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p 로고
칼럼진
이재만의 그 法이 알고 싶다
법무법인 청파 이재만 대표변호사는 폭우 속에서 비에 젖지 않도록 돕는 우산 같은 사람이 되고자 법조인의 길을 선택했다. 그동안 삼성·동아·쌍용 등 대기업과 각종 연예인 사건 약 2000건을 승소로 이끌면서 무죄 제조기, 법정의 승부사, 연예인의 수호천사 라는 별칭을 얻었다.
설리를 괴롭힌 악플러, 처벌은? 사이버 명예훼손 처벌이 더 엄중, 유포자도 처벌 대상
topclass 로고
입력 : 2019.10.24

가수 겸 배우 설리가 25살 짧은 생을 마감했다. 1994년생 설리는 2005년 드라마 ‘서동요’로 데뷔해 2009년 SM엔터테인먼트에서 걸그룹 에프엑스 활동을 시작했다. 그는 말과 행동을 조심하는 다른 걸그룹 멤버들과 달리 거침없이 자신의 소신을 밝히는 스타일로 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설리를 죽음에 이르게 한 요인이 악플 때문이라고 단정지을 수는 없지만, 그는 2014년 7월 악성 댓글(악플)과 루머에 따른 고통을 호소하며 연예활동을 잠정 중단하기도 했다. 팬들이 ‘설리 사랑해’ ‘설리 복숭아’ 등으로 설리를 향한 추모의 마음을 표현하는 반면, 그의 마지막 가는 길까지 괴롭히는 이들이 있어 눈살을 찌푸리게도 했다.

40242015043000676610.jpg
사진=조선DB

Q. 설리는 생전 악성 댓글로 고통 받다가 악플러를 고소한 바 있다. 악플로 고소당하면 어떻게 처벌을 받나?
A. 일명 ‘악플’ 즉 악성댓글은 그 내용과 방식에 따라 정보통신망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죄나 형법상 모욕죄로 처벌을 받게 됩니다. 모욕죄는 ‘타인에 대한 구체적 정보를 포함하지 않은 채’ 욕설, 비속어, 수치심을 주는 단어로 여러 사람들이 있는 자리에서 특정한 타인에게 수치심을 주는 경우 성립됩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말하는 상스러운 욕설의 경우 구체적인 타인의 정보를 포함하고 있는 것은 아니므로 대체로 모욕죄에 해당합니다. 판례가 모욕으로 인정했던 표현에는 ‘무당, 첩년, 사이비, 망할X, 개같은 X’ 등으로 기분이 상할 정도의 욕설과 표현이면 충분합니다.

연예인에 대한 악플의 경우 영문 이니셜로 모욕하였더라도 그 연예인인지를 알 수 있다면 피해자가 특정되었다고 보아 모욕죄가 성립합니다. 반면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의 일명 사이버 명예훼손죄는 타인의 정보(사실이든 허위이든)를 적시하여 구체적으로 정보통신망에서 상대방을 공개적으로 비난하여 사회적인 평가를 저하시키는 경우 성립하는 범죄입니다. 거짓 정보인 경우에는 가중처벌이 되고, 사실이라 하더라도 타인의 사회적인 평가를 저하시킬 수 있는 징계나 전과 사실, 민감한 의료기록을 공개하는 경우 처벌됩니다. 또한 악성루머를 최초로 유포한 자 외에 이를 유포하는 자도 처벌됩니다.

형법상 모욕죄는 1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2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합니다.  현실세계에서 명예를 훼손한 경우 형법상 명예훼손죄로 2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고, 허위사실로 인한 명예훼손인 경우에는 5년 이하의 징역,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으로 가중처벌됩니다.

