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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영의 보통 사람을 위한 클래식
세상의 모든 클래식에 관한 이야기를 나눈다. 어렵거나 지루하거나 나와는 상관없는 딴 나라 이야기는 절대 사절! 무대에서는 피아니스트지만 이곳에서는 피아노 치는 옆집 언니, 아는 동생, 클래식 큐레이터로 다가갈 예정이다. 클래식으로 여러분의 일상이 예술이 되는 마법을 일으킨다.
나도 팜므파탈 카르멘이 되고 싶다 비제 오페라 ‘카르멘’ 중 ‘아바네라’
입력 : 2019.12.14
사진=셔터스톡

남들 앞에서 말하는 게 직업이지만 실제론 제때 적확하게 말을 못해 후회스러운 경우가 많습니다. 아! 그때 이렇게 말을 했어야 했는데, 사이다 발언으로 용감하고 통쾌하게 결론을 냈어야 했는데...

대체 왜! 정작 그런 상황에 맞닥치면 제 감정에 솔직하지 못하고, 우물쭈물 머뭇머뭇거리다 바보가 되고 마는지 가슴을 쳤던 기억이 있습니다. 여러분도 그런 경험이 있으신가요?

이런 날엔 할 말 다하는 용감한 사람이 부럽습니다. 어디서나 자신이 느끼는 감정에 충실하며 할 말 다하는 사람. 솔직함의 대가로 적잖이 피해를 볼 수도 있지만 용감한 사람들은 개의치 않습니다. 음악사에도 이런 용감하고 멋진 여인이 있어요. 하고 싶은 말 다하고, 사랑이라는 미끼로 남자들의 마음을 들었다 놨다 하면서도 죄책감이나 미안함 마음이 없는 여자! 죠르쥬 비제의 오페라 ‘카르멘’의 주인공 카르멘입니다. (오페라의 제목은 대부분 주인공 이름입니다.) 작곡자 비제와 비제가 만들어낸 시대의 아이콘 카르멘을 만나볼까요?

시대를 앞서 보고 읽어냈던 작곡가 죠르쥬 비제

클래식의 종주국이라고 하면 바흐, 베토벤이 태어난 독일과 하이든, 모차르트의 고향 오스트리아를 말합니다. 그런데 알고 보면 독일 옆의 프랑스도 만만치 않은 음악 강대국이었어요. 프랑스하면 떠오르는 작곡가로는 생상스, 포레, 드뷔시, 라벨 등이 있는데, 여기 그들의 업적을 무색하게 할 만큼 대단한 오페라 작곡가 조르쥬 비제(Georges Bizet, 1838~1875)가 있습니다. 비제는 생상스, 포레와 연배가 비슷합니다. 생상스 1835년생, 비제 1838년생, 포레 1845년생이니 빅스타들이 대거 출현했던 시기입니다. 비제는 주로 오페라를 많이 작곡했는데 사실 관현악곡도 많습니다. 오페라로 가장 유명한 곡은 카르멘(1875)에 나오는 아바네라와 투우사의 노래가 있습니다. 비제의 곡들은 한 번 들으면 멜로디가 귀에 콕 박히는 강한 흡인력이 있어요. 그는 귀족들의 삶이 아닌 하층민들의 실상을 보여주면서 굉장히 현실적이고, 사실주의라고 불리는 베리스모 오페라의 발전에 큰 영향을 끼쳤습니다.

치명적인 유혹을 지닌 팜므 파탈

오페라의 배경은 1820년대, 스페인 남부 안달루시아의 주도 세비야입니다. 순진한 청년 호세 그리고 유혹하는 정열의 여인 카르멘, 호세를 사랑하는 시골에서 온 약혼녀 미카엘라, 카르멘이 반하게 되는 투우사 에스카미요,이렇게 4명이 주인공인데요, 내용은 간단합니다.

담배공장에서 일하는 집시 여인 카르멘은 자기에게 무관심한 호세를 유혹합니다. 처음엔 관심 없는 듯 하다가 결국 유혹에 넘어간 호세는 여공들과 싸움을 하다가 교도소에 들어온 카르멘을 도망치게 도와줍니다. 여자가 꼬시니까 넘어간 거죠. 이런 나쁜 여자들은 대부분 착한 남자들이 좋아합니다. 결국 호세는 죄수를 놓친 혐의로 감옥에 가고, 풀려나자마자 호세는 카르멘이 있는 술집을 찾아가 사랑을 호소합니다. 착하고 순진한 호세는 그곳에서 우연히 상관과 싸움을 하게 돼 귀대를 포기하고, 밀수업에 가담한 카르멘을 따라 깊은 산 속으로 들어갑니다. 하지만 카르멘은 호세에게 싫증을 느끼고 세비야의 유명 투우사 에스카미요를 새 연인으로 맞아 투우장으로 향합니다. 투우장에 모습을 드러낸 돈 호세는 다시 돌아오라고 애걸하지만 카르멘은 그 말을 무시하며 자신을 가게 해달라고 요구하죠. 그 말에 격분한 호세는 카르멘을 찌르고, 쓰러진 여인의 시신 위에 몸을 던져 통곡합니다.

사랑은 자유로운 새

모르고 들으면 밝고 경쾌한 오페라인 것 같지만 내용은 비극입니다. 치정에 얽힌 살인사건! 원래 사랑이 그렇잖아요. 잘 되면 행복, 안 되면 최고 불행. 이 오페라는 당시 사회적인 분위기를 비교해 볼 때 상당히 파격적이었고 보통 오페라의 주연을 고음역을 내는 소프라노가 맡는 것에 비해 저음의 메조 소프라노가 맡았습니다.

뭐니 뭐니 해도 카르멘의 시그니처 음악은 그녀가 1막에서 부르는 아바네라입니다. 보통 저희가 하바네라라고 발음하는데 아바네라가 정확한 발음입니다. 아바네라는 원래 1800년 전후 쿠바의 아바나에서 발생하고 유행한 무곡인데요, 리듬이 아주 독특합니다. 탱고와 공통 운율을 지닌 2박자의 리듬 하바네라(아바네라)고, 여기에 셋잇단음이 자주 추가되는데 두 가지가 결합되어 묘한 느낌을 줍니다. 음악을 듣다 보면 교태를 부리며 당당하게 자신의 느낌을 말하는 카르멘이 연상이 됩니다. 사랑은 자유로운 새와 같다며 새장에 자기를 가두지 말라고. 당신이 나를 사랑한다고해서 내가 순순히 사랑에 빠지진 않는다고. 남자를 유혹하기도 하지만 당당하기도 그지없습니다.

카르멘은 원체 정열적이기도 하지만 한 남자에 정착하지 못하고 자유를 꿈꾸는 집시의 성격을 그대로 드러냅니다. 그런 집시의 특권인 자유를 찾다 보니 그녀는 더욱 용감해집니다. 비록 결론은 그녀의 죽음으로 맺어지지만 원 없이 자유롭게 살다간 그녀의 삶이 부럽습니다.

할 말을 제대로 못해 답답한 날엔 자신의 감정에 당당하고 충실한 카르멘이 되고 싶어요.

브라바 카르멘 (Brava Carmen)!


유튜브 검색어- 비제의 오페라 카르멘 중 아바네라

노래 –카르멘 모나차, 지휘- 앙드레 리우


노래- 메조 소프라노 엘리나 가랑차, 지휘- 구스타보 두다멜

Singer: Elina Garanca (mezzo-soprano)

노래- 안나 카타리나 안토나치 Anna Caterina Antonacci/ 연주- The Royal Opera

조현영 피아니스트,아트앤소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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