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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진
김정현의 CEO 백수일기
㈜행복한백수들이라는 행복한 회사를 운영합니다.
‘백만 백수’ 시대에 ‘십만 백수’ 채용을 목표로 설립했습니다.
행복한 백수들답게 하루 4시간 근무를 꿈꾸며 회사를 꾸려가고 있습니다.
[컨설팅에 관하여] ①극한직업 컨설턴트, 그리고 기자 컨설턴트와 기자의 공통점 3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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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9.12.02

4개월 만에 쓰는 백수 일기다. 한 업체로부터 약 3개월간 PR 컨설팅을 맡아 글을 쓸 여유가 없었다는 게 핑계라면 핑계다. 처음으로 정식 계약한 컨설팅 업무였기 때문에 더욱 그랬다. 의뢰 회사에 상주하며 회사 장부를 열람하거나 기업의 전반적인 체질개선을 해주는 전방위적 경영 컨설팅은 아니었다. PR의 기획부터 진행까지 전부 맡아 진행하는 전략 컨설팅에 가까웠다.

계약상 A 업체의 사명을 밝히지는 않겠다. A 업체가 PR을 의뢰한 상품은 난이도가 매우 높았다. 사람들이 좋아하는 상품도 아니었고 일반적인 상품도 아니었다. 그래서 더욱 매력을 느끼긴 했지만. 우리 업체(㈜행복한백수들)는 원래 레드오션 중에서도 레드오션으로 알려진 생수를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까지 수출하는 프로젝트를 국내 바이오기업과 진행한 경험이 있었다. 그리고 대만 세븐일레븐 입점에 대한 수출 계약을 체결하고 국내 대형 커피 프랜차이즈에 입점하는 등 일부 성과를 냈다. 해당 제품은 제조사의 사정으로 생산이 일시 중단됐지만 단일 제품매출로 월 1억까지 달성하는 등 괄목할 만한 성과를 냈다.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다시 맡게 된 ‘극한 프로젝트 컨설팅’. 이번에는 상조상품이었다. 국내 부실상조가 우후죽순 늘어나면서 지난 7년간 폐업한 상조회사만 183개사에 달하는 상황. 상조회사의 폐업으로 인한 피해자만 53만4천576명으로 집계되고 있다. 상조상품에 대한 소비자 인식이 좋을 리가 만무했다. 그뿐만 아니라 국내에서 성행하고 있는 선납식 상조는 중산층 이상에서는 인기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간소한 절차만 치른다고 하면 200~300만 원 선에서 진행할 수 있는 장례식 비용을 몇 년간 할부로 미리 지급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그 때문에 업계에서는 유람선 여행이나 가전제품 대여와 같은 다양한 형태의 파생 상품을 내놓아 소득수준에 관계없이 가능한 많은 소비자를 유치하기 위해 열을 올리고 있다.

장례대행 서비스는 특성상 인기는 없지만 필요한 서비스라는 부분이 존재한다. 그러므로 여러 문제가 발생하고 있음에도 상조 시장은 매년 성장세다. 올해 선수금 기준 5조 원이 넘었고 누적 가입자 수 560만 명을 넘겼다. 많은 상조회사가 문을 닫고 있지만 동시에 많은 상조 회사들이 시장에 성장세를 보고 뛰어들고 있다.

내가 컨설팅을 맡은 업체는 제1금융권에 85% 이상을 예치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었다. 다른 업체에 비해 덜 상업적이고 자본금도 40억 이상이라 매우 안정적이라는 강점이 있었다. 문제는 업계 1, 2위와 비교해 인지도가 낮고 훈련된 영업조직이 없다는 점이었다. 급변하고 있는 상조 시장과 관련해 의뢰기업이 현실적으로 매출을 낼 수 있는 전략을 만들어 제안하고 의뢰기업 CEO를 설득해 실행까지 해야 하는 상황. 말 그대로 극한 상황이었다.