인터넷을 통한 명예훼손인 경우는 특별법인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사이버 명예훼손죄로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하고 허위사실로 인한 사이버 명예훼손은 7년 이하의 징역, 10년 이하의 자격 정지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으로 가중처벌됩니다. 현실세계에서의 명예훼손보다 인터넷상에서의 사이버 명예훼손을 더 중하게 처벌하는 것은 정보의 바다에 명예훼손 내용이 영구히 남아 있을 뿐 아니라 그 전파속도가 빛과 같고 전파범위가 가히 전 세계에 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한편 모욕죄는 친고죄이기 때문에 피해자가 고소를 하여야 수사를 하고 공소제기로 처벌할 수 있지만, 명예훼손죄는 반의사 불벌죄이기 때문에 피해자가 고소를 하지 않아도 제3자의 고발로 수사를 할 수 있으나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으면 공소제기를 할 수 없어서 처벌할 수 없습니다.

 

Q. 댓글에 욕설 없이 사실을 적시한 경우도 악플로 분류되어 처벌받을 수 있나?

A. 악플의 내용이 욕설 등일 뿐이고, 구체적 내용을 포함하지는 않으나 ‘공연히(공연성) 사람을(특정성) 모욕’한 경우에는 모욕죄에 해당됩니다. 모욕죄의 경우 정보나 사실을 포함하지 않으므로 사실과 허위 여부가 문제되는 것이 아닙니다. 반면 명예훼손죄(사이버 명예훼손죄도 마찬가지)에 해당하는 경우 구체적인 정보를 적시하면서 상대방의 사회적 명예를 훼손하는 것이므로, 그 정보가 사실이냐 허위이냐에 따라 형량이 달라집니다.

즉, 댓글에 욕설 없이 사실인 정보를 적시했다 하더라도 그 사람에 대하여 사회적 명예가 훼손될 수 있다면 처벌 대상이 되고, 현실 생활이 아닌 정보통신망에서 그러한 행위를 하였다면 형법이 아닌 특별법인 정보통신망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가중처벌됩니다.

 

Q. 악플로 인해 처벌받은 주요 사례들이 있다면?

A. 일명 ‘타진요’ 사건이 있습니다. 타블로에게 진실을 요구한다는 말을 줄인 단체 이름 ‘타진요’에서는 10여 명의 회원이 타블로가 유명 스탠포드대학을 졸업하지 않았다며 온라인에서 타블로 및 그 가족들에게 악플을 다는 등 모욕행위와 명예훼손 행위를 계속하였습니다. 당시 몇 년을 이어진 싸움으로 타블로 씨의 아버지는 스트레스로 세상을 떠날 정도로 그와 가족들이 큰 피해를 입었습니다. 이 회원들 중 일부는 반성이 없고 지속적이며 악플의 정도가 심했다는 이유로 징역 10개월이 확정되었습니다.

이외에도 연예인들에 대한 악플러들의 처벌 사례는 많습니다. AOA 소속 설현 씨에 대한 성희롱 악플을 단 악플러도 징역 6월(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기도 했습니다. 이경실 씨에 대하여 허위사실을 댓글로 단 악플러도 징역 5월이 선고되었던 사건도 있습니다.

이외 정치인들에 대한 악플(모욕·명예훼손)로 처벌받는 사례들도 있습니다. 또 과거 ‘일간베스트(일명 일베)’ 회원 중 일부가 세월호 희생자들을 성적으로 모욕하는 악성 댓글을 남겨 징역 1년 실형 선고를 받은 사건도 있었습니다.

많은 사례에서는 대부분의 악플러들이 초범, 반성 등을 이유로 집행유예, 벌금, 사회봉사 등의 처벌을 받지만, 재범 또는 반성의 기미가 없거나 그 명예훼손이나 모욕의 정도가 심하고 그로 인해 해당 인물이 큰 고통을 받은 등의 사정이 있는 경우 집행유예 없이 실형이 선고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Q. 반대로 악플로 고소하기 위해서는 어떤 자료들이 필요한가?

 A. 욕설을 하거나 명예훼손적 발언을 하는 악플을 캡쳐 또는 촬영하고, 해당 작성자가 누구인지 특정할 수 있는 경우에는 그 작성자에 대한 신상정보를 미리 확보해 두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악플러들이 악플을 남긴 뒤 삭제하거나 탈퇴하여 추적이 불가능해지는 경우들을 대비하기 위함입니다.

