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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진
이재만의 그 法이 알고 싶다
법무법인 청파 이재만 대표변호사는 폭우 속에서 비에 젖지 않도록 돕는 우산 같은 사람이 되고자 법조인의 길을 선택했다. 그동안 삼성·동아·쌍용 등 대기업과 각종 연예인 사건 약 2000건을 승소로 이끌면서 무죄 제조기, 법정의 승부사, 연예인의 수호천사 라는 별칭을 얻었다.
홍대 술집 김일성·김정일 초상화, 표현의 자유VS국보법 위반 인테리어 제작자는 책임에서 자유로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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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9.09.19
홍대 인근 공사중인 '북한식 주점'. 사진=조선DB

홍대 인근 한 건물 외벽에 김일성·김정일 부자의 초상화와 함께 인공기가 부착됐다. ‘북한식 주점’ 공사가 이뤄지고 있는 곳으로 건물 외벽에는 ‘더 많은 술을 동무들에게’ ‘안주가공에서 일대 혁신을 일으키자’ ‘간에 좋은 의학을 발전시키자’ 등의 문구가 쓰여 있었다. 국가보안법 위반 등을 둘러싼 논란이 점화되자 해당 점주는 김일성·김정일 사진 등을 자진 철거했다.

Q. 해당 사항은 국가보안법 위반에 해당할 가능성이 있나?
A. 현행 국가보안법 제7조(찬양·고무 등)는 ‘국가의 존립·안전이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위태롭게 할 목적으로 반국가단체나 그 구성원 등을 찬양·고무하는 자’를 7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인공기와 김일성·김정일 부자 사진을 건물에 부착한 것에 대하여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를 적용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 해당 조항의 ‘국가의 존립, 안전이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위태롭게 할 목적’이 있었는지가 문제되는데, 홍보용으로 광고 효과를 노린 것이므로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를 적용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대법원은 국가보안법상 이적표현물로 인정되기 위해서는 표현물이 국가의 존립, 안전과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해하는 적극적이고 위협적인 것이어야 한다는 입장이며, 해당 국가보안법 조항은 목적범으로써 해당 범죄 성립이 인정되기 위해서는 검사가 행위자에게 이적 행위를 할 목적이 있었다는 점을 증명하여야 합니다.
북한을 찬양하고 지지하여 국가의 존립, 안전,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위태롭게 할 의도가 있어야 해당 죄가 성립하는데 술집 홍보를 목적으로 한 것인 만큼 다소 과도하다는 의견이 있다 하더라도 찬양, 고무의 의사를 입증하기는 힘들 것입니다.

Q. 국가보안법 위반에 해당하지 않는다면 해당 홍보물을 철거하지 않고 유지해도 되는 건가?
A. 해당 홍보 문구가 국가존립, 안전, 자유민주주의 질서를 해칠 의도가 없었다면 국가보안법 위반이 성립하지 않는 것이므로 형사적으로 죄를 논하기는 힘듭니다. 물론 다수 민원이 발생하여 해당 홍보물이 철거된 것처럼 해당 홍보물이 적절치 않다는 의견도 많습니다. 하지만 다소 적절하지 않다고 하여 처벌의 대상이 될 수는 없고, 이러한 홍보물도 표현의 자유에 속하는 것이기 때문에 해당 홍보물을 소유주가 내리지 않았다고 하여 강제로 철거시킬 수는 없습니다.
다만, 찬양, 고무 목적이 있었는지를 판단하는 대법원 기준은 특정 글이나 홍보물의 작성 경위, 피고인의 경력, 지식 수준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합니다. 여러 사정을 종합해 보았을 때 이적 목적 하에 특정 표현물을 소지했고 찬양, 고무했다고 볼 수도 있는데, 해당 홍보물을 내건 점주의 과거 이력이나 작성 경위를 자세히 살폈을 때 실제 의도가 어떤지를 사안마다 구체적으로 판단하게 됩니다.  

Q. 혹은 해당 점주가 인테리어 콘셉트 차원에서 인공기, 김일성 초상화를 사용했을 경우 표현의 자유로 인정받을 수 없는 건가?
A. 인공기를 사용하는 경우 해석에 따라 조금 더 엄격한 기준으로 판단될 수 있습니다. 해당 가게에서도 이를 의식하여 인공기 부분은 파란 천으로 가린 뒤 철거하였다고 하는데요, 단순히 북한식 문구가 쓰인 것을 넘어서서 인공기와 김일성 초상화를 사용하는 경우 표현의 자유로 보호되는 영역을 다소 넘어선다고 볼 여지도 있습니다. 특정 국가의 국기를 내거는 것은 그 국가를 지지하고 인정하며 찬양한다는 의도로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국민 의식이 많이 변화하여 인공기와 초상화를 내거는 정도로 ‘북한이라는 나라에 가서 살고 싶다’는 정도의 찬양효과를 불러일으킬지 의문이지만, 북한을 찬양한 것으로 볼 해석의 여지가 있는 부분으로 보입니다. 

Q. 인공기, 김일성·김정일 초상화를 제작한 사람은 책임에서 자유로운가?
A. 어떤 경로와 의도로 인공기, 초상화를 제작하게 되었는지에 따라 역시 다릅니다. 만약 북한을 찬양, 고무할 의도를 가지고 있는 사람에게 편승하여 이러한 목적을 알면서도 인공기, 초상화를 제작하였다면 일종의 방조범이 되어 제작한 사람도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처벌받을 수 있습니다. 방조는 정범이 범행을 한다는 것을 알면서 그 실행행위를 용이하게 하는 종범의 행위이기 때문에, 종범은 정범의 실행을 방조한다는 ‘방조의 고의’와 정범의 행위가 구성요건에 해당한다는 점에 대한 ‘정범의 고의’가 있어야 합니다. 그러나 이번 사건과 같이 단순한 영리 목적, 즉 가게 홍보 목적으로 제작할 것을 의뢰받아서 인공기와 초상화를 제작하여 주었다고 하여 국가보안법 등 기타 형법적 책임을 묻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먼저 가게 주인의 ‘정범의 고의’가 없고, 북한을 찬양한다는 목적을 알면서도 이를 돕는다는 ‘방조의 고의’가 없기 때문입니다.

Q. 남북관계·통일 관련 단체가 북한의 선전물이나 상징 등을 홍보·인테리어 수단으로 활용할 때 유의해야 하는 점이 있다면?
A. 남북관계, 통일 관련 단체 역시 북한의 선전물, 상징 등을 홍보나 인테리어 수단으로 활용하더라도 적정 수준을 지켜 국가보안법 위반 소지가 없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특히, 국가보안법 위반을 판단할 때 피고인의 지식 수준, 경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게 되므로 남북관계, 통일 관련 단체에서 관련 업무를 하고 있다면 영리 목적이나 실수로 인공기, 초상화 등을 걸었다는 변명이 받아들여질 가능성은 낮습니다. 남북한의 통일을 지향하고 서로 간의 화합을 도모하는 적정 수준 안에서 관련 선전물, 상징 들을 적절히 활용하는 것은 표현의 자유 범위 내에서 보호되겠지만, 자칫 북한을 찬양하는 의도로 보일 수 있는 홍보물들을 사용할 때는 특히 조심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재만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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