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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진
이재만의 그 法이 알고 싶다
법무법인 청파 이재만 대표변호사는 폭우 속에서 비에 젖지 않도록 돕는 우산 같은 사람이 되고자 법조인의 길을 선택했다. 그동안 삼성·동아·쌍용 등 대기업과 각종 연예인 사건 약 2000건을 승소로 이끌면서 무죄 제조기, 법정의 승부사, 연예인의 수호천사 라는 별칭을 얻었다.
설리에 이어 구하라까지, ‘인터넷 실명제’ 재점화 '설리법' 시행되면 악플러들은 이런 처벌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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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9.12.01

걸그룹 카라 출신 가수 구하라(28)가 f(x) 출신 배우 설리(25)에 이어 세상을 떠났다. 한 달여 만에 발생한 사건 뒤로 평소 두 사람을 괴롭히던 악성 댓글(악플) 문제가 수면 위로 다시 부상하고 있다. 카카오다음은 설리의 사망을 기점으로 연예 기사에 댓글 기능을 없앴다. 구하라의 사망 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2012년 헌법재판소의 위헌 결정으로 폐지된 ‘인터넷 실명제’를 다시 도입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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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셔터스톡

 

Q. 과거 우리나라에서 인터넷 실명제는 어떻게 도입됐나?
A. 인터넷 게시판 등에 익명으로 글을 게재할 수 있는 관계로 무책임한 악성 댓글이 난무했습니다. 글을 쓴 사람들에게 책임을 부담케 할 목적으로 인터넷에 글을 올릴 때는 실명으로 하자는 인터넷 실명제 도입 논의가 있었습니다. 당시 정보통신부는 그동안 논의되어 오던 인터넷 실명제를 2003년경에 본격적으로 제도화하려고 하였습니다. 그러나 헌법상 보장된 표현의 자유가 침해될 우려가 있다는 사회단체의 반발에 부딪혀 인터넷 실명제의 법제화 시도를 철회하였습니다.

2007년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에 제한적 본인확인제인 실명제 조항이 도입되었지만 2012년 헌법재판소는 인터넷 실명제는 표현의 자유 등을 제한하는 정도가 기본권을 침해하는 정도에 이른다고 보아 위헌 결정을 내렸습니다. 2018년 1월에 다시 정보통신망법의 개정안이 발의되었으나 반대 여론에 밀려 철회되었습니다. 그 후 2019년 가수 설리가 악플에 시달리다가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되자 누구라도 악플을 삭제하여 달라고 요구할 수 있는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 이른바 ‘설리법’이 국회에 발의되어 있습니다. 


Q. 2012년 헌법재판소가 인터넷 실명제의 위헌 결정을 내린 배경은 무엇인가?
A. 헌법재판소는 2012년 8월 만장일치로 정보통신망법 제44조의 5 제1항 제2호, 같은 법 시행령 제29조 및 제30조 제1항이 규정하고 있는 ‘본인확인제’에 대해 위헌결정을 내린 바 있습니다. ‘본인확인제’란 인터넷게시판을 설치·운영하는 정보통신서비스제공자에게 본인확인조치 의무를 부과하여 게시판 이용자가 본인확인절차를 거쳐야만 게시판을 이용하거나 정보를 게시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입니다. 헌법재판소는 본인확인제가 건전한 인터넷문화를 조성하기 위한 것으로서 그 목적의 정당성과 수단의 적합성은 인정하였습니다. 

그러나 인터넷 실명제는 악플이 감소할 것이라는 추상적인 가능성만으로 유익한 익명표현인 선플까지 사전적, 포괄적으로 규제하는 것이 될 수 있습니다. 또한 국민을 잠재적인 범죄자로 취급하는 것이고, 표현의 자유가 민주주의의 근간이 되는 중요한 헌법적 가치라는 점을 생각할 때 표현의 자유라는 공익이 악플러로 인한 사익 침해보다 가볍다고 할 수 없다는 이유로 헌법재판소는 인터넷 실명제에 대하여 위헌결정을 내렸습니다.


