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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진
박은영의 금융! 바로 알고 활용하기
꼭 알아야 하지만 멀게만 느껴지는 금융상식. 은행에서 30여 년간 근무한 박은영은 그 거리감을 좁히기 위해 독자들이 편하고 쉽게 읽을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한다. 현재 NH농협은행 서울산금융센터장을 맡고 있으며 저서로는 은행을 활용하여 부자되는 습관이 있다. TBN 울산방송 ’통장의 발견’ 코너에 출연하고 있다.
금융상품에도 간결의 미학, 나만의 ‘피에타’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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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9.06.10
바티칸시티의 성베드로 대성당에는 미켈란젤로의 ‘피에타’ 상이 있다. 이 조각은 미켈란젤로가 20대 때 만든 작품으로, 아름다움과 섬세함에 누가 보아도 말을 잇지 못할 감탄이 쏟아져 나온다. 본인이 조각한 ‘피에타’가 자랑스러워 성모마리아의 옷깃에 자신의 이름을 새겨 넣을 정도로 자부심도 대단했다. 훗날 자신의 이름을 새기기 위해 성모마리아의 가슴에 망치를 들이댄 것을 후회했다는 말도 전해진다.
 
미켈란젤로는 그 이후에도 여러 피에타상을 조각했다. 나이가 들수록 피에타상은 간결해지기 시작했다. 20대 시절의 아름다움과 디테일은 점차 사라지고, 단순하고 절제된 선으로 표현된다. 그러나 그 간결함 속에 더 많은 이야기가 들려오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미켈란젤로 역시 말년에 조각한 피에타를 마지막까지 곁에 두었다고 한다. 고수가 되면 많은 것을 생략하면서도, 많은 것을 품을 수 있음을 절실히 느껴지는 대목이다.
 
금융도 마찬가지다. 필요한 지식을 습득하고, 간접 경험을 포함한 많은 것들을 경험해야 한다. 젊은 날! 수익을 내고 자랑스러워 할 날도 있을 것이고, 훗날 그 기억이 후회와 부끄러움으로 다가올 수도 있으리라. 미켈란젤로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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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켈란젤로의 피에타. 사진=조선DB.
 
필자는 금융기관에서 38년이란 세월을 보냈다. 많은 일들이 있었다. 은행이 변하고 있다는 것을 실감하기 시작한 건 1997년 IMF 구제금융 요청 사태가 있었던 때부터다. 단기금융상품 금리가 10%를 훌쩍 넘고, 환율이 급등하며 부동산 값이 폭락하는 상황이 숨 가쁘게 돌아갔다. 그 뒤로는 잠잠할 줄 알았다. 그러나 금융시장의 변화는 나도, 고객도 혼란스러움에 정신을 못 차릴 지경이었다. 지금도 별반 다르지 않다.
 
한 때 주식과 펀드로 돈을 엄청 벌 줄 알았다. 재테크가 부동산만이 아니라 금융자산으로도 가능하다는 희망으로 부풀었다. 지금도 예외는 아니다. 투자 상품에 대한 관심으로 많은 고객들의 문의와, 금융기관 직원들의 열정적인 투자 상품 판매가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이제 기본으로 돌아갈 때다. 금융이란 무엇인가? 돈의 융통이다. 돈이 여유가 있는 사람에게서 돈이 필요한 사람에게 대가를 받으며 융통을 해주는 것이다. 이를 금융기관이 맡아서 했고, 차츰 금융기관은 돈을 벌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찾기 시작했다. 그 중의 하나가 투자상품 판매이며, 주식도 해당한다.
 
여기에서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상품을 만들고 판매하는 금융기관 직원과 금융상품을 구입하는 사람과의 지식 간극이 날로 커져간다는 것이다. 그 차이를 메우기가 쉽지 않은데, 더 심각한 것은 상품에 포함된 모든 위험을 상품 가입자가 떠안는 것. 예를 들어 차를 사는 것과는 경우가 다르다. 우리가 차를 살 때 차에 문제가 있으면 구매자가 모든 책임을 진다는 사인을 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금융상품은 다르다. 어떻게 만들어졌으며, 어떻게 운영되는지 명확히 알 수 없음에도 고객들은 모든 위험을 감수하겠다는 서명과 함께 돈을 맡긴다. 그렇다고 금융기관이 문제가 있다는 뜻은 아니다. 판매자와 구입자의 금융지식 차이에 의해 발생하는 문제를 소비자가 스스로 인지해야 한다는 의미다.
 
그래서 말한다. 자세히 알고 아는 만큼 활용하고, 한 걸음 더 나아가 응용도 해보라고. 어느 날, 손실이 생긴 원금을 보며 한탄하거나, 민원으로 해결하려 하지 않아야 한다. 소중한 돈을 전문가라 일컫는 금융기관 직원에게 맡길 것이 아니라, 본인이 아는 범위 내에서 선택과 운영해야 한다.
 
미켈란젤로의 20대 명작 ‘피에타’처럼, 섬세하고 자랑스러워 할 만큼의 각종 금융상품을 섭렵하자. 세월이 흘러 심신이 쇠약해졌을 땐 간결한 몇 개의 금융상품으로도 그동안 축적한 많은 재산을 아우르고, 증여와 상속을 현명하게 할 줄 아는 그런 간결함의 미학을 가져보기 바란다.
박은영 NH농협은행 서울산금융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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