 

기자와 컨설턴트의 일은 놀라울 정도로 비슷하다  

컨설팅 기업에서 근무한 적은 없지만 한 기업의 대표로 중소 중견기업의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해본 경험은 도움이 됐다. 기자 시절 글로벌 탑 쓰리 안에 드는 외국계 컨설팅 회사에 다니는 친구들을 정기적으로 만났고 임원급 컨설턴트 역시 정기적으로 만나면서 산업 전반에 대한 의견을 묻기도 했다. 깔끔하게 차려입은 양복, 수려한 말솜씨와 박학다식함이 당시 내가 컨설턴트들로부터 느꼈던 공통분모였다. 높은 연봉과 근사한 업무 환경 뒤에 어마어마한 업무량이 숨어있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컨설턴트의 업무가 기자의 업무와 놀라울 정도로 똑같을 것이라고는 당시에는 생각하지 못했다.

직접 컨설팅을 진행해보며 알게 된 컨설턴트와 기자의 공통점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 쉬지 않고 학습해야 한다는 것. 내가 기자 시절 아침에 회사로 출근하면 새벽부터 출근한 선배들이 신문을 보며 그날 주요 아젠다를 분석하고 있는 모습을 보며 감탄하곤 했었는데 보통 매일 3~4개의 신문을 읽는 것이 기본이고, 어떤 선배는 5개 이상의 신문을 보며 스크랩을 할 정도로 기자들의 학습량은 어마어마했다. 특히 일간지나 주간지 기자의 경우 당일 또는 그 주에 기사를 1~2개 작성해야 하므로 현재 주요 사안에 대해서는 늘 공부가 돼 있어야 했다.

뿐만 아니라 기자들은 업계의 내로라하는 전문가를 비교적 쉽게 직접 만날 수 있다. 정보수집의 영역에서는 최적의 조건을 갖춘 셈이다. 기자처럼 정보업계에 있는 사람들은 같은 정보업계에 있는 사람과 주기적으로 만나 정보를 서로 교환하기도 하고 정보역량을 겨루며 소위 ‘밀당(밀고 당기기)’을 한다. 생초짜 기자 시절에 가장 어려웠던 점이 정보업계에 있는 선배들을 대하는 것이었을 만큼 정보를 다룬다는 것은 풍부한 노하우와 부지런한 노력이 필요하다.

컨설턴트는 다른 의미로 정보를 잘 다뤄야 한다. 기자가 한 주제에 관해 정확한 사실을 공익과 연결해 신속하게 정리해야 한다면 컨설턴트는 3개월에서 6개월이라는 긴 시간을 두고 더 많은 양의 정보를 비즈니스와 연결해 분석해야 한다. 어마어마한 학습량이 필요하다. 한 업계에서 이미 어느 정도의 성공을 이룬 경영자에게 경제적 리스크가 발생하는 전략을 제시한다는 것은 생각보다 큰 책임이 따르는 일이다. 기업을 경영하는 오너보다 오너마인드를 갖는 다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적어도 오너 마인드를 갖기 위해 피나는 노력을 해야 하는 게 컨설팅을 하는 사람의 의무다.

단 하나의 제안을 하더라도 이미 알고 있는 이야기를 하는 것은 식상하다. 전혀 모르는 이야기를 하는 것은 자칫 허황한 이야기로 들릴 수 있다. 의뢰를 한 기업에 대한 이해, 마주하고 있는 산업에 대한 이해, 그리고 번득이는 해결책을 제공해야만 한다. 반드시 새로운 해결책일 필요는 없다. 많은 기업이 내부에서 이미 최적의 솔루션을 갖고 있거나 시도해 본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다만 그것을 성공으로 연결 시키지 못해 확신이 없을 뿐이다. 최적의 솔루션을 갖고도 성공적인 결과로 이끌어 내지 못하는 요인은 무수히 많기 때문에 외부의 전문가가 다양한 관점으로 현재 진행 중인 프로젝트를 점검해주는 것은 여러 의미로 도움이 된다.

 

2편에서 계속

 

김정현 (주)행복한백수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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