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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진
전안나의 똑똑한 독서법
16년차 직장인이자 11년차 워킹맘으로 1천권 독서법, 기적을 만드는 엄마의 책 공부의 저자다. 극심한 우울증에 빠져 몸과 마음이 무너졌던 찰나, 매일 한 권의 책을 읽으면서 자존감을 회복하고 자신을 사랑하는 방법을 깨달았다.
실패 없이 책 고르는, 고수의 비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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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9.06.25

하루에 출판되는 책은 몇 종이나 될까? 출판사 편집자가 말하길 2017년 1년 동안 출판된 책만 8만 130종이라고 한다. 단순 계산해도 하루에 새로운 책이 200종 넘게 태어나고 있다. 이렇게 많은 책 중에서, 어떻게 하면 실패 없이 나에게 딱 맞는 책을 고를 수 있을까?

서점에 가면 책이 너무 많아서 무엇을 사야할지 결정 장애를 일으키기도 하고, 선물받은 책이나 광고에 혹해서 구입한 베스트셀러가 취향과 맞지 않아 짜증났던 경험이 누구나 있다. 이렇듯 잘못 만난 책 한 권 때문에 독서를 아예 포기하는 일이 생기기도 한다.

수많은 책 중에서 나에게 딱 맞는 책을 고르는 비법은 간단하다. 사람마다 좋은 책의 기준이 다 다르지만, 공통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것은 자신의 수준에 맞는 책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너무 어려워서 이해하기 힘들거나 다 아는 내용이여서 시시하게 느껴지는 책은 끝까지 읽기 어렵다. 따라서 내 독서 수준이 초급인지 중급인지 고급인지를 알고, 그에 맞는 책을 고르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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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보자는 서점 매대에서부터 책고르기를 시작해보자. 사진=전안나

독서 초급자를 위한 편식 독서

먼저, 독서 초급자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읽기 싫은 책을 읽지 않는 것이다. 책을 펼쳤는데 무슨 말인지 모르겠거나 읽기 싫은 책은 읽지 않기로 하자. 그래도 되냐고? 당연히 된다.

해마다 새로 나오는 책이 8만종이 넘는 시대에 그런 책 한 권 안 읽는다고 무슨 일 생기지 않는다. 읽기 싫은 책이나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 싶은 책은 그 작가가 책을 잘못 쓴 것이라고 생각하자. 내 탓이 아니다. 프랑스 베스트셀러 작가인 다니엘 페나크가 독자의 10가지 권리를 말했는데, 그 중 첫 번째가 바로 책을 읽지 않을 권리이다. 독자는 원치 않는 책을 읽지 않을 권리가 있다.
 
[다니엘 페나크 : 독자의 10가지 권리]
 01. 책을 읽지 않을 권리
 02. 건너뛰며 읽을 권리
 03. 책을 끝까지 읽지 않을 권리
 04. 책을 다시 읽을 권리
 05. 아무 책이나 읽을 권리
 06. 주인공의 세계에 완전히 동화되는 것을 누릴 권리
 07. 아무 데서나 읽을 권리
 08. 군데군데 골라 읽을 권리
 09. 소리 내서 읽을 권리
 10. 읽고 나서 아무 말도 하지 않을 권리

처음 독서를 시작 할 때는 내가 지금 관심이 가는 주제나 고민되는 것, 취미나 특기 등 지금 나와 어떻게든 관련이 있어서 손이 가는대로 취향대로 고르자. 표지가 예뻐서도 좋고 제목이 좋아서도 좋고, 연예인이 추천한 책도 좋고, 드라마에 나온 책도 좋다. 다산북스, 민음사, 김영사, 문학동네, 쌤엔파커스, 위즈덤하우스, 가나 출판사 등 대형 출판사의 베스트셀러 위주로 고르는 것도 좋다.

“대부분의 독자는 서점에서 책장에 꽂혀있는 책을 볼 때 3초 동안 열권의 책을 보고 0.3초 안에 책을 고른다”고 일본의 유명한 출판 컨설턴트 요시다 히로시가 말했다. 누구나 다 그렇게 즉흥적으로 책을 고른다. 내가 스스로 고른, 읽고 싶은 책 위주로 읽자. 독서 초보자에게는 내가 읽고 싶은 책을 통해 독서의 재미를 느끼는 것이 먼저이다.

독서 중급자를 위한 주제 독서

독서 초급 단계를 지나면, 내가 읽었던 책과 연관된 책을 이어서 읽는 1+1 독서를 추천한다. 한국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홍보 마케팅이 1개를 사면 1개를 더 주는 1+1 기법이라고 하는데, 책에도 똑같이 적용하여 주제 독서를 하는 방법이다.

1. 인용책 이어 읽기 : 내가 읽은 책이 좋을 경우, 저자가 따로 추천하지 않더라도 인용한 책 제목을 적어 놓았다가 이어서 읽는 방법이다. 좋은 책을 쓴 저자가 읽은 책은 아무래도 좋은 책일 가능성이 높고, 분야 또한 비슷해서 자연스레 내 취향에 맞다. 예를 들어 <1천권 독서법>을 읽었는데 내 취향과 맞다면 책 속에서 인용한 <우리의 사랑일까>,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분노하라>, <꿈의 해석>, <피터 드러커의 최고의 질문> 등을 다음 책으로 이어서 읽는 것이다.

