르다쉬 집시 음악 버전 등 15개의 스타일로 변주를 했습니다. 들으면 느끼시겠지만 변화무쌍해서 재밌어요. 이거 들으면 날마다 생일이고 싶어집니다. 저는 특히 탱고 버전과 헝가리 차르다쉬 버전을 좋아해요. 정통 클래식 곡은 아니라서 정격 연주 프로그램에 배치하진 않지만, 많은 연주자들이 앙코르로 자주 연주합니다. 저도 이 곡을 앙코르로 자주 연주했어요. 서프라이즈로 관객의 생일인 분을 위해서도 연주하고, 같이 연주하는 친구가 생일이어서 한 적도 있고요. 생일날 뭔가 특별한 선물이 필요하다면 이런 연주로 대신해도 좋습니다.
예전에 제 지인 한분이 프러포즈를 못했다고 아내 생일이라면서 꼭 이 곡을 연주해달라고 하셨어요. 그래서 저희 연주팀이 일부러 그 아내 분을 위한 콘서트를 기획한 적도 있습니다. 아직도 인상에 강하게 남아있는데, 아내 분이 너무너무 좋아하셔서 막 우셨어요. 같은 여자로서 저도 부럽더군요. 저희 남편도 그렇게 연주회를 기획하냐고요? 당연히 아닙니다. 저는 그냥 자체 연주합니다. 하하하! 실제로 아주 우연하게도 제 생일에 연주를 하게 된 경우도 있어요.

클래식계의 슈퍼스타 총출동
여러 가지 버전이라 재미있는데, 오늘은 바이올리니스트 기돈 크레머를 중심으로 우리나라 장영주 씨도 같이 연주한 버전입니다. 5곡정도 발췌한 버전인데, 테마와 하이든- 베토벤- 재즈- 탱고- 헝가리풍 이런 식으로 연주되는 곡이에요. 실황 음반이라 객석의 목소리도 함께 들립니다. 세계적으로 각 악기를 대표하는 내로라하는 거물급 연주자들의 연주니 집중해서 들어보시고 즐기시길 바랍니다. 정말 이 음악이 생일을 맞는 누군가에서 기쁨과 사랑을 전달해 드릴 수 있길 바랍니다. 오늘 생일 맞은 분들 모두 모두 축하해요! 
 
유튜브 검색어-피터 하이드리히- 해피 버스데이 변주곡 중에서 발췌
연주자: 기돈 크레머, 장영주, 미샤 마이스키 등 여러 연주자
<전곡 버전>

조현영 피아니스트,아트앤소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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