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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진
조현영의 보통 사람을 위한 클래식
세상의 모든 클래식에 관한 이야기를 나눈다. 어렵거나 지루하거나 나와는 상관없는 딴 나라 이야기는 절대 사절! 무대에서는 피아니스트지만 이곳에서는 피아노 치는 옆집 언니, 아는 동생, 클래식 큐레이터로 다가갈 예정이다. 클래식으로 여러분의 일상이 예술이 되는 마법을 일으킨다.
코플랜드 교향곡 3번 4악장 ‘보통 사람을 위한 팡파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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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9.06.28
사진=셔터스톡.
 
온 오프를 막론하고 클래식을 연주하고 이야기하는 저에게 클래식은 아주 친한 친구 같은 존재입니다. 가요나 팝도 좋아하지만 뭐니 뭐니 해도 제 귀에 캔디는 언제나 클래식이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클래식은 ‘어렵고. 고차원적이며 나와는 어울리지 않는 음악’이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음악인데, 한편으론 좀 알고 싶기도 한 그런 음악입니다. 왜 사람 사귀는 것도 그럴 때 있죠? 뭔가 낯설고 어려운데 좀 알아가고 싶은 사람. 말하기 어려운 매력으로 나를 잡아끄는 그런 사람. 음악에서는 클래식이 그렇습니다. 빠지기가 어렵지, 한번 빠지면 그 매력으로 헤어 나올 수 없어요.
 
여기 그런 우리를 위한 곡이 있어요. 클래식에 대한 선입견을 타파하는, 보통 사람을 위한 음악인데요. 미국 작곡가 아론 코플랜드의 ‘보통 사람을 위한 팡파르’입니다. 음악은 잘 몰라도 일단 제목이 정말 마음에 들지 않으세요? 우리 같은 보통 사람을 위한 음악이라는 게….
 
보통 사람을 위한 예술! 예술이란 보통 사람들이 많이 공유하고 공감할 수 있을 때 그 파급 효과가 더 큽니다. 바로 이런 부분이 제가 지향하는 바이기도 합니다.
 
미국 작곡가 아론 코플랜드는 정확히 1900년에 태어나서 1990년에 죽었습니다. 거의 한 세기를 살았어요. 전 주변에서 90세까지 살아계신 어른이 안 계셔서인지, 90세라는 나이가 어마어마하게 느껴집니다. 정말 장수한 음악가죠. 21세기가 백세 시대라는데, 이미 20세기에 코플랜드는 백 세 가까이 살았습니다.
 
코플랜드는 뉴욕 브루클린에서 러시아계 이민자의 아들로 태어납니다. 21살 때까지 뉴욕에서 공부를 하다가 파리로 건너가서 나디아 블랑제 선생님에게 음악을 배워요. 이 나디아 블랑제는 음악가의 음악가라고 불리는 아주 훌륭한 선생님인데, 탱고 작곡가 아스토르 피아졸라도 이 분에게서 많은 영향을 받았습니다.
 
코플랜드의 고향 뉴욕 브루클린은 꼭 한 번 가보고 싶은 곳인데, 현대 미국 음악의 거장인 조지 거슈윈도 뉴욕 브루클린 태생입니다. 저는 브루클린하면 영화 ‘브루클린으로 가는 비상구’가 생각나면서, 그 영화 OST인 ‘A Love idea’ 멜로디가 떠올라서 한참 멍해져요.
 
브루클린이라는 지역은 원체 사람도 많고 여러 가지 형태의 삶의 희로애락이 드러나는 곳이에요. 그래서인지 코플랜드는 초기에 정통 클래식보다는 변화무쌍한 재즈에 관심을 드러냅니다.
 
‘보통 사람들을 위한 팡파르’(Fanfare for the Common man)는 1942년 신시내티 오케스트라의 지휘자인 유진 구센의 의뢰로 작곡되었는데, 당시 미국은 2차 세계대전에 참전한 용사들을 위한 음악을 찾고 있었어요. 여러 작품들이 거론됐는데 그중 코플랜드의 이 음악이 선정됩니다. 처음엔 제목이 ‘병사들을 위한 음악’이었는데, 당시 부통령의 제안으로 ‘common man’이라는 제목이 붙게 됐답니다. 이 곡은 가장 대중적인 멜로디로 대중적인 정서를 표현하고 있는데, 처음부터 현악기는 전혀 없이 관악기로만 웅장하게 시작합니다.
 
‘팡파르’라는 단어의 뜻처럼 관악기가 주요 역할을 담당하는 데요, 사실 우리가 자주 먹는 바닐라 아이스크림 빵빠레도 팡파르의 다른 발음입니다. 원래 팡파르는 큰북, 트럼펫 등으로 연주하는 화려하고 씩씩한 짧은 악곡을 말하죠. 그리고 축하하는 공연이나, 의식 등을 알리는 데 연주되는 트럼펫의 신호이기도 합니다. 아참! 우리가 노래방에서 신나게 노래 부르고 높은 점수와 함께 울리는 그 음악도 대표적인 팡파르입니다.
 
아무튼 이 보통 사람을 위한 팡파르를 두고 어느 비평가는 ‘브라스만이 할 수 있는 멋진 음악’이라고 소개를 했습니다. 연주 시간은 보통 3분 정도인데, 뇌 속을 뚫고 음악이 전진하는 느낌이에요. 작곡가 본인도 이 곡이 꽤 마음에 들어서인지 1946년 작곡한 교향곡 3번 4악장 ‘매우 신중하게’ 몰토 데리베라토(Molto Deliberato)의 메인 테마로 이 곡을 사용하였습니다.
 
정말 첫 음부터 큰북과 트럼펫이 웅장하게 울리는데요, 혹시 록(Rock)을 좋아하는 분이라면 영국의 록 밴드 에머슨, 레이크 & 파머의 연주도 감상해보시기 바랍니다. 클래식을 팝으로 편곡해서 원곡과는 색다른 음색을 느낄 수 있어요.
 
우리 같은 보통 사람들이 잘사는 사회가 되길 바라면서,
보통 사람들의 음악 전합니다.
 

장소 BBC Proms 2012 from the Royal Albert Hall, London. 지휘 Marin Alsop
연주 the São Paulo Symphony Orchestra
 
 
조현영 피아니스트, 아트앤소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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