2. 키워드 이어 읽기 : 키워드 독서로 내가 관심 있는 주제의 책을 20~30권을 계속 이어서 읽어 보는 방법도 있다. 예를 들어 내가 요즘 ‘독서법’ 에 관심이 있다면 <1천권 독서법>, <책을 읽는 사람만이 손에 넣는 것>,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 <독서의 기술>, <독서의 신> 등 해당 분야의 책을 계속 이어서 읽는 것이다. 키워드 독서는 신간 베스트셀러코너에서 책을 고르는 것보다, 오랫동안 사랑받은 스테디셀러에서 선택하는 것이 성공 확률을 높이는 비법이다.

3. 전작 이어 읽기: 내가 선호하는 작가가 여러 권의 책을 낸 저자라면, 저자의 모든 책을 읽어 보는 ‘전작 읽기’를 하거나 또는 책을 내는 분야가 명확한 특정 출판사의 책만 모두 읽기를 해도 좋다. 예를 들어 도서출판 돌베개, 어크로스 출판그룹, 해냄 출판사, 인간과복지 등 인문·과학·역사교양서·사회복지 등 특정분야에 특화된 전문 출판사의 신간을 이어서 보는 것이다.

작가들 사이에서 통용되는 말 중에 “한 분야의 책을 50권에서 100권을 읽으면 책 한 권을 쓸 수 있다”가 있다. 바로 주제 독서의 효과를 보여주는 말이다. 실제로 경영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피터 드러커는 3~4년 마다 1개씩 주제를 정한 독서로, 평생 20여 개 분야의 전문지식을 가질 수 있었고 이런 지식을 바탕으로 은퇴 이후 65세에서 95세까지 수십 권의 책을 내었다고 한다. 1+1 주제 독서로 나만의 전문 분야와 전문 지식을 만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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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작위로 책 읽기. 사진=전안나

독서 초고수는 책을 고르지 않는다.

그렇다면, 독서 초고수들은 책을 어떻게 골라서 읽을까? 내가 살펴본 독서 초고수들은 책을 고르지 않았다! 그들은 좋은 책과 나쁜 책을 가리지 않고, 무작위로 ‘난독’한다!

‘도서관을 통째로 읽는 독서법’을 들어본 적이 있는가? 도서관의 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모두 읽는 이 방법은, 에디슨뿐 아니라 해리 트루먼, 모택동, 빌 게이츠 등 역사에 획을 그은 사람들의 독서법이다. 이 분들이 책을 읽었을 때는 지금처럼 책의 종류가 많지 않았고 책이 귀해서 가능했던 방법일 수도 있다. 지금처럼 하루에도 수백 권의 책이 쏟아지는 시대에는, 이를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까?

독서 고급자의 균형 독서

현대적으로 재해석해서 보면, 모든 분야별로 책을 골고루 읽는 균형 독서로 적용해 볼 수 있다. 나는 도서관에 가면 한국십진분류법 KDC에 따라 분류한 서가를 따라서 책을 빌려 온다. 예를 들어 000 총류에서 1권, 100 철학류에서 1권, 200 종교류에서 1권, 300 사회과학류에서 1권, 400 과학류에서 1권, 500 기술과학류에서 1권, 600 예술류에서 1권, 700 어학류 에서 1권, 800 문학류에서 1권, 900 역사류에서 1권 이런 식으로 말이다.

대형 서점에 가면 매대에서 홍보되는 최신 책도 사지만, 서가 구석에 먼지 쌓인 오래된 책도 산다. 그리고 독립서점을 일부러 찾아가서 대형 서점에 팔지 않는 책을 사고, 중고 서점에서 품절된 책을 정가보다 비싸게 사서 읽기도 한다. 그리고 숭례문학당, 북커뮤니티 사과 등 독서토론모임의 지정 도서 책을 모두 다 읽어보기도 한다.

이렇게 무작위로 책을 읽다보면 남들이 잘 모르는 희귀한 좋은 책을 만나게 되고, 내가 스스로 선택해서 읽을 가능성이 없었던 책을 만나게 된다.

독서 고수의 균형 독서를 사람의 성장으로 비유하면 이렇다. 아이가 태어나면 모유나 분유를 먹다가, 이가 나기 시작하면서 이유식을 먹이고, 좀 더 크면 어른들과 똑같은 밥을 먹고, 나중에는 매운 음식이나 외국 음식 등 다양한 음식도 먹어보면서 성장한다.

책도 그렇다. 아이가 균형 있는 음식을 먹어야 골고루 성장하듯이 책도 골고루 읽어야 사고의 폭과 깊이가 깊어진다. 독서 초급 단계에서는 내가 읽고 싶은 책 위주로 편안하게 입안에 서 사르르 녹는 편식 독서를 하자. 중급 단계가 되면 한 가지 주제를 가로로 세로로 읽으며 독서 영역을 넓혀가고, 마지막 고급 단계가 되면 모든 영역의 책을 읽는 균형 독서로 발전해야 한다. 책을 많이 읽어도 내가 읽고 싶은 책만 읽거나 유행을 따라 가는 베스트셀러만 읽는다면, 우유나 이유식만 먹고 어른이 된 것과 같다.

철학자 데카르트가 말하길 “좋은 책을 읽는다는 것은 지난 몇 세기에 걸쳐 가장 훌륭한 사람과 대화를 나누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세상의 수많은 책속에서 저자들은 당신의 선택을 기다리고 있다. 내 마음에 드는 저자를 불러내자. 처음에는 내 마음에 드는 저자부터 시작해서 점차 모든 저자와의 만남을 가져보자. 개중에는 첫눈에 반하는 저자도 있을 것이고, 읽을수록 진국인 저자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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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안나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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