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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지영의 언어탐험
일상을 탐험으로 만드는 언어 탐험가이자 언어를 통해 인간을 이해하고 사회를 들여다보고자 하는 인문학자. 베이스캠프는 고려대학교.
언어의 세계를 탐험하며 발견한 흥미진진한 이야기들을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장애 관련 차별어, 우리는 얼마나 알고 있나? 탐험대원 '로운'의 언어탐험
입력 : 2019.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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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별의 대상이 아닌 사람들은 차별어의 문제점을 잘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차별어의 정확한 의미를 몰라서 그럴 수도 있지만, 그 말을 듣고 기분이 나빠지는 경험을 해본 적이 없어서 그럴 수도 있다. 나 또한 차별어에 관심을 두기 전까지는 무엇이 차별어인지, 왜 잘못된 것인지 잘 느끼지 못했다. 그래서 벙어리’, ‘귀머거리등의 말을 들었을 때 막연히 저 말을 들으면 기분이 나쁠 수도 있다는 생각은 했어도, 고쳐 써야 할 말이라는 생각은 크게 하지 못했던 것 같다.

차별어에는 여러 종류가 있지만, 그 중 오늘은 장애에 관련된 차별어에 대해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장애 관련 차별어에 대해 처음으로 잘못 되었다는 것을 확실히 느낀 것은 자주 들어왔던 정상인이라는 말이 담고 있는 뜻을 알게 된 이후였다. 깊게 생각하기 전에는 그저 사과필통등 일반적인 사물의 이름이 쓰이듯이 정상인도 그런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정상인이 장애인은 정상적인 사람이 아니라는 뜻을 담고 있다는 것을 안 순간, 더 이상 정상인이라는 말을 차마 사용할 수 없었다.

장애를 지칭하는 말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그런데 알고 보면 이들 중 많은 단어가 차별적 요소를 포함하고 있다. ‘정상인처럼 차별 용어임이 잘 알려진 경우도 있지만, 차별적 요소를 파악하기 어려운 경우도 꽤 많다.

구체적으로 알아보기 위해 무작위로 선별된 5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하였다. 장애와 관련된 차별적 언어와 비차별적 언어를 제시한 후 차별적 언어에 표시하고 차별적 요소를 찾도록 한 것이다. 장애인, 신체 불구자, 장애우, 정신지체, 절름발이, 귀머거리, 정상인, 벙어리, 시각장애, 장애를 앓다 등을 제시하였는데, 이 중 명확히 차별언어가 아니라고 할 수 있는 용어는 장애인, 시각장애, 지적장애 뿐이었다.

설문 조사 결과, 차별적 언어를 모두 찾은 사람은 8명에 불과했다. ‘장애우정상인의 경우 조사 대상이었던 50명 중 대다수가 차별적 언어임을 알고 있었다. 그리고 그 중 40명은 이 단어가 차별적 언어인 이유까지 잘 찾아내었다. 하지만 그 외의 용어들은 잘 찾지 못한 대상이 꽤 많았다. 또한 차별적 언어로 선택했더라도 그 단어가 차별적 언어인 이유를 어감이 좋지 않아서라고 답한 경우가 많았다.

설문조사의 마지막 문항에서는 차별어로 판단한 용어들을 올바른 표현으로 고쳐 볼 것을 요구하였다. 장애의 명칭과 관련된 차별 언어는 대다수가 잘 고쳤다. 하지만 일부가 벙어리를 똑같이 차별 언어에 해당하는 농아인으로 바꾸었다. ‘농아인는 아동을 뜻해서, 장애인을 낮추어 부르는 말에 해당하는데, 이를 인식하지 못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또한 정상인이 차별적 용어라는 점과 그 이유까지 잘 알고 있던 조사 대상자들 중 일부가 정상인일반인으로 고치거나 모르겠다.’는 답을 하였다. 일반인도 정상인과 같은 이유로 차별적이라는 점을 제대로 알지 못한 것이다. 이를 통해 장애인을 차별하는 언어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으며 인식한다고 하더라도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파악하지 못하는 경우가 다수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가장 많은 사람들이 차별적이라고 인식한 장애우정상인은 포털 사이트나 여러 매체에 바뀌어야 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뉴스 기사에서 이런 표현들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그 외에 잘 알려지지 않은 차별 용어들은 더욱 심각하다. 예를 들어, 정신 지체는 정신이 지체되었다는 뜻을 가지고 있어 차별 용어에 속함에도, 바뀐 용어인 지적 장애만큼이나 많이 쓰이고 있다.

차별 언어에 조금만 관심을 가진다면 인터넷을 통해 사용하지 말아야 할 것이 무엇인지, 왜 그런 것인지를 알아내는 것은 어렵지 않다. 또한 내가 차별 언어를 듣는 대상이라고 잠시만 가정해보아도, 이런 차별적인 말 한마디가 얼마나 큰 상처가 될 수 있는지를 깨달을 수 있다. 차별 언어는 와 관련된 일이 아니라고 생각하지 말고, 주변에 관심을 가져보자. ‘한마디 때문에 기분 상하는 일이 조금은 줄어들 것이다

 

 

로운(필명) 고려대학교 국어국문학 18학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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