그러한 작성자에 대한 신상정보를 아는 것이 불가능하더라도, 최대한 관련 자료를 캡쳐 또는 촬영하여(악플을 여러 번 달았다면 그 악플들을 모두 캡쳐하는 등) 고소 당시 고소장에 함께 자료로 첨부하면 수사기관이 IP주소를 추적하여 악플러들을 찾아낼 수 있습니다. 

 

Q. ‘설리의 남자친구’ ‘설리 접신’ 등 도를 넘은 유튜버들이 논란이 됐다. 이에 대한 처벌이 가능한가?

 A. 명예훼손죄나 모욕죄는 고소인이 ‘살아있는 자연인’일 것을 필요로 하는데, 설리 씨의 경우 이미 명을 달리하였기 때문에 명예훼손죄나 모욕죄에 대한 고소권이 없습니다. 다만 유족들이 ‘사자 명예훼손죄’로 악플 게시자들을 고소할 수 있습니다. 형법 제308조에 의하면(사자의 명예훼손) “공연히 허위의 사실을 적시하여 사자의 명예를 훼손한 자는 2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되어 있습니다.

즉, 사자 명예훼손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일반적인 명예훼손죄와는 달리 ‘허위’ 사실일 것을 요건으로 하는 것입니다. 형사소송법 제227조에 의하면 ‘사자의 명예를 훼손한 범죄에 대하여는 그 친족 또는 자손은 고소할 수 있다’고 규정되어 있으므로 유족들이 사자 명예훼손으로 악플 게시자들을 고소할 수 있습니다. 

 

Q. 한 소방관이 동향보고서를 개인 SNS에 유출했다. 소방당국은 대국민 사과를 하고 유출자의 문책하겠다고 밝혔는데, 유가족도 법적으로 대응할 수도 있나?

A. 해당 소방관이 동향보고서를 개인 SNS에 유출하여 설리 씨의 자살 사건과 관련된 지나치게 자세한 정보가 유출됨으로 인하여 고인의 명예가 훼손되었다면 유가족은 사자 명예훼손죄로 유포자(또는 유포자들)를 고소할 수 있습니다. 아울러 이로 인해 받은 정신적 피해를 이유로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청구를 민사적으로 할 수도 있습니다.

 

악성댓글은 이른바 ‘독풀’이어서 주변에 악플이 생기면 초기에 뿌리채 뽑아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주변에 독풀이 무성히 자라 그 독향으로 인하여 설리처럼 사망에 이르는 안타까운 사건이 발생합니다. 이제 25살의 여배우가 독풀 속에 갇혀 마치 시베리아의 눈보라 속에 있는 듯한 강추위 속에서 외롭고 고통스럽게 죽음의 길로 나아갈 수밖에 없었다는 점을 생각하면 가슴이 아픕니다. 

악플을 막는 가장 실효적인 방법으로 댓글 실명제가 있습니다. 그러나 인터넷 실명제는 악플이 감소할 것이라는 추상적 가능성만으로 유익한 익명표현인 선플까지 사전적, 포괄적으로 규제하는 것이 될 수 있습니다. 국민을 잠재적인 범죄자로 취급하는 것이고, 표현의 자유가 민주주의의 근간이 되는 중요한 헌법적인 가치라는 점을 생각할 때 표현의 자유라는 공익이 악플러들로 인한 사익 침해보다 가볍다고 볼 수 없어, 헌법재판소는 인터넷 실명제에 대하여 위헌결정을 내렸습니다.

악플에 대하여는 모욕죄나 명예훼손죄 등으로 제재를 할 수 있으므로, 악플러들에게 법이 허용하는 중한 형으로 처벌하여 잠재적인 악플러들에게 경고해야 합니다. 한편, 악플이 익명성 뒤에 숨어서 다른 사람에게 상처를 주는 행동을 하게 되므로 악플러들 스스로 마음을 지키도록 주변에서 도와주고 격려하여 건전한 시민의식을 갖도록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더 이상 설리 같은 피해자가 나오지 않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재만 변호사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보내기
  • 목록 
  • 프린트
나도 한마디는 로그인 후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