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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지영의 언어탐험
일상을 탐험으로 만드는 언어 탐험가이자 언어를 통해 인간을 이해하고 사회를 들여다보고자 하는 인문학자. 베이스캠프는 고려대학교.
언어의 세계를 탐험하며 발견한 흥미진진한 이야기들을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다문화’ 바꿀까, 없앨까? 탐험대원 '로운'의 언어탐험
입력 : 2020.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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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우리 사회가 다양한 문화적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함께하는 다문화 사회라는 데 이견을 가진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에 따라 다문화라는 말도 우리 사회에서 매우 흔하게 사용되고 있다. 그런데 이처럼 익숙하게 사용되고 있는 다문화라는 표현을 듣고 불편함을 느끼는 사람은 없을까?

다문화는 늘 긍정적인 의미를 지닐 것만 같은 표현이다. 중고등학교 때 배운 사회과목에 다문화가 자주 등장하곤 했다. 그런데 교과서 내에서 이 말을 안 좋게 사용하는 예는 본 적이 없다. 아마 다문화가 개념적으로는 부정적인 의미를 가지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나 또한 그 말 자체에는 차별 요소가 전혀 없어 보였기 때문에 부정적으로 쓰일 가능성이 없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다문화라는 말이 어떻게 사용되는가에 따라서 충분히 부정적일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다문화 가정의 날이라는 행사를 모두들 한 번씩은 들어보았을 것이다. 겉보기에는 좋은 취지의 행사인 것 같지만, 실제로는 오히려 그 취지와는 완전히 반대의 효과를 가져 오기도 한다. 흔히 다문화 가정 아이들이라고 불리는 친구들과 별다른 생각 없이 지내다가도 이 표현을 보고 갑자기 나와 다른 존재로 생각할 수 있기 때문이다. , ‘다문화라는 표현이 오히려 그들은 우리와 다르구나하는 인식을 심어주는 말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러한 이유로 인해, ‘다문화는 사전적 의미와는 다르게 다문화 가정 아이들을 괴롭히고 놀리는 별명이 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친구를 , 다문화!”라고 부르는 것과 같이 말이다. 이런 식으로 다문화라는 말을 사용하는 것은 듣는 이에게 큰 상처를 남길 수 있다.

그렇다면 다문화라는 말이 잘못 사용되는 것을 어떻게 막을 수 있을까? 다문화라는 말도 차별적으로 쓰일 수 있는 말이니 다른 말로 대체하면 되는 것일까? 처음에는 단순히 차별적인 의미를 담은 말을 그렇지 않은 말로 바꾸면 되지 않나 생각했었다. 그래서 다문화를 대체할 만한 표현이 없을까 고민했다. 하지만 문제는 다문화라는 말 자체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이것이 바로 대체할 만한 표현을 쉽게 찾을 수 없었던 이유라는 생각에 이르게 되었다.

고민의 과정에서 조사해 보니 다문화 가정이전에는 혼혈 가족이라는 표현이 사용되었고, ‘다문화 가정혼혈 가족의 대안 표현으로 사용된 것이었다. 이와 함께 혼혈아또한 다문화 가정 어린이로 바뀐 것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이러한 점들을 고려한다면, 다문화 가정에서 태어난 자녀들을 다문화라고 부르는 것은 절대로 차별적으로 들리면 안 된다. 하지면 현실은 전혀 그렇지 않았다. ‘혼혈이라고 불리던 사람들이 다문화라고 불린다고 해서 덜 상처받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결국 이것은 언어의 문제가 아니라 인식의 문제인 것이다. 말을 바꿨음에도 실질적인 차별이 줄지 않은 이유는 우리와 그들은 다르다는 인식이 바뀌지 않았기 때문이었던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인식이 달라지지 않는다면 아무리 객관적이고 차별적이지 않은 말로 대체하더라도 차별은 계속될 것임을 깨닫게 되었다. , 명칭의 문제가 아니라 잘못된 인식으로 인한 구별 짓기가 문제였음을 알게 된 것이다. 이러한 생각에 이르니 좋은 대안 표현만을 고민하는 것이 전부라고만 생각했던 것이 부끄럽게 느껴졌다.

서로 다른 국적을 가진 두 사람이 낳은 아이를 지칭하는 말이 꼭 필요한 것은 아니다. 우리가 구분하려고 하지 않는다면, 애초에 필요하지 않은 말이었다. 말이 우리의 인식을 담고 있기 때문에 바꾸어야 할 차별어도 많지만, 단순히 바꾸는 것보다 아예 없애는 것이 필요한 말도 있는 것이다. 이번 언어탐험은 바꿔야 하는 언어도 있지만, 없애야 하는 언어도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해 주었다

 

로운(필명) 고려대학교 국어국문학 18학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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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건의 글이 있습니다. 작성일순 | 찬성순 | 반대순
  처진불랑   ( 2020-01-22 )    수정   삭제 찬성 : 0 반대 : 2
글쓴 18학번님 이담에 시집가서 부부싸움 매일 하시겠네. 말꼬리 잡는게 일이시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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