Q. 인터넷 실명제의 찬반 의견이 팽팽한데 양측이 내세우는 근거는?
A. 가수 겸 배우 설리의 사망 원인으로 악플이 지목되면서 댓글 실명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도입 찬성 측은 악플러에 대하여 민·형사적인 책임을 부담케 하는 사후적인 조치만으로는 건전한 인터넷 문화의 조성을 달성하기 어렵다고 합니다. 익명의 어둠속에서 활동하는 악플러들을 양지로 나오게 하는 사전적, 예방적인 조치인 인터넷 실명제가 건전한 인터넷 문화의 조성에 더 효과적이라는 것입니다.

반면 도입을 반대하는 측은 국가나 거대 경제·사회 권력을 자유롭게 비판하기 위하여는 익명 표현의 자유가 보장되어야 하는데, 인터넷 실명제는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다고 합니다. 비록 악플 등 익명표현의 부작용이 있지만 헌법적 가치인 표현의 자유는 보장되어야 하며 악플러 등은 인터넷 실명제가 아니라도 현행법상 명예훼손죄, 모욕죄로 제재가 가능하고 민사상 손해배상 책임을 부담케 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Q. 인터넷실명제가 도입되면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유튜브 등 해외 기반 사이트의 악플은 제재할 방법이 있나?
A. 악플 피해자가 악플러를 고소하면, 수사기관은 악플러의 신원을 파악하여 수사를 하게 됩니다. 인터넷 실명제가 도입되면 악플러들의 신원확인이 용이하므로 악플러들을 처벌하기가 쉬워집니다. 그러나 페이스북과 유튜브 등 해외에 서버를 두고 있는 해외 사이트들은 개인신원사항의 보호를 중요시 하는 데다가 명예훼손을 형사처벌하지 않는 나라도 많아서 신원확인요청에 응하지도 않습니다. 해외 사이트를 사용하는 악플러는 신원을 확인하기 어려워서, 그들을 제재할 마땅한 방법이 없습니다. 더구나 우리나라에서만 인터넷실명제를 시행하면 인터넷 실명제가 시행되지 않는 외국 기업에 비하여 국내 인터넷 기업의 역차별 피해가 우려되고, 표현의 자유의 대한 과도한 제한이 문제될 수 있습니다.

다만 인터넷 실명제가 도입되지 않더라도 구글은 댓글을 달 수 있는 공간이 아예 없으며, 해외 언론사들 중 댓글기능이 없는 곳도 있어서 악플의 부작용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고 있습니다. 국내 대형 포탈인 카카오다음도 연예 뉴스의 댓글창을 아예 없애버렸고, 네이버는 욕설 등을 필터링하여 삭제하고 있습니다.


Q. 악플에 대한 법적 처벌을 다시금 짚고 넘어가자면?
A. 현행법상 악플러는 사이버 명예훼손죄와 형법상 모욕죄를 적용해 처벌할 수 있습니다. 명예훼손은 사실·거짓 적시에 따라 3~7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5000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되며, 모욕죄는 1년 이하 징역이나 금고 또는 200만원 이하 벌금으로 처벌받습니다. 하지만 현재 명예훼손에 관한 판결은 벌금 300만원 정도가 최고형이고 실형을 받은 사례도 거의 없을 정도로 현실은 ‘솜방망이 처벌’에 그치는 것이 문제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따라서 악플 등 사이버폭력을 억제하려면 현행법 상 명예훼손 등 처벌의 ‘양형기준’을 강화하여 실질적인 처벌이 이뤄져야 합니다. 한편 악플러들에게 미국처럼 천문학적인 액수인 징벌적인 손해배상책임을 부담케 하는 것도 하나의 해결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인터넷은 익명의 공간으로서 악플과 같은 부작용도 있지만, 익명이기 때문에 가장 친한 친구에게조차 드러내고 싶지 않은 일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고 해결방안이나 위로 등 정보를 공유하는 집단지성에 의하여 상처를 치유받기도 합니다. 물론 익명성으로 인한 부작용인 악플 등에 대한 방지책이 필요하기는 하지만 이를 인터넷 실명제로 해결하려고 하면 악플은 줄어들지 몰라도 민주주의 근간으로 헌법적 가치인 표현의 자유 또한 제한되고 위축됩니다. 인터넷 공간에서의 익명성의 단점을 보완하고, 성숙한 댓글 문화, 인터넷 문화를 정착시키면서 익명의 장점을 최대한 활용하여 표현의 자유를 보호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 모색이 필요합니다.

이재만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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